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창설 이후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나왔다.
경찰청이 5일 발표한 인사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구본숙(57) 서울 마포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과 그의 남편인 김성섭(58)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총경) 부부 얘기다. 김 총경이 2011년 총경으로 승진한 뒤 구 내정자가 올해 뒤따라 승진한 것이다. 총경은 경찰 11개 계급 중 4번째로 높은 직위로 일선 경찰서의 서장 등을 맡는다. 전체 경찰 인원 중 총경 이상급 간부는 0.5% 정도여서 총경은 ‘경찰의 꽃’이라 불린다.
국내 1호 김성섭·구본숙씨
전경·순경으로 만나 30여 년
"휴가 때마다 같이 승진 공부"
남편인 김 총경을 만난 건 구 내정자가 순경 초년병으로 경남도경 민원실에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김 총경은 ‘경남전경보’ 기자로 작전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전경이었다. 교제 직후 김 총경 역시 순경으로 경찰이 되며 ‘경찰 커플’이 됐다. 2년 뒤 결혼해 지금까지 30년 넘게 ‘부부 경찰’의 길을 걸어왔다.
부부는 ‘노력파’였다. 구 내정자는 “순경 때부터 승진 시험을 위해 휴가 때마다 피서지를 집 옆 도서관으로 정해 함께 승진 공부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김 총경이 승진하면 구 내정자가 뒤따라 승진해왔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순경으로 출발한 경찰관 중 총경으로 승진하는 비율이 적은데,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됐다는 게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찰청이 발표한 86명의 총경 승진임용 예정자 중 순경 공채 등 일반 출신은 26명으로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