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전략연구기관인 니어재단 정덕구(사진) 이사장은 7일 “우리가 목표로 하는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선 주변국, 특히 일본과 척질 여유가 없다. 경제협력, 인적·문화적 교류 등을 활성화해 공유하는 인식의 기반 자체를 넓혀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한일관계, 이렇게 풀어라』 출간
김대중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1999~2000년)을 지낸 그는 “당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는 친한파였다. 통상장관 회담을 위해 일본에 가면 꼭 밥을 사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또 “동북아의 경제적 이익 균형, 즉 분업체계가 다시 자리를 잡으면 갈등도 매듭지을 수 있다”며 “부가가치 사슬구조에서 성장한 한국과 중국의 새로운 위치를 인정하고 일본은 기술과 자본을 한국에 투자하는 식으로 분업체계가 재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급성장하는 중국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지자 한·일 사이가 멀어진 측면이 있다”며 “한국은 지나치게 중국에 밀착하는 모습을 자제하고 균형점을 찾아 일본의 오해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한·일 지식인들은 종전 70년을 맞아 일본이 내놓을 ‘아베 담화’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노 담화+무라야마 담화+α(알파)’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고 ‘알파’에 일본이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거나 한·일 간 미래지향적 공동선언을 하자는 내용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어재단은 15일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기념회에는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 대사 등이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다.
유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