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공항서 미사일 쏜 北…활주로 옆 '드라이브 쓰루' 비밀 [하늘에서 본 북한③]

    국제공항서 미사일 쏜 北…활주로 옆 '드라이브 쓰루' 비밀 [하늘에서 본 북한③]

    평양 순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남서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과거에 없던 시설과 철로가 들어서 있다. 미사일 조립시설로 추정되는 건물 3동과 열차정류장이다. 이들 시설은 폭 9m의 도로를 통해 인근 야산의 지하시설과 연결돼 있다. [사진=구글 어스] 북한이 지난 17일 오전 평양에서 동해로 북한판 에이테큼스로 불리는 KN-24 전술유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평양의 순안국제공항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유일한 정기 해외 항공편을 운항하는 순안공항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다.  평양 순안공항 일대 인공위성 사진. 의문의 시설이 들어선 곳은 사진 아래쪽 붉은색 원 안 [사진=구글 어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순안공항에서 중국 베이징과 선양ㆍ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운항하는 정기 국제 노선을 운영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1월부터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긴 했지만, 국제공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현재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지점을 특정할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발사 장소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보 당국은 미사일의 궤적 등 다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순안 공항의 영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활주로에서 가까운 곳에서 미사일을 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8월 29일과 9월 15일 각각 화성-12형 장거리미사일을 공항의 활주로에서 쏜 적이 있다. 발사한 미사일이 추락할 경우 활주로 파손 등 대형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민간 공항에서 미사일을 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항공기는 과거 순안공항의 북쪽 활주로를 이용해 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공항을 대대적으로 보수했고, 현재는 청사 바로 앞에 있는 활주로를 사용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공항 청사를 신축하는 동시에 공항 주변에 김 위원장의 전용기(참매) 격납고를 비롯해 다양한 설비를 건설했다”며 “이 가운데 미사일 관련 시설등 군사시설도 구축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북한이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에서 남서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에 미사일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을 신축했다.(원안) 이들 건물과 인근 야산의 지하시설(추정) 입구가 도로로 연결돼 있다. 2019년 11월 22일. [사진=구글 어스] 2017년 4월23일 촬영한 평양 순안공항 일대의 인공위성 사진. 2019년 11월 22일의 사진에 나타난 의문의 건물(빨간 색 원 안) 자리가 공터였다. 순안역과 연결하는 철로 공사는 당시 진행중이다. [사진=구글 어스] 구글 어스가 제공하는 인공위성 사진을 본지가 분석한 결과 과거 사진에 없던 시설이 활주로 주변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북한이 이용하는 청사앞 활주로 끝에서 남서쪽으로 직선거리 1.5㎞가량 떨어진 곳에 의문의 건물이 눈에 띈다. 2017년 4월 23일 촬영한 사진에는 공터였던 곳이다.    2019년 11월 22일 사진에 따르면 당초 공터였던 이곳에 길이 85m, 폭 50m인 옅은 하늘색 지붕의 건물 2동과 길이120m, 폭 40m 안팎의 건물 1동이 새로 등장했다. 건물들을 잇는 도로 위에는 지붕을 씌워져 있어 상공에서 이동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또 3동의 건물은 모두 양 방향에서 출입이 가능하도록 ‘드라이브 쓰루’ 형식의 폭 9m 도로를 건설해 놨다.     이와 함께 건물에서 80m 떨어진 곳에는 지붕을 씌운 길이 180m, 폭 35m의 구조물도 발견됐다. 기차길이 건물에서 끊겼다는 점에서 열차 정차장으로 추정된다. 북한 교통전문가인 안병민 한반도경제협력원장은 “새로 등장한 건물 주변에는 기존에 없던 철로가 보인다”며 “열차로 실어와 신축 건물 안으로 옮기기 쉽게 기차역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로 들어선 의문의 건물과 관련해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대(TEL)의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한 전형적인 북한의 미사일 관련 시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평양 출신의 고위 탈북자는 “건물이 있는 곳은 순안구역(한국의 구에 해당)의 신리라고 하는 지역으로 이곳의 야산 지하에 미사일 시설이 기존에도 있었다”며 “건물 양쪽에 신설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는 점으로 보면 전형적인 북한의 미사일 관련 시설로 북한이 화성-12나 화성-14ㆍ15 등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하는 대형미사일(장거리미사일)을 만들면서 공항인근에 미사일 시설을 확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위성사진에는 신축 건물과 신리 지역 야산의 지하시설로 추정되는 입구와 연결된 도로도 포착됐다. 안 원장은 “북한의 도로는 폭이 좁거나 비포장이 많고, 교량이나 터널이 노후했다”며 “북한이 새로 제작한 TEL의 크기나 무게를 고려하면 TEL의 이동 반경은 수십㎞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열차로 미사일이나 TEL을 순안공항으로 실어와 지하시설이나 건물 안에서 작업을 한 뒤 활주로에서 발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10월 27일 촬영한 평양 순안공항 일대 인공위성 사진. 사진 왼쪽이 공터지만 2016년 2월 촬영한 사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참매) 격납시설이 들어섰다. 아래사진 참조. [사진=구글어스] 2016년 2월 23일 촬영한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 활주로 인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참매)를 보관하는 격납고와 관련 시설(빨간색 원 안)이 들어서 있다. [사진=구글 어스]   한편, 인공위성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를 보관하는 격납고 3개와 김 위원장이 잠시 휴식하는 시설로 추정되는 ‘단지’도 발견됐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2022.01.24 05:00

