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또 막말… 애초에 협치할 생각은 없다

설전 벌이는 전현희 의원과 송석준 의원. 연합뉴스국회가 제 자리를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국회에서는 벌어지는 일들이 정말 상상을 뛰어넘는다. 희망을 주는 일이 아니라, 절망을 재촉하는 일들이다.

"김건희가 살인자다"

15일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김건희가 살인자다”라고 외쳤다. 검사 탄핵과 관련한 청문회에서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사망을 거론하면서다. 전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윤석열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을 덮기 위해 권익위 수뇌부가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한 명을 억울하게 희생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본인은 책임이 없느냐”고 반발했고, 전 의원은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죽인 것이다. 살인자다”라고 외쳤다.

두 의원 사이에 삿대질과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도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느냐”(장경태), “김건희한테 딸랑딸랑해도 사무총장 못하더니 양심이 있어야지”(서영교)라고 가세했다. 점심 정회 뒤 정청래 위원장은 전 의원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송 의원의 사과만 요구했다. 거부하자 송 의원의 발언권을 박탈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8명 명의로 전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협박성 발언을 하는 등 공직사회를 압박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민주당”이라며 전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협치는 물 건너 가나

전 의원 발언이 지나치다. 국민일보는 조선일보는 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신문은 전 의원 발언을 1면에 큰 비중으로 실었다. 그러면서 이라며 협치가 좌초하는 것을 우려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고 하는 등 막말들이 쏟아졌다.

막말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느 한쪽 의견을 가진 유권자에게는 시원하게 들리고, 정치인의 인기 관리에는 도움이 된다. 당내 선거를 겨냥해 득표 전략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를 유지, 발전하는 데 걸림돌일 뿐이다.

이날 발언들도 ‘막말’에만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한국일보 칼럼에서 75.3%에 이르는 국회에 대한 불신도를 인용하며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