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시(詩)와 사색] 소주병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밖에서 아버

    중앙선데이

    2024.02.24 00:01

  • [조세린 클라크의 문화산책] 디지털 시대의 향수

    [조세린 클라크의 문화산책] 디지털 시대의 향수

    조세린 클라크 배재대 동양학 교수 고향 알래스카에서 겨울 동면 휴가를 보내고 최근에야 한국에 돌아왔다. 알래스카에 도착해 18시간의 시차에 적응하고 늦은 오전의 일출 시간에 맞춰

    중앙일보

    2024.02.22 00:35

  • [시(詩)와 사색] 결이라는 말

    결이라는 말 문성해   결이라는 말은 살짝 묻어 있다는 말 덧칠되어 있다는 말 살결 밤결 물결은 살이 밤이 물이 살짝 곁을 내주었단 말 와서 앉았다 가도 된단 말 ……바람결 잠결

    중앙선데이

    2024.02.17 00:01

  • [시(詩)와 사색] 숲

    숲 이영광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떴다 뿌리가 바위를 움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을 잡고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기합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

    중앙선데이

    2024.02.03 00:20

  • [시(詩)와 사색] 겨울 편지를 쓰는 밤

    겨울 편지를 쓰는 밤 박남준   무서리가 눈처럼 하얗게 내리던 날들이 지나갔다 툇마루에 떠다 놓은 물이 꽁꽁 얼음이 되는 날들도 있었다 그 겨울밤 문밖에 나서면 쩡쩡거리는 소리가

    중앙선데이

    2024.01.27 00:01

  • [시(詩)와 사색] 별 헤는 밤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

    중앙선데이

    2024.01.20 00:01

  • [시(詩)와 사색] 거미줄

    거미줄 정호승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맑게 빛날 때다 송이송이 소나기가 매달려 있을 때다     산 입에 거미줄

    중앙선데이

    2024.01.13 00:01

  • [홍장호의 사자성어와 만인보] 환골탈태(換骨奪胎)와 황정견

    [홍장호의 사자성어와 만인보] 환골탈태(換骨奪胎)와 황정견

    오는 4월10일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1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 직원들이 설치한 선거일 현황판이 현관 앞에 세워져 있다. 송봉근 기자

    중앙일보

    2024.01.09 06:00

  • [시(詩)와 사색] 기적

    기적 마종기   추운 밤 참아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 들으면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   지난날 나를 지켜준 마지막 별자리, 환해오는 하늘 향해

    중앙선데이

    2024.01.06 03:06

  • [시(詩)와 사색] 먼 강물의 편지

    먼 강물의 편지 박남준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녘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내 사

    중앙선데이

    2023.12.30 00:01

  • [시(詩)와 사색] 겨울 사랑

    겨울 사랑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중앙선데이

    2023.12.23 00:01

  • [시(詩)와 사색] 바람 부는 날

    바람 부는 날 신경림   산동네에 부는 바람에서는 멸치 국물 냄새가 난다 광산촌 외진 정거장 가까운 대폿집 손 없는 술청 연탄난로 위에 끓어 넘는 틀국수 냄새가 난다 산동네에 부

    중앙선데이

    2023.12.16 00:01

  • "조선 이 사나운 곳아" 여성다움 거부, 자유연애 외친 김명순

    "조선 이 사나운 곳아" 여성다움 거부, 자유연애 외친 김명순

     ━  [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 근대 여성혐오 피해 본 신여성   “조선아 내가 너를 영결할 제/…/죽은 시체에게라도 더 학대해다구/그래도 부족하거든/이 다음에 나갓

    중앙선데이

    2023.12.16 00:01

  • [시(詩)와 사색] 파사드

    파사드 박세미   벽에 문이 그려져 있다 손잡이가 그려져 있다 문을 열려고 하면 문은 열릴 것이다 믿으면서 벽 앞에 섭니다   거울 내부에서 당신이 나를 향해 걸어올 때 뒤돌아보

    중앙선데이

    2023.12.09 00:01

  • [시(詩)와 사색] 지울 수 없는 얼굴

    지울 수 없는 얼굴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중앙선데이

    2023.12.02 00:01

  • [시(詩)와 사색] 수명 누님

    수명 누님 이시영   팔십 넘은 수명 누님이 햇밤 다섯 되를 부친다고 전화를 하셨다 주소를 불러드리는데 ‘동양파라곤아파트’ 대목에서 몇번이나 틀렸다 운조루 주인인 그 누님은 어릴

    중앙선데이

    2023.11.25 00:01

  • [시(詩)와 사색] 대작

    대작 이성선   술잔 마주놓고 서로 건네며 산과 취하여 앉았다가 저물어 그를 껴안고 울다가   품속에서 한 송이 꽃을 꺼내 들고 바라보고 웃느니 바라보고 웃느니. 『절정의 노래』

    중앙선데이

    2023.11.18 00:01

  • [시(詩)와 사색] 우리 살던 옛집 지붕

    우리 살던 옛집 지붕 이문재   마지막으로 내가 떠나오면서부터 그 집은 빈집이 되었지만 강이 그리울 때 바다가 보고 싶을 때마다 강이나 바다의 높이로 그 옛집 푸른 지붕은 역시

    중앙선데이

    2023.11.11 00:01

  • [신간] 그리움이 멈추면 섬이 된다

    [신간] 그리움이 멈추면 섬이 된다

     ━  “코딩에 피가 흐르게 하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詩)와 미, 낭만,

    중앙일보

    2023.11.08 17:50

  • [시(詩)와 사색] 가을

    가을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 1996)   단 하나의 행으로 이루어진 짧은 형태의 작품이지만 가을밤처럼 길고 짙은

    중앙선데이

    2023.11.04 00:01

  • [시(詩)와 사색] 오-매 단풍 들것네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

    중앙선데이

    2023.10.28 00:01

  • [시(詩)와 사색] 비꽃-적(適) 8

    비꽃-적(適) 8 김신용   물방울도 꽃을 피운다 비꽃이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혔을 때,   문득 손등에 떨어졌을 때 거기 맺히는 물의 꽃잎들 무채색 비꽃을 보는 눈은 탄성으로

    중앙선데이

    2023.10.21 00:01

  • [시(詩)와 사색] 불멸

    불멸 장석남   나는 긴 비문(碑文)을 쓰려 해, 읽으면 갈잎 소리 나는 말로 쓰려 해 사나운 눈보라가 읽느라 지쳐 비스듬하도록, 굶어 쓰러져 잠들도록,   긴 행장(行狀)을 남

    중앙선데이

    2023.10.14 00:01

  • [시(詩)와 사색] 사람 숲에서 길을 잃다

    사람 숲에서 길을 잃다 김해자   너무 깊이 들어와 버린 걸까 갈수록 숲은 어둡고 나무와 나무 사이 너무 멀다 동그랗고 야트막한 언덕배기 천지사방 후려치는 바람에 뼛속까지 마르는

    중앙선데이

    2023.10.0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