때로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가장 중국에 대한 좋은 평가는 “삼국지는 정말 재미있어”라는 것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때부터는 중국에 대한 평가가 약간 바꿨다. “와, 중국 멋있다”라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짝퉁 천국’ 오명에 정부 강력 대처
예전보다 이미지 많이 좋아졌지만
성장통 겪고 있어 좀 더 지켜봐주길
그런데 웬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친구와 선배는 바로 중국어 학원에 등록했다. 몇 개월 뒤에는 상하이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리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중국의 모습이 몇 년 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많이 깨끗해졌고 질서도 잘 지키는 것 같다. 또 저녁 식사 후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고 광장에서 춤을 추거나 장기를 두는 여유가 부러웠다. 게다가 중국은 엄청난 시장을 보유하고 있기에 중국에서의 사업을 선택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 후 중국인인 나는 한국에서, 그들은 중국에서 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올림픽과 엑스포를 계기로 점점 개선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국가차원에서 대외 이미지 개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이다.
이를 담당하는 기관은 공상국(工商局)이다. 기업의 영업, 판매 허가, 소비자 보호 업무 등을 관장하는 곳이다. 공상국은 올해 초 알리바바 그룹의 인터넷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가 판매하는 제품 중 정품이 37%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경고다.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지난달 열린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창업자를 의미하는 ‘촹커(創客)’를 창조경제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창의적인 발상을 존중하고 정부가 지원한다면 중국인들의 진정한 창의력이 발휘되는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중국인들 부자 엄청 많지.” “중국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거지.” 몇 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이에 “글쎄”라고 답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이 이미 새로운 국가 이미지 구축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10년 후에는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중국으로 재탄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는 나라다. 이웃으로서 좀 더 지켜봐주길 바란다.
왕웨이 연세대 국제대학원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