  • 금강산 두고 온 버스 30대가 왜…위성에 딱 찍힌 '수상한 장면' [하늘에서 본 북한] ②

    금강산 두고 온 버스 30대가 왜…위성에 딱 찍힌 '수상한 장면' [하늘에서 본 북한] ②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객 운송에 이용하다 현지에 남겨두고 철수한 버스들이 북한 시설 앞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버스들은 당초 이곳에서 2.9Km 떨어진 주자장에 있었다. 현대아산 자산을 북한이 사용하고 있음을 추정케 한다. 2018년 8월 27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사진=구글어스] 금강산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현대아산이 현지에서 운영하던 중형 버스 수 십대를 북한이 임의로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구글 어스가 제공하는 인공위성을 분석한 결과다.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21개월이 지난 2010년 4월 8일 금강산 지역. 장전한 인근의 연유공급소(주유소, 왼쪽 아래 파란지붕)의 광장에 현대아산 소유의 관광 버스 42대가 V자 형태로 주차돼 있다. [사진=구글 어스] 2011년 3월 23일에 촬영된 금강산지역의 인공위성 사진. 1년전과 달리 버스가 2열로 주차돼 있고, 주차된 버스는 42대에서 30대로 줄었다 [사진=구글 어스] 2013년 10월 31일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에는 주유소 광장에 주차돼 있던 버스와 트럭 등 차량들이 모두 사라졌다. [사진=구글 어스]   현대아산은 2008년 7월 8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하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현지에서 사용하던 차량 일부를 금강산에 두고 철수했다. 2010년 4월 8일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관광객 수송용 현대‘에어로 타운’버스 42대와 트럭 등이 관광지구내 연유공급소(주유소) 옆 광장에 주차돼 있다. 이로부터 1년 뒤인 2011년 3월 23일 사진에는 기존에 ‘V자’ 형태로 주차돼 있던 차량이 2열로 자리가 바뀌었고, 버스 12대가 없어졌다.   관련기사산속 동굴에 숨는 北전투기···'비밀의 지하활주로' 딱 걸렸다 [하늘에서 본 북한] ①   같은해 10월31일 촬영한 사진에는 버스 30대는 물론 주변에 있던 트럭 등 모든 차량이 사라졌다. 그동안 북한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동용으로 차량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2018년 10월 평양을 방문했던 인사들에게 평양의 인민문화궁전 주차장에 ‘금강산 관광’이란 글씨가 적힌 버스가 목격되기도 했다. 2018년 11월엔 북한 주민들이 탑승해 이동하는 모습이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를 위해 현지를 찾은 관계자들에게 포착됐다. 북한이 임의로 현대 아산 자산인 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금강산 관광 지역. 사진 윗부분 원 안에 주차돼 있던 버스가 아랫 부분의 북한 시설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구글 어스]   본지가 인공위성을 분석한 결과 사라진 금강산 관광 버스가 금강산 지역에 있는 북한 관공서로 추정되는 건물 앞 대형 주차장에 무더기로 주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주차돼 있던 지점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2.9㎞ 떨어진 곳이다. 이 건물 인근에는 온정각 등 남측의 시설들이 있지만 남측 관광객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통제구역이고, 북한 주민들의 민가도 있다. 2011년 3월 23일 촬영한 금강산 시역 북한 시설. 이날 금강산 관광 버스는 장전한 인근의 연유공급소(주유소) 광장에 주차돼 있다. [사진=구글어스]   금강산 관광 버스의 주차 대열이 바뀌어 있다. 북한이 한국 관광객 수송용 버스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구글 어스] 특히 시차를 두고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마다 버스의 주차 위치가 바뀌어 있어 북한이 수시로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현대 아산 측은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대비해 현지에 상당한 숫자의 버스를 두고 철수한 것으로 안다”며 “금강산 관광 중단이 오랜기간 지속되자 북한이 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신포경수로 대형 타워크레인도 사라졌다    2018년 5월 21일 촬영한 함경남도 신포시 금호지역의 경수로 건설현장 인공위성 사진. 노란색 원 안은 경수로 건설을 위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설치한 대형 크레인. [사진=구글어스] 2020년 10월 26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왼쪽 아래에 설치돼 있던 있던 대형 타워 크레인이 사라졌다. [사진=구글어스]   한편, 함경남도 신포시 금호지구에 건설중이던 경수로 건설현장의 대형 타워 크레인 1대도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5월21일 해당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찍혔던 대형 타워 크레인이 2020년 10월 26일 촬영 사진에선 사라진 것이다.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 조건으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겠다는 합의에 따라 1997년 8월 현지에서 착공식을 하고 2006년 1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면서 공사가 완전히 중단되고 재개 가능성이 없어지자 북한이 대형 크레인을 분해해 어디론가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크레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단, 북한이 최근 평양 등지에서 고층 아파트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국내 공사장에 크레인을 투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2022.01.16 23:24

