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박헌정 수필가

[박헌정의 원초적 놀기 본능] 25년간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50세에 명퇴금 챙겨 조기 은퇴해서 책 읽고, 글 쓰고, 여행하는 건달이자 선비의 삶을 현실화했다. 은퇴 후 도시에 뿌리 박혀버린 중년의 반복적이고 무기력한 삶에 저항하기로 했다. 20대는 돈이 없어 못하고, 30-40대는 시간이 없어 못하고, 60대는 힘과 정보가 없어 못하던 일들, 꿈만 같지만 결코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야 할 일들, 50대의 전성기인 그가 그 실험에 도전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인생 환승을 앞둔 선후배들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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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8 00:00 ~ 2021.10.28 06:50 기준

총 104개

  • [더오래]글 써주고 고료 떼인 작가들…망가진 글쟁이 생태계

    그런데 사보나 잡지를 만들어주는 국내 최대 편집대행사가 부도나 자기와 같은 작가와 사진작가들이 받아야 할 돈 6억5000만원이 함께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내 친구 어깨가 빠지도록 쓴 글인데 돈을 안 주다니, 그것은 결코 다른 세상의 일이 아니었다. 내 친구도 그 회사에 글 써주고 못 받은 돈이 꽤 되지만, 부도 소식을 듣고서야 그동안의 입금 여부를 확인해봤다는 걸 보면 경제적으로 급한 형편은 아닐 것이다.

    2021.10.24 11:00

  • [더오래]“큰아이가 취직했어요”…노후 리스크 하나 삭제

    자기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매진하는 아이들은 속으로 응원하면서 기다려주는 게 답이지만, 그게 생각보다 어렵다. 큰아이 고3 때 나는 퇴근 후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고 아내는 그림을 그렸으며, 둘째 고3 때는 같이 열심히 수영하러 다녔더니 시간이 잘 가고 몸과 마음도 가뿐해졌다. 그쪽의 문외한이다 보니 게임 회사가 그렇게 번듯한 사옥과 많은 직원을 가졌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2021.10.10 11:00

  • [더오래]김형석 교수처럼…대학원 첫 학기 맞은 만학도의 포부

    아직 비대면 수업이라 캠퍼스 생활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50대 중반에 시작한 공부는 일단 재미있다. 국립대라 등록금이 저렴하고, 학교에 주차도 할 수 있고(한 달에 6000원), 맛있는 학생식당을 이용할 수 있고, 도서관에 둥지 틀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공을 바꾼 부담도 있고, 교육환경 자체가 아예 바뀌어 많은 부분이 온라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2021.09.26 11:00

  • [더오래]역사 속으로…다시 책 펴는 만학도의 설렘과 긴장

    물론 열심히 책 보고 강연도 듣지만, 많이 부족했다. 그런데 물론 그들이나 나나 먹고살려다 보니 뒤늦게 시간이 났지만 역시 공부는 제때 하는 게 좋다.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와, 나는 진작부터 관심 두고 매진했던 서양 문학과 퇴직 후 꾸준히 해온 ‘해외 한 달 살기’를 연계해 볼 생각으로 서양사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다.

    2021.09.12 11:00

  • [더오래]영감 찾는 아마추어…반복의 힘 모르시나 보네

    세상에는 어려운 일도 있고 쉬운 일도 있지만, 우리는 반복을 통해 그런 일을 익히고 완성해간다. 우리 주변에는 당구를 잘 치는 사람도 있고 기타를 잘 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불타는 의욕으로 달려든 게 100번 넘을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100번을 하고도 입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그 정도 어려운 과업이면 이런 식으로 언급할 게 아니다).

    2021.08.29 11:00

  • [더오래]상대방 언어로 짧고 정확하게…말잔치가 안 되려면

    육상선수처럼 뒤로 넘는 것(배면뛰기)도 아니고, 태권도장 아이처럼 앞으로 폴짝 뛰는 것도 아니고, 배를 땅 쪽으로 향한 채 옆으로 넘는 롤 오버 방식이었다. 막대와 나란히 엎드린 자세로 한 발이 막대를 넘는 순간 따라오는 발이 막대를 치지 않도록 들어주라는 것인데, "뒷발을 차라"고 하니, 넘기도 바쁜 허공에서 발

    2021.08.15 11:00

  • [더오래]밥값 지원받던 직장 ‘멘토-멘티’, 왜 흐지부지됐을까

    사회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곁에서 조언해주고 보살펴줄 선배를 지정해 ‘멘토-멘티’ 관계를 만들어주고 밥값까지 지원해가며 활동을 권장했다. 문학을 전공해 기본 문장은 갖춰져 있던 나는 선배 덕분에 기업에서 필요한 글을 쓸 줄 알게 되었고, 이후 직장생활을 수월하게 했으니 그가 내 인생

    2021.08.01 11:00

  • [더오래]변화무쌍한 제주 날씨, 골탕먹을수록 정든다

    국토 최남단 방문,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오전 11시 10분 배로 들어가 여유 있게 돌아보고 오후 2시 30분 배로 나오려고 했지만, 날씨 때문에 나오는 배가 결항할 수 있으니 1시 배로 나오라고 한다. 그 앞에서 "그럼 짜장면은요?"하고 묻기 창피해 머릿속으로 섬에서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할지 궁리했다.

