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총 1,80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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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아침산책 外
‘걸어가면 길이 온다/ 고요에 말을 걸면/ 고요는 길 하나를 주고/ 손을 들어 산 너머/ 먼 길을 가리킬 것이다./ 혼자 산을 넘어가 보라고/ 산 넘는 굽은 길 하나를 줄 것이다.’ 김정은시대 북한사회 100문 100답 (김용현 책임 편집, 동국대학교출판부)=북한에서도 여성 지도자가 가능할까. 친구와 연인, 그리고 무시무시한 그것 (매튜 페리 지음, 송예슬 옮김, 복복서가)=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챈들러 역으로 친숙한 스타 매튜 페리의 회고록.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르 코르뷔지에 지음, 이관석 옮김, 동녘)=부제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 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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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의 연주, 뭐가 다르냐 하면
더 클래식 김호정 지음 중앙북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음악은 왜 좋을까?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연주는 왜 전설이 됐을까? 클래식 입문자에게는 쉽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저자는 "많은 연주자가 주 선율에 힘을 준다면, 임윤찬은 잘 들리지 않는 왼손 반주나 화음의 아랫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임윤찬의 연주를 오선지 악보로 시각화해서 건반 위의 피카소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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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발견’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 케이트 기타가와·티머시 레벨 지음 이충호 옮김 서해문집 최근까지 수학사 통사 서적은 최소한 수학 애호가는 되어야 읽어 나갈 수 있는 밀도 높은 책이거나, 위대한 수학자들에 대한 짤막한 소개 글들을 담은 어딘가 허전한 모음집이 상례였다. 지은이들은 어떤 수학 개념이 한 장소에서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에 걸쳐 비슷한 개념들이 여기저기 어렴풋이 발생하고 변형되다가 자리 잡았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예컨대, 이 책은 증명 개념이 고대 그리스에 고유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다가 중국 수학자들이 먼저 증명한 것이 확실한 것처럼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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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해전 절반은 상선 겨눈 무역전쟁
2차대전 해전사 크레이그 L 시먼즈 지음 나종남 옮김 책과함께 2차대전이 발발한 지 한 달 보름 정도 지난 1939년 10월 14일 영국 해군의 심장부인 스코틀랜드 북쪽 오크니섬의 스캐파플로. 2차대전 내내 대서양 해전의 태반이 상선을 공격하는 ‘무역 전쟁’이었다. 『2차대전 해전사』는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등 전 세계 해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격렬하게 전개됐던 해상 충돌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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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민주국가는 아니었다?
병든 민주주의, 미국은 왜 위태로운가 토마 스네가로프·로맹 위레 지음 권지현 옮김 서해문집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의사당이 폭도들에 점거당하는 장면은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안겼다. 저자들은 미국이 처음부터 민주국가였다는 통념이 그릇됐다고 지적한다. 책의 맨 마지막에 이르면 "갈등을 내부적으로 풀 수 있는 시스템"과 "젊은 층의 활력"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재생을 전망하는 저자들의 안목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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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가 ‘잡문’ 지향하는 이유
고인의 뜻이었다지만, 저자는 지난 7월 벗 김민기의 조용한 장례가 못내 아쉬웠다. 명지대 석좌교수, 전 문화재청장,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미술사학자… 숱한 수식어에도 저자가 제일로 꼽는 정체성은 ‘글쟁이’이며, 자신의 글은 ‘잡문’이라 했다. 30여 년 만의 산문집인 이 책 부제는 ‘유홍준 잡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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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가 나오미를 탐구한 이유
소셜미디어에서 지은이는 울프의 각종 주장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오는 혼동을 넘어, 자신의 책 제목에 울프의 주장을 결합하는 식의 ‘혼합’까지 목격한다. 사람들의 혼동에 대해 지은이의 초기 반응은 "그 나오미가 아닙니다"라고 소셜미디어 소개 글을 적는 정도였지만, 갈수록 자신의 도플갱어, 또 다른 나오미를 진지하게 파고든다. 이와 함께 백신 음모론을 주장한 이들의 배경과 생각, 자폐에 대한 관점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은 한편 나치 시절 숱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의사의 양면성, 나치 이전에 신체적으로 약한 사람들이나 신대륙 원주민들의 절멸을 당연시했던 서구의 역사와 관점, 그리고 유럽에서 배척당하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들을 배척하는 현실과 이른바 ‘도플갱어 정치’ 까지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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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나오미 아닙니다" 나오미가 나오미를 탐구한 이유[BOOK]