  • 산속 동굴에 숨는 北전투기···'비밀의 지하활주로' 딱 걸렸다 [하늘에서 본 북한] ①

    산속 동굴에 숨는 北전투기···'비밀의 지하활주로' 딱 걸렸다 [하늘에서 본 북한] ①

      ■ 하늘에서 본 북한 「 북한은 항상 장막에 가려져 있다. 북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은 관영 매체가 전하는 선전용 보도와 사진, 영상 정도다. 북한이 사전에 설계한 시선으로만 봐야 한다. 이런 사전 통제를 뚫을 수 있는 창이 위에서 보는 북한이다. 위성 사진을 통해 북한의 내부를 유추할 수 있다. ‘하늘에서 본 북한’으로 북한의 오늘을 들여다본다. 」    북한의 전투기들은 산으로 향한다. 위성사진(구글어스)이 드러내는 북한의 속살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 공군기지는 어김없이 산속에 만들어졌거나, 아니면 활주로에서 뻗어 나간 유도로를 통해 산속으로 연결된다. 예외는 평양 인근의 순안비행장과 원산 바닷가에 자리한 갈마비행장 정도다. 최근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을 대비해 방역시설을 갖춘 평북 의주비행장 역시 유도로를 통해 산으로 이어진다.  황해남도 태탄군에 위치한 북한의 태탄비행장(공군기지). 북한은 외부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산줄기 사이에 동서로 활주로를 건설해 놓고, 활주로 인근의 산 지하에 격납시설을 건설했다. 산속 지하 격납시설 양쪽으로 출입구가 있다.(원 안) [사진=구글어스] 황해남도 태탄비행장 활주로 인근의 지하격납고(위 사진의 원안)를 확대해 보니 격납고 입구에 북한 전투기들이 서 있다. [사진=구글어스] 황해남도 태탄기지의 경우 산줄기 사이에 동서로 활주로가 설치돼 있고, 활주로 주변의 산 양쪽에 항공기의 출입구가 만들어져 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산을 끼고 비행장을 건설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교통 전문가인 안병민 한반도경제협력원장은 “항공기는 이착륙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 개활지에 공항을 건설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공항 주변에 산이 있을 경우 돌풍이 발생해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해북도 누천리 비행장 활주로 남쪽에 지하 격납고(원은 항공기 출입구)가 설치돼 있다. [사진=구글어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이착륙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산 인근에 기지를 만들어왔다. 안 원장은 “북한은 항공기의 안전보다는 은닉과 생존성에 무게를 두고 기지를 건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중국과의 교역에 대비해 방역시설을 설치한 의주비행장. 원안은 산 속으로 이어지는 지하격납고 입구.[사진 구글어스] 위의 의주비행장 사진의 원안을 확대한 모습. 