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50대 한국인 김한국(55·가상 인물)씨 사례를 보자. 재산(총재산-부채)은 ‘삼성생명 은퇴백서’ 설문조사 결과에서 도출된 50대 평균 순자산(4억5077만원)을 감안해 5억원으로 가정한다. 하지만 이 돈을 모두 노후설계에 쓸 순 없다. ▶통계청이 조사한 50대 평균 자녀 교육비 5년치(2500여만원)와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아들·딸 2인의 평균 결혼비용 2억5000여만원을 빼니 2억2500만원이 남았다. 삼성생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퇴직자 월평균 생활비는 238만원이었다. 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11월 평균치인 연 2.1%,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1.3%를 적용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해보니 김씨는 부동산까지 모두 노후자금으로 투입한다고 해도 9년 뒤면 빈털터리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비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은 감안하지 않은 결과다. 물론 62세가 되는 7년 뒤부터는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현 상태로는 30년을 버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반퇴 시대 <2> 수입 안 끊기게 재테크 하라
자녀 둘 교육·결혼비 쓰고
월 생활비 238만원에 살면
55세 가장, 반퇴 30년 캄캄
"매달 수입 있게 노후 설계를"
위험 부담을 안고 투자에 나서는 것도 불가피해졌다. 시뮬레이션 결과 4억5077만원으로 30년을 쪼개 쓰자면 최소한 수익률이 연 6.6%는 돼야 한다. 은행 예·적금으론 불가능해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이나 해외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한다. 긴 기간 동안 돈을 분산시켜 수입이 끊기지 않게 관리하는 기술도 중요해졌다.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가 꾸준히 월급처럼 손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돈의 흐름’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센터장은 “상당수의 50대가 옛 방식의 재테크를 고집하는데 이러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세상이 달라졌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30년 반퇴 시대를 넘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김동호·김기찬 선임기자
박진석·박현영·염지현·최현주·박유미·김은정 기자 hope.bant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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