    2021.07.18 11:00

  • [더오래]‘현대사 박물관’ 거제도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

    내게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 많은 정보는 없지만, 큰 섬이라 그런지 유조선이나 고래 같은 큰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맑은 바다와 싱싱한 멍게가 생각나기도 한다. 대통령 별장과 군사 시설에는 접근이나 촬영이 안 되고, 잘 조성된 산책로와 전망대, 해수욕장 같은 곳을 돌아보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유엔

    2021.07.04 11:00

  • [더오래]결핍의 삶이 그려낸 다랑논이 관광지…남해 재발견

    수채화처럼 구불구불 예쁜 가천마을 다랑이논은 손바닥만 한 뙈기 땅조차 포기할 수 없는 결핍의 삶이 비탈에 그려낸 주름살이었고,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에는 척박한 땅에 쓸 거름조차 부족해 여수에서 똥까지 배로 실어날랐기에 ‘남해 똥배’란 말이 생겨났다. 1973년 국내 최초 현수교인 남해대교 개통과 함께 남해의

    2021.06.20 11:00

  • [더오래]손님으로 북적였던 어릴 적 한옥집, 그 이유가 있었네

    우리 집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의 대지 35평짜리 아담한 한옥이었는데, 세월 따라 개량하고 수리해서 방이 다섯 개나 되었다. 할아버지 형제가 5남매, 아버지 형제가 6남매였고 우리가 일찌감치 서울에 올라와서 자리 잡아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다. 마을에 지나가는 사람이 하룻밤 자고 갈 수 없냐고 물으면 다들 우리 할

    2021.06.06 11:00

  • [더오래]영화관 팔걸이, 내것일까 완충지대일까

    그건 우리가 마음속에 어느 정도 여백을 두고 살아가고, 허용이 가능한 적당한 선을 알고 있고, 그 선을 넘어가면 스스로 깨닫고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가능한 일이다. 사람 마음의 여백도 그렇게 일정하다면 세상은 두부 썬 듯이 아주 반듯해질까? 사람에 따라 마음의 여백이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다. 그래도

    2021.05.23 11:00

  • [더오래]20분 원고 손질해줬더니 망고 한 상자 보내온 선배

    회사에 다닐 때는 회사 전체에서 문장과 관련한 온갖 일을 내게 가져오니 아주 피곤했다. 점점 시간이 흐르자, 기껏 열심히 해줬더니 나중에는 나를 ‘글만 쓰는 놈’(‘글도 쓰는 놈’이 아니다)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어서, 해줄 수 있지만 조금씩 가리고 따져가며 하게 되었다. 대리 시절에는 과장, 차장까지도 미안해

    2021.05.09 11:00

  • [더오래]목덜미 뻐근하게 야근한 ‘디지털 인형 눈알 붙이기’

    회사 임원으로 있는 친구가 연락해 일거리를 주었는데,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한국어 대화 요약작업’이었다. 개인 정보를 숨긴 카톡 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 원본과 함께 AI에 넣어주면 이 녀석이 그것을 스스로 익힌 다음에 나중에 어떤 내용을 받으면 요약문을 척척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걸 해보니 다른 일을

    2021.04.11 11:00

  • [더오래]스타벅스에 자주 간다고 단골 손님으로 생각할까

    이 정도가 단골일까? 단골의 기준도 모호하고 내가 단골이라 생각해도 주인이 나를 단골로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동네 사람 대부분을 알고, 신용카드가 없으니 얼굴 아는 이웃에게 외상은 불가피하다. 사장과 함께 매상 올려줄 때는 그렇게 고마워하던 업주였는데, 은퇴 후 사장과 가끔 그 ‘추억의 장소’에 가서