소셜미디어에서 지은이는 울프의 각종 주장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오는 혼동을 넘어, 자신의 책 제목에 울프의 주장을 결합하는 식의 '혼합'까지 목격한다. 사람들의 혼동에 대해 지은이의 초기 반응은 "그 나오미가 아닙니다"라고 소셜미디어 소개 글을 적는 정도였지만, 갈수록 자신의 도플갱어, 또 다른 나오미를 진지하게 파고 든다. 이와 함께 백신 음모론을 주장한 이들의 배경과 생각, 자폐에 대한 관점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은 한편 나치 시절 숱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의사의 양면성, 나치 이전에 신체적으로 약한 사람들이나 신대륙 원주민들의 절멸을 당연시했던 서구의 역사와 관점, 그리고 유럽에서 배척당하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들을 배척하는 현실과 이른바 '도플갱어 정치' 까지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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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인도 수학자의 혁신...수학사에서 0의 '발명'보다 중요한 것은[BOOK}
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 케이트 기타가와·티머시 레벨 지음 이충호 옮김 서해문집 최근까지 수학사 통사 서적은 최소한 수학 애호가는 되어야 읽어 나갈 수 있는 밀도 높은 책이거나, 위대한 수학자들에 대한 짤막한 소개 글들을 담은 어딘가 허전한 모음집이 상례였다. 예전의 수학사는 피타고라스가 증명 개념을 발명했고, 다른 문명권에 없었던 증명 개념이야말로 현대 수학을 낳은 산파라는 식이었다. 처음에는 점(.)을, 나중에는 '0'을 빈 자릿수를 표시하는 기호로 쓰다가, 드디어 7세기 인도의 수학자 브라마굽타가 0을 크기가 없는 수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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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7년 '민주주의' 명시 않은 헌법... 좌충우돌 역사가 알려주는 미국의 민주주의[BOOK]
병든 민주주의, 미국은 왜 위태로운가 토마 스네가로프, 로맹 위레 지음 권지현 옮김 서해문집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의사당이 폭도들에 점거당하는 장면은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안겼다. 1787년 제정된 미국 헌법에는 ‘민주주의’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건국의 아버지들은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는 공화정을 꿈꿨다. 책의 맨 마지막에 이르면 "갈등을 내부적으로 풀 수 있는 시스템"과 "젊은 층의 활력"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재생을 전망하는 저자들의 안목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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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해전의 절반은 민간상선 공격....2차 대전 모든 바다 아우른 해전사[BOOK]
2차대전 해전사 크레이그 L 시먼즈 지음 나종남 옮김 책과함께 2차대전이 발발한 지 한 달 보름 정도 지난 1939년 10월 14일 영국 해군의 심장부인 스코틀랜드 북쪽 오크니섬의 스캐파플로. 2차대전 내내 대서양 해전의 태반이 상선을 공격하는 ‘무역 전쟁’이었다. 『2차대전 해전사』는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등 전 세계 해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격렬하게 전개됐던 해상 충돌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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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해체, 강렬한 조합....임윤찬이 '건반 위의 피카소'인 이유[BOOK]
더 클래식 김호정 지음 중앙북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음악은 왜 좋을까?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연주는 왜 전설이 됐을까? 클래식 입문자에게는 쉽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저자는 그를 ‘건반 위의 피카소’로 명명한다. 저자는 임윤찬의 연주를 오선지 악보로 시각화해서 건반 위의 피카소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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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진은숙과의 대화 外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창비)=부제 ‘이태원 참사 가족들이 길 위에 새겨온 730일의 이야기’.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청림출판)=부제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우리 시대의 동물 해방 (피터 싱어 지음, 김성한 옮김, 연암서가)=호주 출신의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가 쓴 『동물 해방』은 이 분야의 논의에서 빠짐없이 언급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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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아편이 바꾼 세계사 다시 보기
연기와 재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청나라에서 차(茶)를 대량 수입했던 대영제국은 그 대금을 은(銀)으로 지불해야 했다.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연기와 재』를 쓴 인도 출신 작가 아미타브 고시는 세계사 서술의 주도권을 행사해 온 서구 제국주의자의 편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자신에겐 두려움과 적대감, 분노의 대상이었던 중국을 두둔한다. 지은이는 "그 어떤 궤변으로도 대영제국의 부정한 아편 밀매가 오늘날의 기준뿐만 아니라 당시의 기준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였다는 사실을 감출 수는 없다"고 단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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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구별 짓기뿐만 아니라 행복 위한 도구
자연적으로 보이지만 분명 역사의 산물인 매너를 사회 변동과 함께 추적한 책이 유대계 독일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1939)이다. 이후 유럽 매너의 역사는 프랑스 궁정 예법이 퍼져나가는 과정이었다. 최신작 『매너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0세기 말까지 서양 매너의 역사를 개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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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초월하는 부…해악을 막으려면
