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바람은 특히 한국에서 유별나다.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는 미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한국 극장 누적 수입이 15일 기준 약 3500만 달러로 가장 높다고 밝혔다. 영화의 배경인 영국(약 2300만 달러)보다 높다.
폭력적 장면 익살스러운 묘사
폭력성을 가볍고 발랄하게 재해석해 청불 영화지만 부담이 적었다는 평도 나온다. 사람의 머리가 터지는 장면을 불꽃이 터지는 것처럼 묘사하는 등 매튜 본 감독의 키치적인 액션 연출이 돋보였다. 신사복으로 대표되는 첩보물의 세련미에 다소 엉뚱한 등장 인물들의 B급 유머가 결합한 것도 이 영화의 강점이다. 주인공 애그시(태런 애거튼)가 루저에서 영웅으로 성장하는 인간승리 서사란 점도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편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가 열세였다는 분석도 있다. ‘킹스맨’은 애초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누적 관객수 350만 명)에 밀려 2위로 데뷔했으나 뒷심을 발휘해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순수의 시대’ ‘헬머니’ ‘살인의뢰’ 등이 ‘킹스맨’을 위협했지만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근래 한국 영화는 스타만 내세웠을 뿐 안이하고 방만했다. 킹스맨이나 저예산영화 ‘위플래쉬’가 흥행하는 것은 그동안 한국 영화에 너그러웠던 관객들이 보내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