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실내경기장인 장충체육관이 17일 다시 문을 연다. 지하 2층, 지상 3층에 연면적 1만1429㎡ 규모다. 326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시민의 기억 보존’에 초점을 맞춰 공사를 진행했다. “시민들에게 익숙한 추억의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공사를 총괄한 서울시설공단의 설명이다. 17일 재개장식에 홍수환·이왕표·신동파·장윤창·박종팔 등 왕년의 별들이 총출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모델링 마치고 17일 재개관
'추억 있는 시민의 장소' 보존 초점
관중석 뼈대 60% 옛날 그대로
접었다 폈다 수납식 보조석 설치
대규모 공연장으로도 활용 가능
시민 불편을 덜기 위해 출입구 2개를 새로 신설해 총 8개로 늘렸다. 의자는 고정형과 가변형을 차례로 배치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서울시는 “가변형 의자는 등 부분을 뒤로 젖힐 수 있도록 해 관람객의 편의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에는 1300석 규모의 수납식 보조석을 마련했다. 포개지는 보조석을 관객석으로 밀면 바닥 길이가 47m로 늘어나 핸드볼을 포함한 모든 실내 구기종목을 치를 수 있다. 기존에는 레슬링이나 복싱·배구 정도만 소화할 수 있었다. 수납식 보조석을 활용하면 3200명(좌석 기준)부터 4500명까지 탄력성 있게 수용할 수 있다. 스포츠뿐 아니라 대규모 공연장으로도 활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체육관 천장을 이루는 대형돔은 서울시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과거에는 채광창이 없어 어두컴컴했지만 리모델링을 하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 무늬의 긴 채광창을 만들어 실내 분위기가 밝아졌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과 바로 연결되는 출구도 만들어 접근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장충체육관의 경쟁력 확보는 서울시가 안고 있는 숙제다. 접근성은 높지만 송파구 잠실에 프로 스포츠 시설이 몰려 있다. 이창학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장은 “배구뿐 아니라 복싱·핸드볼 등 다양한 종류의 경기를 유치하고 한류 공연도 열어 복합문화시설로 자리잡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