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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마약공화국

단순한 호기심이 아닙니다. 청소년이 해외직구로 마약을 밀수하고 메신저 채팅앱으로 판매하는 세상입니다. 한때 마약청정국에서 시나브로 10代 마약공화국으로 전락한 대한민국. 중앙일보가 대검찰청ㆍ국가수사본부ㆍ식품의약품안전처ㆍ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가와 단속은 물론 치료ㆍ재활ㆍ교육예방 전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기사 15개

2022.10.14 10:16

구속된 마약남 충격…"펜타닐? 미쳤다" 경고했던 그 래퍼였다

래퍼 윤병호(22·예명 블리다바스타드)씨가 마약류인 필로폰 투약 혐의로 최근 경찰에 다시 검거돼 충격을 줬다. 중학생 때 마약에 빠졌던 윤씨는 이후 방송을 통해 10대 청소년 마약 예방 캠페인에 앞장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영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지도실장은 " 윤씨의 경우는 10대 때 호기심에 한 번이라도 마약류에 손을 대면 그만큼 끊기 어렵고 삶이 망가진다는 사실, 이를 막아줄 예방·치료·재활 시스템은 취약하다는 사실 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단독] 11배 늘어난 '10대 마약'…검찰 "미국식 마약청 검토"

10대 청소년으로 마약이 확산하자 검찰이 수사와 치료·재활·예방 기능을 통합한 컨트롤 타워로 미국식 ‘마약청’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2022년도 대검찰청 연구용역 보고서 「10대·20대 마약류 사범 증가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는 " 별도 마약청을 둔 국가는 마약류 범죄와 관련하여 공급·수요 감소정책이 일관 되게 이루어질 수 있다"라며 " 마약청을 통해 교육·홍보, 치료·재활, 수사·단속 등이 통일되고 일관되게 수행되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재 국내 실태를 두고 "정책입안과 관련해 부처 간 연계를 위한 컨트롤 타워(국무조정실 주관 ‘마약류대책협의회’)는 있지만, 실무(집행)에서의 부처 간 연계를 위한 컨트롤 타워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단독] 장재인 이사장 "마약인구 100만명, 사회적 비용 5조원"

장 이사장은 하지만 근본 해결책인 예방·재활 사업에 쓰이는 정부 지원 예산은 한 해에 30억원 남짓이어서 마약 확산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했다.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아 ‘마약류의 폐해(弊害)에 대한 대국민 홍보·계몽 및 교육 사업 ’ ‘마약류 중독자의 사회복귀 를 위한 사회복지 사업’ ‘그 밖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불법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퇴치 관련 사업 ’을 벌이고 있다. 마약류관리의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법정 마약류 예방 교육, 중독자 지원 사업 단체인 마약퇴치운동본부의 예산을 늘려줘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라면서도 " 마약퇴치운동본부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라는 입장이다.

중독자 치료지정병원 90%가 "마약환자 안받아요" 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1곳 지정병원 중 지난해 단 한 사람의 마약류 중독 환자도 받지 않은 병원은 13곳(62%)에 달했다. 8개의 지정 병상을 가지고 한 해 164명(지난해 기준)의 마약류 중독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그 역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제대로 못 받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되도록 마약 환자는 입원치료를 안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천 원장은 "미성년 중독자의 경우, 그 부모가 자녀 장래를 걱정해서 쉬쉬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다가 문제가 곪아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되고서야 병원에 데리고 오는 탓에 치료 경험률이 상당히 떨어진다"며 "정신과에서 마약류 중독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내 자녀의 비밀은 100%, 1000% 보장되기 때문에 쓸데없이 아이 장래를 걱정하느라고 머뭇거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10대 마약 학교' 소년원·교도소…"이러면 안잡혀" 더 배워 나온다

지난해 검거된 10대 마약사범이 역대 최대치인 450명(암수율을 적용할 경우 실제 발생은 1만 명 이상 추정)에 이른 가운데 교정시설이 제 역할을 하기는커녕 재범율을 높인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교정시설 수감자들에게 재활 교육을 하는 임상현 한국다르크협회 마약중독치유 재활센터장은 " 10대 마약사범이 소년원 등에 가면 마약 외 범죄로 들어와 있는 다른 10대들에게 마약을 퍼뜨릴 위험도 많다"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현재 다른 마약류인 ‘마약’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처벌 조항이 높은 수준이지만, 대마는 상대적으로 낮다 "라며 "또한 10대들의 약물 남용은 본드와 가스 등에서 시작하여 대마로 심화하는 경향이 있어 대마 관련 처벌 조항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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