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개각’이었지만 난산(難産)이었다. 17일 발표된 4개 부처 장관(급) 명단은 막판에 후보자가 바뀐 경우가 적지 않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카드는 통일부에서조차 아무도 몰랐을 만큼 파격이었다. 청와대 수석이 아니라 비서관(통일)이 장관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당초 권영세 주중대사와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권 대사와 윤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했고, 김 차장은 외교부 출신이란 점 때문에 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막판에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고 명망보다는 통일 분야의 전문성을 샀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도 난항을 겪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당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사가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며 “당사자도 ‘이완구 청문회’를 보면서 혀를 내두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호 후보자는 당선인 비서실장 출신으로 공공기관 개혁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최종 낙점됐다.
유일호 국토, 공공 개혁 기대
금융위장은 막판 교체 결정
김무성도 발표 30분 전 알아
총리·장관 19명 중 6명 의원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입각을 반겼다. 이번에 2명이 입각하게 돼 총리 포함 19명의 장관 중 6명이 새누리당 의원 출신이다. 김무성 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이 또 내각에 들어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유승민 원내대표는 “입각하신 분들이 내년 선거에 출마하려면 연말에 장관을 그만둬야 해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에게 이날 오후 1시30분쯤 조윤선 정무수석을 통해 개각 내용을 통보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당·청 소통을 강조하면서 발표 30분 전에 통보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신용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