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전명원 작가

[전명원의 일상의 발견]이것은 눈이 마음에게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낯선 여행지, 오래되거나 새로운 것들, 인상 깊었던 작품...살아가면서 보는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찾아가는 길이나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해드리지는 않아요. 그런 정보는 이미 인터넷에 차고 넘치거든요. 친절한 안내는 없지만, 낯설거나 익숙한 혹은 특별한 것들을 볼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소소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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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7 00:00 ~ 2021.09.27 06:52 기준

총 14개

  • [더오래]수원 화성의 성곽길 걸으며 넘나든 과거와 현재

    어렸을 때 우리는 ‘팔달산’이라는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늘 ‘팔딱산’이라고 불렀다. 수원 토박이가 ‘남문’이라 부르던 곳은 이제 ‘팔달문’이라는 정식 호칭이 더 익숙하지만, 아직도 흔하게 튀어나온다. 수원 화성의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어쩐지 과거와 현재의 경계선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021.09.20 11:00

  • [더오래]동네 공원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 까먹는 날 언제 오나

    이제 아이는 자라서 성인이 되었고, 우리와 함께 열아홉 해를 살았던 강아지는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오래된 세월이다. 버스가 도착하고 결혼 후 처음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했던 그 날, 새색시였던 나는 손을 흔들고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다. 그날이 오면, 도시락을 싸 들고 돗자리를 챙겨서 공원 벤치로 소풍을 떠나봐도 좋겠다.

    2021.09.06 11:00

  • [더오래]십년 후에도 백련지 연꽃 보면 가슴 두근두근거릴까?

    거대한 푸른 연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땅에 떨어지는 것도, 물에 떨어지는 것도 아닌 그 소리를 한참 듣는 동안 몸이 젖어버려, 백련 카페로 뛰어들어가 연잎 라떼를 한잔 들고 저수지를 다시 보았다. 진흙탕에서도 깨끗하고 고운 연꽃을 피워내듯 살 자신은 없지만, 또다시 십년 후쯤에도 저수지를 메운

    2021.08.23 11:00

  • [더오래]“뭐지, 이 현실감은”게임 친구의 ‘가상 언약식’ 가보니

    그 이후 가장 오래 했던 것은 '야채부락리’라는 게임이었다. 딸이 출근한 오후에 나 혼자 접속을 하면 그 친구들이 먼저 찾아왔다. [더오래]"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고요한 아침 절서 만난 스님 [더오래]먼훗날 미소와 함께 추억할 라벤더 속 보라빛 하루 [더오래]포천 산사원 먼지 묻은 술독 사이를 걸으며

    2021.08.09 11:00

  • [더오래]“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고요한 아침 절서 만난 스님

    "한 방울의 물이 수면에 떨어지면 파장이 생겼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 지금 보고, 지금 듣고, 이렇게 어딘가를 다닐 수 있는 지금이 가장 감사한 겁니다". 연못 위를 한 바퀴 돌게 되어있는 나무 다리를 조심스레 디뎌가며 걸었다. 수선사 연못을 다시 한 바퀴 돌고 내려오도록 그 아침에 아무

    2021.07.26 11:00

  • [더오래]먼훗날 미소와 함께 추억할 라벤더 속 보라빛 하루

    ‘그해 고성에 라벤더가 가득이었잖아’라고 먼 훗날에도 미소와 함께 추억할 하루 말이다. 꽃밭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나는 그만 꽃밭에서 나와 벤치에 앉아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고성의 라벤더를 보며 몇 해 전 삿포로의 라벤더와 함께한 하루를 떠올린다.

    2021.07.12 11:00

  • [더오래]포천 산사원 먼지 묻은 술독 사이를 걸으며

    길을 잃었고, 배가 고파 밥이나 먼저 먹자고 식당을 찾던 눈에 우연히 산사원 표지판이 들어왔다. 그리고 우연히 산사원에 들어가 시중에선 팔지 않는 생주를 몇 병 사 들고 신이 났던 우리의 옛 추억이 거기 있었다. 그마저도 자주 보기 힘든 시간을 지나고 보니, 우리가 지나온 세월만큼 다들 멀리 있는 듯하다.

