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국회의장을 충견으로 만들면서, 비서실장에게 쓴 소리 요구하나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다. 대통령 다음이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여러 정파 간의 이견과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중재자에 대한 존경이다. 역대 국회의장들도 스스로 품격을 지키려 노력해 왔다.

영국과 일본에서 의장은 당적을 갖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 우리는 1960년 5대 국회 때 당적을 버리도록 법으로 규정했다가 6대 국회 때 다시 허용됐다. 2000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정권에서 박준규 의장이 자민련을 탈당하면서 중립을 유지하려 했고, 2002년 이만섭 의장은 국회법에 탈당하도록 못을 박았다.

이만섭 의장은 다수당의 일방적 ‘날치기’는 안 된다는 의지가 강해 김영삼 대통령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그는 새천년민주당 의원으로 다시 의장이 됐을 때도 김대중 대통령과 긴장을 유지했다. 여야의 갈등을 중재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의장의 책무로 정착되어 가는 중이다.

그런데 175석의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들끼리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 서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정식 전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와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조 전 총장은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원포인트 개헌까지 주장했다.

국회의장을 여야 대결의 선봉장, 이재명 대표의 충견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이 대표의 낙점을 받고, 국회의장이 되기 위해 체면도, 양심도 버리겠다는 자세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비서’들에게는 ‘친윤’이라서 안 된다고 비판하고, 쓴소리하라고 요구할 염치가 있는지 기가 막힌다. 가뜩이나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회가 품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난장판으로 바뀔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