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내가 어렵게 대학을 다녀서 아이들 공부는 어떻게든 밀어주려 하지만 노후 가 캄캄하다”며 “ 신세가 왜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기존 대출금도 6000만원이 있다. 그는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지 않았으면 암담했을 것”이라고 했다.
취업·결혼까지 뒷바라지
부모 54%, 성인 자녀 돈 대줘
"환갑 다 돼야 노후준비" 32%
부부 함께 지원 범위 조정해야
반퇴(半退) 이후의 노후 준비가 늦어지고 있는 배경엔 청년 취업난이 있다. 4년제 대학을 나와 아직 취업을 못한 허모(25·여)씨는 필리핀과 미국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한 뒤 다시 미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 총 6000만원이 들었다. 허씨는 “농사짓는 부모님이 비용을 대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쓰는 걸 보면 안타깝지만 취업해야 보답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성인 자녀가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은 채 동거하는 기간도 덩달아 늘어난다. 2013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사는 60세 이상의 47%가 “자녀의 독립 생활이 불가능해 동거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50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부모를 부양하는데 자녀도 독립을 안 하는 샌드위치 신세”라며 “부부가 먼저 자녀 지원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탁·윤석만·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