    2021.03.14 11:00

  • [더오래]음식도 신문처럼 ‘정기 구독’…자가격리 시대의 변화

    가끔 시간 내서 친구를 만났지만 이제 상대방 입장이 어떨지 몰라 먼저 연락하기 꺼려진다. 따라서 집 안이 직장이고 바깥이 휴식과 교류의 공간이던 우리 부부는 자동으로 자가격리 상태가 되었다. 상식적으로 구독은 ‘읽을 것(讀)을 구매(購)하는’ 것, 따라서 신문과 잡지만 생각나는데 꽃, 그림, 과일, 술, 반찬, 옷,

    2021.02.28 11:00

  • [더오래]노인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하는가

    운전 중에 ‘다음번에는 전기차를 사야 하나? 완전한 자율주행차 시대는 언제 올까?’ 같은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나는 몇 살까지 운전할 수 있을까?’로 생각이 번졌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염려가 커지고 있다. 70세(일부 지역은 65세) 이상인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

    2021.02.14 11:00

  • [더오래]마스크 시대에 느끼는 ‘눈빛의 가치’

    마스크 밖으로 보이는 건 눈썹과 눈뿐, 그 가운데 ‘나’를 표현하는 숙제는 오로지 눈의 몫이다. "어? 저기 사람 와. 어떡해?" "네가 먼저 저 사람들 얼굴을 쳐다봐. 그럼 저 사람들이 너를 못 봐". 눈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는커녕 본심과 눈빛이 제각각인 경우도 많고 심지어 상대방에게 눈길을 주지 않기도 한다.

    2021.01.31 11:00

  • [더오래]사람 냄새가 그리운 걸까? 집콕 속 부활한 '전원일기'

    코로나 이후 텔레비전 앞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는데, 무료하게 채널을 돌리다가 '전원일기'가 나오면 멈춘다. 게다가 빠른 리듬과 밀도 있고 복잡한 주제로 전개되는 드라마에 비해 농촌 생활 드라마는 지루했다. 늘 김 회장댁이나 복길이네 에피소드만 나올 수는 없으니 종종 마을 사람 중심의 이야기도 구성되는데, 노마

    2021.01.17 11:00

  • [더오래]본받고 싶은 20대 여자 골프 선수의 ‘존버’ 정신

    챔피언조의 선두 시부노 히나코와 2위 에이미 올슨은 시시각각 감정 변화가 드러나는데, 공동 9위로 출발한 한국의 김아림과 고진영 선수는 차돌처럼 표정 변화가 없었다.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조급해져 섣부른 승부수로 낭패 볼 수도 있지만, 전혀 미동도 없이 파로 막아내며 속칭 ‘존버’하다가 막판 세

    2021.01.03 11:00

  • [더오래]아저씨, 아버님, 엄마…상대 불편하게 하는 호칭들

    잠시 후 내 신분증을 확인하며 재차 "박헌정 씨 맞죠?" 묻는데, 나보다 젊은 사람이 나를 ‘아무개 씨’로 부르니 기분이 좀 묘했다. ‘님’을 선생님, 실장님처럼 신분이나 직함 뒤에 바로 붙여 접미사로 쓰지 않고 ‘아무개 님’처럼 이름 뒤에 붙여 의존명사로 사용한 지는 얼마 안 되었다. 새로운 관계에 있어 내가 상

    2020.12.20 11:00

  • [더오래]재택근무 일상화…동네마다 구내식당 있었으면

    퇴직 후 집에서 밥 챙겨 먹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저녁에 먹다 남긴 거나 라면으로 때우기도 하고, 배달시키거나 나가서 사 먹기도 하는데 일단 들락거리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맥이 끊긴다. 가끔 고민 없이 점심을 해결하는 날은 업무효율도 높아질 정도라 가끔 ‘우리도 학생처럼 급식 먹고 싶다’는 생각까지

    2020.12.06 11:00

  • [더오래]눈 비비고 찾아간 새벽시장, 2% 부족해 편한 곳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앞집 아주머니께 근처에 어느 시장이 좋은지 물었더니 "남부시장, 중앙시장…" 하다가 사실 요즘은 대형마트를 이용하니까 잘 모르겠다며 전주천 둔치에 새벽마다 장이 서니 한번 가보라고 알려주었다. 생선·과일 같은 것은 큰 트럭으로 옮겨온 전문상인의 물건이었고, 채소·버섯·콩·약

    2020.11.22 11:00

  • [더오래]해외 한달 살기 ‘방학’ 중에 쓰는 여행 반성문

    정부 부처의 한 장관은 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호소하고 그 남편은 공항에서 카메라에 대고 해외여행 간다고 당당히 말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해외여행은커녕 주말에 찍은 코스모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예전 사진을 다시 꺼내 보듯이 지금까지의 여행을 찬찬히 되돌아볼 시간이 주어졌으

    2020.11.08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