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9일(한국시간) 독일 파더보른 벤텔러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파더보른과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2골을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곤살로 카스트로가 연결해준 헤딩 패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차 골망을 갈랐고, 후반 추가 시간엔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레버쿠젠은 파더보른을 3-0으로 완파하고 4위(승점 39점·10승9무5패)로 올라섰다.
파더보른전 종료 직전 15·16호 골
차범근 시즌 최다골 3골 차 접근
아시안컵 감기에도 홀로 체력 훈련
뒷심 좋아져 풀타임 경기 2배 늘어
손흥민이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무엇보다도 체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올시즌 소속팀 32경기 가운데 20경기나 풀타임을 뛰었다. 43경기를 소화해 9차례만 풀타임을 뛴 지난 시즌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진 수치다. 독일로 진출한 2009년 이후 “하루라도 웨이트 트레이닝(근력 강화 운동)을 제대로 안 하면 뛰기 힘들다”고 하면서 하루 3~4시간씩 기본 체력 운동을 꾸준히 소화한 덕분이다.
브라질월드컵 직후 손흥민은 “이럴 때 체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유독 집중했다. 지난 1월 아시안컵 조별리그 초반엔 감기 때문에 쉬어야 할 상황에도 체력 훈련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대표팀 동갑내기 절친 김진수(23·호펜하임)는 “흥민이는 연습벌레다. 운동할 때만큼 요령을 피우지 않는다. 기본 운동부터 볼을 다루는 훈련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데 실제 경기에서도 똑같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면 본받을 게 많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마친 뒤 팀에 복귀해 주로 동료에게 공격 기회를 내주는 역할에 집중했다. 그러나 득점 본능은 살아있었다. 오히려 복귀 후 5경기에서 5골을 넣을 정도로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 파더보른전에서도 손흥민은 슈팅 3개를 시도해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상대의 수비를 깨기 힘들었다. 끝까지 인내심을 발휘한 덕분에 결국 승리했다”고 말했다. 감각이 올랐을 때 한꺼번에 골을 몰아넣는 능력도 좋아졌다. 파더보른전에서도 8분 사이에 두 골을 넣었고, 2월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10분여 사이에 3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리그·컵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32경기에서 16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0.5골을 기록중이다. 1985~1986 시즌 차범근(62)이 기록했던 한국인 유럽 빅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38경기 19골)에도 근접하고 있다. 경기 후 독일 빌트는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점수인 평점 2점을 매겼다. 분데스리가는 손흥민을 ‘이 경기의 선수’로 선정했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