이렇게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을까? 한 개인이 제한 없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 소비하는 것은 윤리적이고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이들이 상상을 초월한 부를 갖는 것은 사회에 큰 해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각 나라의 제도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치적 제한선’으로 자산 기준 1000만 달러(약 137억원), ‘윤리적 제한선’으로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원)를 든다. 정치적 제한선이란 국가가 조세 시스템으로 규제할 수 있는 기준을 말하고, 윤리적 제한선이란 개인이 양심의 가책 없이 정당화할 수 있는 주관적인 부의 규모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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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그랜트는 민군 관계의 모범
대통령과 장군들 매튜 모튼 지음 최인수 옮김 북코리아 2021년 1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중국 측에 전화해 미국은 중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정치가 군사보다 우위라도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장군이 이를 수행하는 게 다가 아니다. 링컨-그랜트(남북전쟁), 루스벨트-마셜(2차대전)은 민군 관계의 모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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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위로 치솟는 대전환의 발상
지은이가 이를 내세우는 것은 "바닥을 차고 오르며 위로 분출하는 거대한 힘"이, "낡은 틀을 깨는 분출형 대전환"이 지금 한국 사회에 절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관심 가는 주제, 눈에 띄는 단어부터 골라 읽으며 지은이의 생각과 더불어 독자 스스로의 생각을 굴리기에 좋은 방식이다. 한국의 미래를 위한 지은이의 제언은 ‘거쉬업 코리아’라는 말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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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복음주의는 어떻게 트럼프와 결합됐나
복음주의자로 불리는 보수 성향 기독교인들의 강력한 트럼프 지지 현상도 그렇다. 앞서 미국 공화당과 트럼프에 대한 책(『American Carnage』)을 쓴 지은이는 현직 기자이자, 복음주의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기독교인. 책장을 덮고 나면 "정치 서적으로는 지나치게 종교적"이고 "기독교 서적으로는 지나치게 정치적"이면서도 "미국 정치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을 열어준다는 옮긴이 말에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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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불완전한 도구"? 미국 복음주의는 어떻게 트럼프와 결합됐나[BOOK]
복음주의자로 불리는 보수 성향 기독교인들의 강력한 트럼프 지지 현상도 그렇다. 한데 2021년 1월,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공격 직후 펜스는 트럼프와 갈라섰고, 자신이 속한 신앙 공동체의 조롱거리가 됐다. 지은이는 '복음주의자'가 점차 보수 기독교인, 나아가 공화당 지지 백인 보수주의자와 동의어가 됐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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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명령하고 장군은 따른다? 미국 민군관계의 모범은 어떻게 만들어졌나[BOOK]
대통령과 장군들 매튜 모튼 지음 최인수 옮김 북코리아 2021년 1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중국 측에 전화해 미국은 중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 책은 미국의 민군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역작이다. 그러나 정치가 군사보다 우위라도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장군이 이를 수행하는 게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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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프랑스식, 가식없는 영국식...계급 구분 도구에서 '행복을 위한 매너'로[BOOK]
자연적으로 보이지만 분명 역사의 산물인 매너를 사회 변동과 함께 추적한 책이 유대계 독일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1939)이다. 이후 유럽 매너의 역사는 프랑스 궁정 예법이 퍼져나가는 과정이었다. 최신작 『매너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0세기 말까지 서양 매너의 역사를 개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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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겐 황금알 낳는 거위, 청나라 삼켰다....아편이 바꾼 세계사 [BOOK]
연기와 재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청나라에서 차(茶)를 대량 수입했던 대영제국은 그 대금을 은(銀)으로 지불해야 했다.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연기와 재』를 쓴 인도 출신 작가 아미타브 고시는 세계사 서술의 주도권을 행사해 온 서구 제국주의자의 편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자신에겐 두려움과 적대감, 분노의 대상이었던 중국을 두둔한다. 지은이는 "그 어떤 궤변으로도 대영제국의 부정한 아편 밀매가 오늘날의 기준뿐만 아니라 당시의 기준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였다는 사실을 감출 수는 없다"고 단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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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CEO 만큼 자산 모으려면 시간당 25억원씩 45년...."부의 상한선" 주장하는 이유는[BOOK]
이렇게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을까? 한 개인이 제한 없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 소비하는 것은 윤리적이고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이들이 상상을 초월한 부를 갖는 것은 사회에 큰 해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각 나라의 제도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치적 제한선’으로 자산 기준 1천만 달러(약 137억원), ‘윤리적 제한선’으로 1백만 달러(약 13억 7000만원)를 든다. 정치적 제한선이란 국가가 조세 시스템으로 규제할 수 있는 기준을 말하고, 윤리적 제한선이란 개인이 양심의 가책 없이 정당화할 수 있는 주관적인 부의 규모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