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장송곡만 부르는 대한민국 정치인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무한반복되는 바보들의 행진

국회가 기묘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 법안만 그런 게 아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한 가지 업무만 하고 물러나는 하루살이다. 그런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를 국무총리보다 더 긴 사흘 동안 청문회를 벌였다. 대전MBC 방문조사까지 했다. 하지만 이 후보 역시 방문진 이사 임명만 하면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크다. 청문회 내용과 관계없이 어차피 윤석열 대통령이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민주당도 이 후보가 업무를 시작해 탄핵 요건만 갖추면 곧바로 탄핵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 가지 일만 하고 물러날 운명이라는 걸 서로 알고 있다. 왜 이 지경이 된 걸까. 국민의힘 소속인

방통위원장에 왜 매달리나?

민주당은 방송4법을 통과시키려 한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을 하고, 민주당은 다수의 힘으로 이를 종결시키고, 법안을 통과할 예정이다. 방통위원은 야당 2명, 여당 1명 추천을 받아 위원장과 상임위원을 포함해 5인 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민주당이 추천 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기를 거부한 것을 계기로 2인 체제를 유지해 왔다. 민주당도 어차피 소수인 위원 추천보다 방통위 무력화에 주력해 왔다. 민주당은 방통위 의결정족수를 2명에서 4명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추천 위원이 한 명이라도 포함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방문진 이사 선임도 무한정 미룰 수 있게 된다. MBC 사장을 임명하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임기가 8월 12일 끝난다. 방문진은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모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 때 구성해 놓은 대로다. 방통위가 새 이사를 임명하지 못하면 지금 이사들이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MBC사장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차 싸움을 벌이는 스파이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방송 장악 악순환 끊어야 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