지하 격납고 입구에 공군기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구글어스] 북한의 공군기들이 활주로 옆이 아닌 동굴기지 입구에 늘어서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직 공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6·25 당시 공군력을 완전히 상실해 유엔군의 공습에 무방비 상태였다”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해 산의 지하에 격납시설을 건설했다”고 말했다. 또 산속에 전투기가 늘어서 있는 건 습기를 막기 위해서다. 이 관계자는 “산속의 지하는 습기가 많기 때문에 수시로 항공기를 바깥으로 옮겨 놓곤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공군기지에 이글루를 비롯해 정비 시설 등이 거의 보이지 않고, 활주로만 덩그러니 있는 건 역시 ‘산속 동굴’에 시설을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동굴 방호 전략’도 한계를 맞고 있다. 미사일의 정밀도가 높아진 데다 지하 시설로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가 개발되면서 북한 동굴기지의 효용성은 예전만 못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지하에서 출격, 北 전투기    온천비행장 근처엔 지하 동굴기지에서 곧바로 이륙이 가능하도록 세 갈래의 활주로가 설치돼 있다. [사진=구글어스] 원산 갈마비행장 동남쪽에 건설된 지하 활주로. 지하 격납시설에서 곧바로 출격이 가능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북한의 공군기지엔 한국에 없는 시설도 있다. 지하 활주로다. 동해의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남서쪽으로 9㎞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 대표적이다. 기지 인근 산의 지하 격납 시설에 있던 항공기가 활주로로 이동해 출격하는 방식과 달리 지하에서 연결된 활주로를 이용해 곧바로 이륙할 수 있는 시설이다. 서해쪽 남포 근처의 온천 비행장에서 동쪽으로 3.8㎞ 떨어져 있는 곳에도 유사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이곳은 동굴기지를 중심으로 세 곳으로 활주로를 설치했다. 북한이 동해와 서해 각각 하나씩 지하활주로를 건설한 셈이다.     ━  활주로 옆에 민가도   한국군은 공군기지를 선정할 때 작전성능과 공역, 장애물, 기상을 중요시한다. 이런 기상·지형 요인 만큼이나 민감한 건 소음, 개발계획 등이다. 주민 민원과 직결돼 있어서다. 반면, 북한의 공군기지엔 ‘민원 요인’이 없다. 함경남도 장진군에 위치한 장진기지의 활주로는 민가에서 직선거리로 450m 떨어져 있다. 함경남도 장진군에 있는 장진비행장의 활주로는 민가에서 450m 떨어진 곳에까지 접근해 있다. 활주로 북쪽 끝에선 유도로가 뻗어나가 지하 격납고로 연결돼 있다. [사진=구글어스] 온천기지 역시 활주로 끝과 민가는 1㎞가 안 된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온천이나 장진에는 활주로를 건설할만한 다른 장소가 있다”며 “그럼에도 민가에 인접해 활주로를 건설한 건 전쟁이 났을 때 오폭으로 인해 민간인의 피해를 우려한 한국이나 미군의 공격을 주저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귀띔했다. 민간인들의 삶의 질보다 볼모 차원인 셈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2022.01.10 05:00