    2021.06.28 11:00

  • [더오래]아파트 살이 편하지만 그래도 그리운 어릴 적 옛집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요즘 아이도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 주택이 그리울까, 아니면 아파트가 그리울까 생각한 적이 있다. 정원을 가꾸는 취미나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주택이 그리운 이유는 어쩌면 어려서 살았던 곳이 주택이어서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언제 한번 놀러 와, 우리 집에!" .

    2021.06.14 11:00

  • [더오래]송어 낚시하며 흐르는 물과 얘기 나눈 계곡의 하루

    주로 가는 강원도의 계곡에는 무지개 송어가 살고, 내가 '늠름한 나무'라고 이름 붙인 멋진 나무가 있고, 번개라는 이름을 가진 순한 얼굴의 커다란 개가 산다. 어쩐지 그 '늠름한 나무'에겐 반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항상 공손하게 인사했다. "잘 지냈나요, 늠름한 나무님?" "내년 봄까지 잘 지내요, 늠름한 나무님!" .

    2021.05.31 11:00

  • [더오래]매일 만보 걷기…변화무쌍한 ‘생물’ 동네의 발견

    우연히 지구 반대편의 언니와 ‘만보 걷기’를 시작했다. "걷고 싶어지는 길이네! " 나도 그 길을 걸을 때면 늘, 언니와 함께 걷고 싶다고 생각한다. 서로 지구 반대편 오전의 햇살과 저녁의 노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오전의 햇살과 저녁의 노을 속을 걷고 싶다고 말이다.

    2021.05.17 11:00

  • [더오래]해남 땅끝마을, 그곳은 끝일까 시작일까

    따지고 보면 해남에는 미황사, 대흥사 같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오래된 절도 있고, 고구마로도 유명한데 늘 해남은 땅끝마을이 먼저 떠오르니 말이다. 서울은 더 이상 서울이 아니고, 땅끝은 더 이상 땅끝이 아니다. 사는 일도 비슷해, 고개 하나를 넘었구나 싶으면 또 다른 고개가 나타나기도 하고, 이제 겨우 끝냈구나 싶

    2021.05.03 11:00

  • [더오래]동백 떨어지던 봄날, 시간이 멈춰섰던 백운동 정원

    백운동 정원 화살표가 있는 작은 표지판은 더 이상 차가 갈 수 없는 그 차밭을 향하고 있었고, 입구엔 커다란 건물이 지어지고 있어서 그 앞에 서서 잠시 고민했다. 유레카를 외치며 내려가는데 금방 보일 줄 알았던 백운동 정원은 보이지 않고 끝없이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대숲과 동백숲길이었다. 평일의 백운동 정원엔 사

    2021.04.19 11:00

  • [더오래]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할머니들은 다 알아요, 사는 게 뭔지. 날씨가 궂은 날에도 맑은 날에도". 사실 할머니도, 젊은 사람에게나 할머니이지 자신에겐 할머니가 아니니 사는 게 뭔지 할머니 자신도 모를 수 있는 것이다.

    2021.04.05 11:00

  • [더오래]친구의 도피 결혼, ‘대프리카’…스토리 풍성한 대구

    예전 아주 오래전 동성동본 혼인 금지 시절 친한 친구는 동성동본 아가씨와 사랑을 했고, 반대하는 부모를 피해 연고 하나 없는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친구 부모가 아는 날엔 참석한 우리도 모두 불려 가게 생겼구나 웃었지만 범죄를 공모하는 스릴도 있었고, 영화 한 편 찍는 것 같은 로맨틱함도 느꼈던 이십 대의 일

    2021.03.22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