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며 응원하는 걸 즐긴다. 야구장 내 통닭집에서 치킨을 구매하려면 항상 줄을 서야 하지만 A씨는 걱정이 없다. 구장 내 입점한 모든 물품을 예약 구매할 수 있고, 좌석으로 배달(프리미엄석)까지 해준다. 앉아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치킨을 자리로 배달해주는 것이다. kt wiz Park에는 또 210개의 인터넷 중계기(access point)가 설치돼 있어 2만명이 동시에 접속가능하다. 수만명이 동시에 고화질 동영상을 시청해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구장 내 근거리 통신 '비콘' 설치
관중들 위치 실시간 확인 가능
스마트폰으로 음식 배달, 좌석 안내
선수 정보부터 경기 화면 중계도
SK·한화·NC도 올해부터 도입키로
수원야구장의 리모델링에는 최근 각광을 받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이 활용됐다. Io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을 말한다. 미국 정보 기술 자문회사 ‘가트너’는 “2009년까지 IoT 기술을 사용하는 사물의 개수는 9억 개였으나 2020년에는 260억 개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세계 IoT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IDATE’에 따르면 IoT 시장 규모는 2011년 26조원에서 올해 47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원야구장에는 145개의 비콘(BEACON·저전력 블루투스)이 설치돼 있다. 비콘은 IoT의 핵심 기술로 전력소모가 적은 무선통신기술인 블루투스 4.0(BLE)을 이용해 위성항법장치(GPS)보다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비슷한 개념의 근거리무선통신(NFC)보다 진보한 기술이다. NFC가 5㎝ 이내에 단말기를 접근시켜야 인식할 수 있는데 비해 비콘은 50m 이상 떨어져 있어도 위치를 찾아낸다. 2013년 말 애플이 아이비콘(iBeacon)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을 스포츠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13년부터 비콘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MLB 사무국은 2013년 말 전체 30개 야구장 가운데 28곳에 비콘을 설치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kt 외에 인천 문학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SK 와이번스가 비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대전(한화)·마산(NC) 등에도 비콘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도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워리어스는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돌아올 때까지(door-to-door)’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팬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집에서 자동차를 타고 출발할 때 경기장으로 가장 빨리 가는 길을 스마트폰을 통해 안내해 준다. 경기장 입구에 들어갈 때는 핫도그 등 먹을거리를 싼 가격에 판매한다. 미식프로풋볼(NFL) 덴버 브롱코스는 지난해 비콘을 활용한 좌석 업그레이드 프로모션만으로 7만5000달러(약 8321만원)의 추가 매출을 올렸다. 비어 있는 상급 좌석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업그레이드해주는 방식이다. 덴버가 비콘 설치에 들인 비용은 약 5000달러(554만원)였다.
수원=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