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은 압둘라 국왕의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모습과 전투복 차림으로 군을 지휘하는 사진을 모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진정한 국왕, 요르단 국민이 부럽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압둘라 국왕의 나이·경력을 상세히 적은 게시물을 올리면서 “요르단은 군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왕이 국민을 위해 앞장서는데…. 대한민국과 너무 비교된다”고 했다.
IS 보복 공습, 네티즌 열광 왜
중동선 ‘눈에는 눈’ 보복 전통
불가피한 정치적 위기 타개책
국내 정치인들 안보 이슈 취약
압둘라, 상대적으로 돋보여
압둘라 신드롬은 라니아 알압둘라(45) 왕비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렸다. 네티즌들은 IS에 살해당한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아내를 만나는 왕비의 모습 등을 SNS를 통해 퍼 나르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도층이 모두 군 면제인 한국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동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보복의 전통이 있다”면서 “요르단은 권위주의적 군주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보복을 하지 않을 때 군주가 정치적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압둘라 국왕이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강한 모습을 보인 정치적 움직임에 국내 네티즌들이 호감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국내엔 군 면제를 받았거나 안보 이슈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지도자들이 많은데, 직접 군을 지휘하며 국방·안보를 챙기는 압둘라 국왕의 모습에 대중이 매력을 느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압둘라 국왕은 영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영국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해 81년 영국 육군 소위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특수전 교육을 이수하고 유격대원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국왕이 전쟁의 최일선까지 자국군을 독려하러 가는 행위가 주는 정치적 효과는 어마어마하다”며 “선동적인 측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대중이 이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정치·사회 리더들 중 군사·안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설령 정치·사회 리더들이 군 미필일지라도 안보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중요성을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승기·노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