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24일 발표했으며 국제 공모전(2월 24~5월 30일)도 연다.
서울시, 세운상가 활성화 종합계획
청계천으로 끊어진 길 내년 복원
상가 낡은 보행데크 리모델링
접근 쉽게 건널목·승강기 신설도
세운상가 2층 보행데크와 공중보행교가 연결되면 시민들은 청계천과 도심 건축물들을 내려다보며 거닐 수 있다. 2017년 이후 2단계 구간(삼풍상가~진양상가)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종묘~남산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앞서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세운상가 프로젝트에 대해 “한강에서 출발해 용산공원과 남산을 넘으면 세운상가의 공중 보행로가 나오고, 이를 따라 종묘를 거쳐 북한산에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때 ‘전국 최대의 만물상’이라 불렸던 세운상가가 옛 전성기를 되찾도록 산업생태계 지원·보전계획도 세웠다. 상가 내 공실을 창업공간으로 만들고 업종별로 ‘세운장인상’을 신설해 우수 기술자들을 지원한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 인근 건물 및 토지를 확보한뒤 산업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하드웨어에 신경쓰느라 노후상가를 채울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개발구역마다 건물 소유자·세입자·상인들간 의견이 달라 생긴 지역민들의 불만 해소도 과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스토리텔링의 강점이 있는 공간“이라며 “‘세운기억저장소’ 등 시민·관광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문화예술활동가 참여프로그램과 지역축제 연계방안 등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상가별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면담·설문조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세운상가=한국 1세대 근대건축가인 고(故) 김수근의 작품이다. 세운(世運)은 ‘세상의 기운을 모은다’는 뜻이다. 상가·아파트·수퍼마켓이 한 공간에 있는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다. 약 10m 폭으로 설치된 2층 데크는 유모차를 끌고 쇼핑할 수 있는 공중보행로로 설계됐다. 1970년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전기·전자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그러나 강남 개발과 용산전자상가로 인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09년 ‘세운녹지축조성사업’을 발표하고 세운상가를 전면 철거하려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반발과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무산됐다. 지난해 3월 박원순 시장은 철거 계획을 백지화하고 세운상가를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뒤 도시재생의 상징적인 사업지로 공표했다.
장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