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징그럽게도 오래 걸렸다”…윤석열·이재명, 이제 만난다

징그럽게도 오래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 11개월이 지났다. 이제서야 야당 대표에게 만나자고 제의했다. 모든 신문이 환영과 기대를 담아 보도했다. 총선에서 개헌선을 겨우 지킨 정도로 집권당이 참패했다. 지지율이 취임 후 가장 낮게 나왔다. (한국갤럽 직무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23%) 상처가 곪아 터진 뒤에야 병원을 찾은 미련퉁이 환자 꼴이다.

사실 두 사람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정치판에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국정을 이끌려면 개인적인 감상에 빠져 있을 여유가 없다. 두 사람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 다퉜다. 하지만 이제 경쟁 상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 두 사람을 박해한 사람은 오히려 친문세력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장관과 측근을 총리와 비서실장으로 검토할 만큼 현재 야당 진영에 지인이 많다.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것도 민주당 정부에서다. 대립각을 세운 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이 아니라 조국 대표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건 과거의 사적 감정이 아니라, 미래의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야당 후보에 대한 정치자금 수사를 중단시켰다.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결국 처음으로 여야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여소야대(與小野大)를 맞은 노태우 대통령은 야3당과의 협치를 통해 북방정책을 추진했고, 합당을 통해 야당 대표에게 정권을 넘겨줬다.

이 대표의 최대 난제는 사법 리스크다. 적어도 정치 보복이 아닌 공정한 재판을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 야당의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의 공정한 선거 관리만 보장받아도 큰 소득이다. 영수회담을 통해 국가적 리더로서 자질을 증명해 보일 수도 있다.

영부인 문제를 포함한 각종 특검법, 의료개혁,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외교·안보 문제 등 논의할 주제는 너무 많이 쌓였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순 없다.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대화와 협력의 틀을 깨지 말고, 유지하기를 바란다. ‘너만 아니면 돼’ 식의 소모적 정쟁, 단절의 정권사를 끝낼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