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본드(CoCo Bond, 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채권과 주식의 성질을 반반씩 지니고 있다. 일반 채권보다 금리는 높지만 발행한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면 원리금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돼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이다. 2013년 도입된 바젤Ⅲ(은행권 재무건전성 강화제도)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이 발행할 수 있다.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금융사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보다는 위험성이 뒤따르지만 바젤Ⅲ를 충족하는 금융사만이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손실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재무건전성 나빠지면 주식 전환
손실 가능성 낮고 금리는 높아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형과 후순위채형이 있는데 만기 30년 이상이 조건인 신종자본증권형의 발행이 더 까다롭다. 후순위채형은 만기가 5년 이상이면 발행할 수 있다. 이달 10일 IBK기업은행은 만기 30년인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5년 콜옵션(발행사가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이 있는 코코본드는 3.84%(국고채 5년+1.8%포인트), 10년 콜옵션은 4.33%(국고채 10년+2%포인트)로 인기를 모았다. 저금리 시대에 기존 채권보다 2%포인트 안팎 높은 금리가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주간사로 참여한 증권사들도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조만간 코코본드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유하 IBK기업은행 자금팀장은 “당초 목표액보다 1000억원이 넘는 5000억원의 자금이 몰려왔다”며 “바젤 Ⅲ 도입 이후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의 목표액보다 돈이 더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