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은 스위스 베른국제학교 유학 시절 김정은과 함께 체류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상복을 입고 눈물짓는 모습으로 비쳐진 그녀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김예정’이란 가명을 쓰며 노동당 선전선동부 과장으로 활동했다. 김정은의 이미지 메이킹을 책임진 부서다. 북한 권력층 사이에서 “모든 길은 여정 동지로 통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북정보 핵심 인사는 “어린 두 딸뿐인 김정은의 권력공백 시 김일성 가계인 백두혈통의 대안세력으로 김여정이 준비되고 있는 징후도 있다”고 말했다.
평양의 로열 패밀리는 지금
이복형 김정남(44)은 오랜 활동 근거지였던 마카오를 떠나 동남아 국가를 전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프랑스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 한솔군을 만나러 프랑스에 갔다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당국자는 “생모 성혜림(2002년 사망)으로부터 적지 않은 유산을 받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챙겨준 게 있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복누이 김설송(41)이 김정은에 대한 조언그룹을 이끌며 핵심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대북정보 관계자는 “국내 언론에 김정일과 함께 사진 촬영된 김설송으로 소개된 여성은 평양백화점 점원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유일영도라는 북한체제의 특성상 김설송이 권력실세란 관측은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26)는 최근 들어 공개활동이 뜸해졌다. 시누이 김여정의 움직임이 늘면서 이설주는 조용한 내조 쪽으로 역할분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69) 노동당 비서는 남편 장성택 처형으로 한때 사망설까지 나왔지만 국가정보원은 “충격으로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있으나 신상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김경희는 신병 치료차 중국에 체류했으나 지난해 10월께 다시 평양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취재팀=통일문화연구소 이영종 부소장, 고수석 연구위원, 정영교·안정호 연구원 yj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