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요즘 월요일 오전 7시30분쯤 안동시 옥동의 아파트를 나선다. 자동차로 한 시간 넘게 달려 도청으로 출근하고 주중에는 도청 인근 원룸에서 지낸다. 그는 안동의 아파트를 새로 사느라 대구의 집을 불가피하게 처분해야 했다. A씨는 졸지에 역출근하는 주말부부가 되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떠안았지만 도청에선 누구도 그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도청 이전 시기가 당초 약속보다 늦춰지면서 빚어진 선의의 피해자다.
경북도, 7월 이후로 이전 일정 늦춰
안동 이사간 직원들 대구로 역출근
현재 도가 조정한 이전 시기는 오는 7월 이후다. 도 본청과 도의회·소방본부 등이 7월 이후 이사를 본격 시작해 10월에 마무리한다는 일정이다. 이를 위해 도청신도시본부는 어느 실·국이 먼저 이사할지 이달 중 이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층별로 들어가거나 산격 청사의 별관을 먼저 옮기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4일 선발대로 옮겨간 도청신도시본부 직원들도 숙식 등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선발대원 39명 중 14명은 대구에서 매일 오전 7시30분 통근버스로 출근하고 있다. 일부는 도청 직원들이 사놓은 안동 학산아파트에서 전·월세를 산다. 또 일부는 안동시가 제공한 서하동 하수처리장 관사를 쓴다. 식사는 신도청 함바식당에서 점심만 해결한다. 통근버스를 타는 직원은 새벽밥을 먹고 있다.
일부 도청 직원은 이전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특히 자녀가 어리고 남편은 대구에 직장이 있는 여직원의 경우다. 그래서 여직원 중에는 경북대로 옮겨간 이도 있도 직급을 낮추면서까지 대구 인근의 시·군으로 전출하기도 했다. A씨는 “도청 이전을 앞두고 더이상 고생하는 직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