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특히 예민하거나 마음고생이 심한 사람일수록 신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망가진 신체리듬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속병의 주범이다. 근심·걱정이 많은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은 음식이 체하기 일쑤다. 직장생활을 하며 육아와 살림을 도맡고 있는 43세 조성은(가명·여)씨의 경우가 그렇다. 조씨는 최근 속이 더부룩하고 가슴 부위에 답답함을 자주 느꼈다. 배가 고파 밥을 먹다가도 금방 배부른 느낌이 들고 메스꺼운 증상이 반복됐다. 설 명절 이후 증상이 심해진 조씨는 병원을 찾았다. 상담 결과 ‘소화불량’이었다. 의사는 피로 누적과 함께 명절기간에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받은 스트레스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 대처법
스트레스로 신체화 장애를 겪은 사람 3명 중 1명 이상은 심혈관·위장·호흡·비뇨생식 계통에 탈이 난다. 특히 소화불량은 가장 흔한 증상이다. 불안증·우울감·불면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는 동시에 위 운동을 방해한다. 특히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도 담석·암·궤양 등은 발견되지 않는다. 모양은 멀쩡한데 기능에만 문제가 생긴 탓이다.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송경호 교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전 인구의 약 10%가 앓고 있는 흔한 질병”이라며 “증상이 잦아 계속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병원도 자주 다녀야 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소화불량은 주로 윗배에 나타나는 증세다. 과식을 하지 않았는데도 명치가 답답하거나 체한 느낌이 든다.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것 같아 메스껍고 토하고 싶은 경우가 많다. 노인이나 여성, 만성질환자 등은 소화불량에 취약하다. 외부 자극에 민감하고 소화기관의 운동능력이 떨어져 기능이 약해지기 쉽다.
식사시간 10분 이상 … 적절한 약물 효과적
전문가와 상의해 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위산 중화를 돕는 제산제는 상비약으로 활용한다. 효과가 빠른 대신 지속력이 떨어진다. 병원에 가기 전 응급의약품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더부룩하다면 위장운동 촉진제를 복용한다. 항우울제·항불안제 등도 불쾌감을 줄이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준다.
생약성분으로 만든 액체 형태의 소화제는 복용이 간단하다. 동아제약 ‘베나치오’가 대표적이다. 창출·육계·건강·진피·회향·감초 등 각종 생약 추출물로 구성돼 소화를 돕는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국내 임상기관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대상으로 4주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환자들이 느끼는 전반적인 소화불량 증상이 개선됐다. 식후 조기 포만감과 속쓰림, 가슴 통증의 개선에도 효과를 보였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