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이수진의 눈물과 사과나무 전략

사진은 종종 영상보다 많은 말과 생각을 담는다. 오늘 신문들이 실은 정치면의 야당 사진에서는 두 장면이 돋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친명 의원들과 활짝 웃으며 휴대폰 사진을 찍는 장면과 탈당 기자회견에 나선 이수진 의원이 눈물을 닦는 장면이었다.

이수진이 누군가. 판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권에 영입돼 지난 번 총선 동작을 지역구에서 나경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한 후 한 때 ‘이재명 친위대’로 불린 ‘처럼회’의 핵심 멤버로 각광을 받았던 인물이다. 의정활동에는 구설이 잦았지만,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도를 의심받지는 않았다. 그런 그가 눈물을 흘리며 “위기 때마다 이 대표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도왔지만, 지금 후회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 대표의 취약점까지 겨냥했다. 야당 공천을 둘러싼 소란 속에서 이수진의 눈물은 경쟁에서 밀린 탈락자의 몸짓으로 보였는지 ‘악어의 눈물’ 정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과연 그럴까. 이수진이 밀려난 자리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나 전현희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새로이 ‘찐명’에 진입한 경쟁자들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민주당 공천을 관통하는 ‘친명 심기’의 한 단면이다. 야권의 브레인이자 전략가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의 경향신문 칼럼은 이를 ‘사과나무 전략’이라고 요약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 스피노자의 명언을 인용해서 “내일 총선이 폭망해도 한 그루 친명 나무를 심고 있는 꼴”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지구가 멸망해도, 총선이 폭망해도 사과나무는 살아남을까.

-Pick! 오늘의 시선

중앙일보 기사 | 배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