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의결했다. 연설문 유출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으로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게 위배했다"는 이유였다.
이 탄핵소추안을 이듬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같은 달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열흘 뒤 구속됐다.
검찰은 2018년 2월 27일 결심 공판에서 직권 남용 및 강요‧공무상 비밀누설‧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등의 혐의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최순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40여 년 최측근이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비선 실세였던 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16년 10월.
최씨의 태블릿PC에 담긴 44개의 대통령 연설문이 JTBC 보도로 공개되며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다. 이어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정경유착을 통한 미르·K 스포츠재단 설립 등의 사건이 줄줄이 이어졌다.
법정에 선 최씨는 "억울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대 입시 비리로 징역 3년, 기업 뇌물 강요 등 18개 혐의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우리 사회에 ‘적폐청산’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각각 ‘기춘 대원군’과 ‘실세 수석’이란 별칭으로 불렸을 정도다.
하지만 이들은 새 정부 들어 동반 몰락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 등을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우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등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부당개입 등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무렵부터 ‘수족’으로 활동했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들은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기소되자 각자의 길로 갈라섰다.
이재만·안봉근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정보원에서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 독대 사실도 털어놨다.
정 전 비서관의 휴대폰에서 나온 '정호성 녹취록'은 최순실의 국정 관여의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정 전 비서관은 2017년 11월 1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월형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지휘탑’ 안종범 전 경제수석은 2018년 2월 13일 1심에서 징역 6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대기업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도록 강요한 등의 혐의였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꼼꼼히 받아 적은 그의 수첩 39권이 ‘스모킹 건’이 됐다.
청와대 수석에 이어 두 차례나 장관을 맡으며 박근혜 정부의 ‘총아’로 떠올랐던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의 혐의로 수감됐다. 1심에서는 석방됐으나 2018년 1월 항소심에서 혐의가 입증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정윤회·최순실 비선 실세 부모를 둔 정유라는 거칠 것이 없었다. 출석 일수 미달에도 고교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삼성 돈으로 명마를 사 승마를 했다.
이런 '정유라 스토리'는 청년층의 공분을 샀고 '최순실 게이트'의 기폭제가 됐다. 정씨는 2017년 5월 덴마크에서 송환됐지만, 검찰은 지금껏 그를 기소하지 않았다. 국정농단에 직접 개입하거나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는 검찰 수사에 협조해 '특검 도우미'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삼성전자를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 16억여원을 받아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K스포츠재단 이사 고영태와 광고감독 차은택은 최순실의 최측근이었다. 최씨는 재판에서 고씨와 차씨가 국정농단을 기획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둘의 행보는 달랐다. 고씨는 최씨와 사이가 틀어지자 그의 국정농단을 낱낱이 폭로했다. 2000만원에 세관장 인사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면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씨는 포스코 광고회사의 지분을 요구하고 KT 광고를 부당 수주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최순실에 의해 발탁됐다. 정유라에 대한 특혜지시를 따르지 않은 노태강 전 국장을 해임하는 등 '완장 부대' 역할을 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처음 터졌을 때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기업을 압박해 지원을 끌어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차은택 인맥으로 발탁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꼭두각시 장관’이었다. 최순실-김종-차은택 라인의 국정농단을 방관·협조한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특혜를 준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은 학생들의 퇴진 시위로 총장직을 사임했다. 청문회 위증혐의도 받고 있는 최 전 총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1,2심 모두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정유라에게 학점을 잘 주기 위해 과제물과 시험지를 위조한 류철균 전 이대 교수는 1,2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영원한 제국'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1년 전 중앙일보 1면입니다. 이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진 속 모습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 수의를 입은 채 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파면을 불러 온 국정농단 사건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1년 뒤 우리는 어떻게 역사를 기록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