  • [단독]의주비행장 보고 뒤집어졌다, 이병철 자른 김정은 분노

    [단독]의주비행장 보고 뒤집어졌다, 이병철 자른 김정은 분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8기 2차)에서 “간부들의 직무태만”을 질책했다.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이같은 '분노'를 그대로 공개했다. 직후 이병철 당 정치국 상임위원이 해임됐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김 위원장의 질책과 이에 따른 이병철 해임의 배경은 의주 비행장(군공항)에 있는 방역 설비 미흡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하순 (평북) 의주 비행장을 방문했다”며 “북한이 중국과 교역 및 지원 물자의 야적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의주 비행장에 각종 시설을 건설중인데, 방역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북중 국경 군사공항인 의주비행장. 지난 3월 촬영한 사진으로 활주로 양옆이 공사장으로 변해 있다. 기존에 격납고로 사용하던 곳엔 철로가 들어섰다. [구글어스 캡처] 2019년 12월 촬영 구글어스가 촬영한 북중 국경 군사공항인 의주비행장. 활주로 양 옆의 공간이 비어있다. [구글어스 캡처]   북한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월 국경을 봉쇄했고, 이로 인해 식량과 물자 부족을 겪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김 위원장에 친서를 보내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며 대북 지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한적인 국경 개방을 통해 중국 등에서 지원받은 물품을 의주 공군 기지에 모아 놓고 ‘확실한’ 방역을 한 뒤 반출하려던 계획을 세운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의주 비행장은 북ㆍ중 국경에서 직선거리 2.5㎞, 국경 역인 신의주역에서 8㎞가량 떨어진 국경공항이다.    구글 인공위성 사진(지난 3월 17일 촬영)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북한은 의주 비행장의 활주로 양 옆에 다양한 크기의 간이 건물을 지었다. 또 기존 공군기의 격납고로 사용하던 시설을 허물고 철로를 연결했다. 지난해 5월 촬영한 사진엔 없었던 건물이 활주로 옆 공터에 들어서거나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고, 공군기 2~3대씩 서 있던 격납고엔 철길도 생겼다.   북중 국경 군사공항인 의주비행장. 지난 3월 촬영한 사진으로 활주로 양옆이 공사장으로 변해 있다. 기존에 격납고로 사용하던 곳엔 철로가 들어섰다. [구글어스 캡처] 2019년 12월 촬영 구글어스가 촬영한 북중 국경 공군기지인 의주비행장. 격납고엔 철로가 아니라 비행기 모습이 보인다. . [구글어스 캡처] 하지만 김 위원장이 공사현장을 직접 찾아 확인한 결과 건물을 지었지만 방역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외부 ‘수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책임자인 이병철(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에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이 이병철을 해임하면서 "나라의 경제사업과 인민생활 안정에 엄중한 저해를 줬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병철 등이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데는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인해 해외 장비 수입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한다. 북한이 11일과 12일 연일 각종 매체를 통해 미국의 ‘인도주의’를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정치국 확대회의 직후 “(책임간부들이) 보신주의와 소극성에 사로잡혀 당의 전략적 구상실현을 저애했다”거나 “중대사건 발생”이라고 했을 뿐 이들의 해임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북한 지역에 코로나 19가 발생했다거나 김 위원장이 식량난 해소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제공하려던 군량미 부족 등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이번 '의주 비행장 공사'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지원을 받기 위해 내부 준비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2021.07.14 05:00

