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10년간 한국 기업의 이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투톱’에 가려진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반도체와 자동차업종을 제외한 기업이익은 2004년 35조원에서 2013년 28조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기업의 이익이 전년보다 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올해 한국 기업 이익의 관건은 삼성전자와 자동차업종이 기존 수준의 이익을 방어할 수 있을지, 경기 민감 섹터의 이익이 얼마나 개선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올해 기업 이익, 나아가 국내 증시를 좌우할 4대 요인으로 금리·유가·환율·고령화를 꼽았다.
2015 증시 전망
기업 이익 4년 연속 정체 탓 … 평균 1840~2188 등락 점쳐
유가·환율 진정국면 진입 땐 실적 개선으로 상승 가능성
배당 늘리는 소득증대세제 투자 붐 일으키면 시장 활력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은 “신흥국으로선 선진국의 완만한 경기 회복과 과잉생산에 따른 후유증으로 탄력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국가부터 변동성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여전히 낮은 수준일 것이고 일본과 유로존은 더욱 돈을 풀 것이기 때문에 국내 경기에는 긍정적”이라며 “유가 하락, 원화가치 하락 등이 시차를 두고 국내경기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환율과 더불어 유가도 올해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유가 급락으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 산유국의 어려움이 가중될 경우 세계 경제의 불안감은 커지고 이는 국내 경제 불안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 유가나 환율 흐름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다면 국내 기업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령화에 주목했다. 강 팀장은 “한국의 경제활동인구는 2012년에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고령화, 즉 인구구조가 다이아몬드 형태에서 역삼각 형태로 바뀌는 시점은 올해와 내년”이라며 “이는 한국 성장률과 내수 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다이아몬드의 중간계층이 즐겼던 산업인 커피전문점·빵집 등의 생태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에 변화가 생기면서 1990년대 일본처럼 ▶단순기능 제품과 절약 지향 ▶충동구매보다는 계획적 소비 중시 ▶청소년층이 대규모 구매 세력으로 등장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일본에선 100엔숍·유니클로 등 저가 체인점이 떴다.
최경환 경제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가 증시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도 변수다. 기업이 과다하게 쌓은 사내유보금을 투자나 배당·임금 지출로 쓰게 하되 배당·임금을 늘린 기업엔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가 올해부터 적용된다. 국민연금도 투자지분을 활용해 상장기업의 배당을 확대하도록 압력을 넣을 계획이다. 이런 흐름이 배당투자 붐을 일으킨다면 증시엔 호재다.
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