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t급 크레인 3월 건조 … 세월호 인양에 투입될까

중앙일보

입력 2015.01.26 00:41

수정 2015.01.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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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1만t급 초대형 해상 크레인이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이 세월호가 침몰한 해상에서 인양에 필요한 기술 검토를 위해 3차원 수중측정 장비를 바닷속으로 넣고 있다. [뉴시스]
“현철아, 아빠 왔다.”

 바다를 다시 찾은 40대 유가족이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9개월9일째 아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 단원고 학부모였다. 다른 유가족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준비해온 과자와 음료수를 바다에 뿌렸다. 25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배를 타고 모였다. 이제 남은 실종자는 9명. 남동생을 잃은 권오복(59)씨는 “인양을 해서라도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술적 검토 위해 선체 탐사 시작
3월에 최종보고서 … 인양 여부 결정

 이들이 탄 배 주변에선 수중음파탐지장치(소나)를 단 바지선 현대보령호가 세월호 인양에 필요한 기술 검토를 위해 3차원 수중 측정을 하고 있었다. 현대보령호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세월호 주변을 돌며 배의 자세를 확인하고 인양 케이블을 연결할 지점을 물색하고 있다. 정부는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3월에 세월호 인양 최종 기술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가 최종 보고서를 국민안전처에 전달하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양 여부가 결정된다.

 정부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 3월 국내 최초로 건조되는 1만t급 해상 크레인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1만t 급 크레인이 건조되고 있어서다. 화물 무게를 합해 1만t에 달하는 세월호를 끌어내기 위해 그동안 8000t급 크레인 한 대와 3000t급 크레인 두 대를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돼 왔다.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TF 팀장인 이규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는 “크레인을 여러 대 사용하면 줄이 꼬일 수도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1만t급 크레인 투입은 안전과 비용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크레인 동원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크레인은 3월께 목포에서 완성한 뒤 울산으로 옮겨 대형 선박 제작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천안함 인양 때처럼 수중에서도 수개월 작업이 필요하다”며 “세월호 인양 때문에 줄줄이 선박 제작 작업이 연기되면 회사가 손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소 1000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수중 작업에서 추가로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논란 때문에 인양에 대한 논의도 미지근한 상태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민적 합의가 시급한 시점인데 국회나 부처에서 누구 하나 인양에 대해 먼저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진도=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