  • 평양 심장부 수상한 지하도로…김정은 관사 확 뜯어고쳤다

    평양 심장부 수상한 지하도로…김정은 관사 확 뜯어고쳤다

    평양시 중구역 노동당 본부청사 옆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거처. 2015년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했다. [사진 구글 어스 캡처] 북한이 ‘김정은 시대의 랜드마크’로 꼽고 있는 ‘미래 과학자 거리’를 건설중이던 2015년 5월 평양 시내에 위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무실 겸 거처를 대대적으로 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어스가 촬영한 과거 위성사진을 본지가 분석한 결과다. 구글 어스가 2015년 5월 21일 촬영한 사진에는 평양시 중구역의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남남동쪽으로 250m(출입문 기준 직선거리) 가량 떨어진 김 위원장의 거처 일부가 공사장으로 변해 있다.    건물의 지붕 절반이 뜯겨 나간 상태이고, 부속실로 보이는 건물이 사라졌다. 또 건물 북쪽 부분의 연회장 또는 집무실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시설의 대대적인 공사 흔적도 발견됐다. 정원을 재단장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다음해인 2016년 8월 7일 같은 지역을 촬영한 사진에는 사라졌던 부속실이 다시 생겼고, 지붕도 말끔하게 정리된 상태다. 2015년 초부터 그해 중반 이후까지 공사를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①2009년의 당초 모습   평양시 중구역 노동당 본부청사 인근에 위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거처. 2009년의 모습. [사진 구글 어스 캡처]  ━  ②2012년: 지하 출입구 새로 등장    평양시 중구역 노동당 본부청사 인근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거처. 2012년 촬영된 사진엔 건물 앞에 지하로 통하는 출입구(원안)가 등장했다. [사진 구글 어스 캡처]  ━  ③2015년: 지붕 뜯어내 대대적 공사    평양시 중구역 노동당 본부청사 옆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거처. 2015년 위성 사진에선 건물 지붕을 벗겨낸 채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구글 어스 캡처]  ━  ④올해 1월: 말끔한 지붕과 외부 조경    지난 1월 촬영된 위성 사진. 지붕이 말끔하고, 외부 공간도 깨끗하게 정리돼 있다. [사진 구글 어스 캡처]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 2015년 5월 김 위원장이 동해안 지역에서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을 참관하는 등 원산지역을 방문하는 등 공개활동을 14차례 했다”며 “2015년 김 위원장의 월간 평균 공개활동이 12.7회를 웃돌고, 대부분이 지방에서 현지지도를 집중적으로 한 점으로 이뤄 거처 공사기간중 지방 활동을 대거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김 위원장은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된 뒤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북쪽으로 약 400m가량 떨어진 곳을 집무실로 사용했다”며 “이 곳은 김 위원장의 생모인 고용희(2004년 사망)가 생전 머물던 곳이었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2011년)한 뒤 김 위원장이 거처를 본부청사 옆으로 옮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 시내와 근교 뿐만 아니라 전국에 특각(별장)을 설치해 숙소로 이용하고 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 있을 땐 생모가 사용하던 시설을,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뒤엔 아버지(김정일 위원장)가 머물던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탈북자는 “김 위원장이 사실상 이곳을 거처로 사용하면서 인테리어 현대화 뿐만 아니라 도ㆍ감청을 방지하는 시설을 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추정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평양 현대화를 위해 대동강변에 고층 아파트를 지어 과학자들을 입주시켰고, 2016년엔 평양판 신도시로 불리는 여명거리를 조성했다. 이 시기에 자신의 거처를 리모델링한 셈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있는 원산의 특각도 평양의 집무실 수준으로 리모델링하고, 특각 인근에 경마장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생모인 고용희의 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직선거리로 4㎞ 가량 떨어진 곳에 새로 조성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거처 사진중 눈에 띄는 점은 건물 앞 도로에 지하로 진입하는 출입구가 생긴 사실이다. 정부 당국은 2010년말~2011년 초 지하 출입구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정보 당국자는 “평양의 중심부, 특히 노동당 본부 청사 인근에는 유사시 최고 지도자의 이동을 위한 지하 도로가 있다는 첩보가 있다”며 “지하 진입 공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직전 이동의 편의를 위해 공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2021.05.1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