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공수처는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조직인가요?

김진욱 공수처장. [뉴스1]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운명이다』에서.

‘민정수석 두 번 하면서 끝내 못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게 몇 가지 있다.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불발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일도 그렇다. (중략) 당시 국민들은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말기에 나타난 대통령 아들 비리 사건과 권력형 비리를 보면서 굉장한 분노와 특단의 대안을 요구했다. 공수처 공약은 당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운명』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염원(念願)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두 글에서 보듯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공수처에 검찰에 대한 견제와 권력형 비리 색출을 기대했습니다. 권력형 비리는 통상 권력을 가진 자가 이권에 개입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뜻합니다.

공수처가 출범한 지 열 달이 넘었습니다. 12건의 수사에 착수해 한 건(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채용 비리)을 끝냈고, 나머지 11건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네 건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것입니다. 몇 시간 전에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이 있었던 ‘고발 사주’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판사 성향 관련 문건’ 불법 작성 의혹이 그 네 건입니다.

현재 공수처의 수사 대상 중 문 대통령이 ‘국민들의 요구’라고 표현한 원론적 의미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건은 없습니다. 나라가 깨끗해져서 고위 공직자의 이권 개입이 사라진 것일까요?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런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엄청난 산고(産苦) 끝에 태어났습니다. 야당이 설치 법안에 극렬히 반대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군소 정당에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당근을 제시하고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려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정의당, 바른미래당, 평화당은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야합’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표를 보태줬습니다. 결국 양대 정당의 위성 정당 설립으로 당근을 입에 물어보지도 못한 채 도로 빼앗겼지만 말입니다.

‘압수수색 박스만 들면 ‘절차 논란’ 휘말리는 공수처.’ 지난달 29일 자 한국일보 기사의 제목입니다. 공수처가 압수수색을 할 때마다 위법 시비가 일어난다는 내용입니다. 공수처는 불법적 압수수색이었으니 관련 자료를 폐기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강조한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가슴을 칠 일입니다.

어제 이재명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외교 관계나 남북 관계도 이견은 있지만 매우 안정적이고,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점이나 K-방역, 문화예술 분야의 세계적 진출 등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 ‘검찰 개혁’이었고,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가 그것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대선 후보가 공수처 신설을 현 정부의 업적이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위의 발언에서 보듯 칭찬할 게 차고 넘쳐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며칠 전에 공수처가 7급 수사관 10명 중 6명을 6급으로, 4명을 5급으로 조정하려 하니 내년 예산을 늘려 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염치나 눈치,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손준성 검사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하는 기사가 있습니다. 공수처는 누가 문제의 고발장을 작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손 검사가 작성에 관여한 것 같으니 구속하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러니 판사가 어떻게 영장을 내주겠습니까?

기사보기


The morning's pick

1. 오미크론은 선물?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을 보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적응하고, 인간이 바이러스에 적응한다. 서로 상생하는 공(共)진화(co-evolution), 상호 진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세지고 독성은 떨어질 수도 있다. 오미크론이 독감이나 감기 수준이 되면 최상이다. 이게 델타 변이를 밀어내면 인류에 구세주가 될 수 있다.” “일부 바이러스가 시간이 지나면 덜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이 분분합니다. 희망적인 예측이 맞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속단을 경계해야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사보기


2. 윤석열 위기의 징후

부글부글 끓는 국회의원, 오지 않는 인재, 상대 악재를 덮는 실책. 국민의힘 담당 기자가 꼽은 윤석열 후보 위기의 징후들입니다. <과거 대형 선거 때마다 캠프에서 활약했던 야권 인사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은 절박하게 뛰었지만 2016년 총선은 오만하게 하다가 졌다”며 “대장동 사건이 터진 민주당은 대선을 절박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 같은데, 지금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 때의 데자뷔 같다”고 말했다.> 기사의 한 대목입니다.

기사보기


3. 소수가 아닌 '비건'

<이제 소수의 극단적인 가치관이 아닌, 나와 주변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서 비거니즘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거니즘은 ‘사람과 동물, 환경을 포괄한 총체적인 삶의 안위를 추구하는 가치관’으로 새롭게 정의할 수 있죠.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트렌디하고 유연하며, 즐거운 이미지가 더해진다면 ‘비거니즘’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비거니즘’ 확산을 조명한 ‘폴인인사이트’ 콘텐트의 한 부분입니다. 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가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기사보기


이상언의 '더 모닝' 구독에 감사드립니다.
제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e-메일로 보내주세요.

lee.sangeon@joongang.co.kr


이상언의 '더 모닝'을 e-메일로 받아보세요.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뉴스 모닝콜을 드립니다.

이상언의 '더 모닝' 구독신청



이상언의 '더 모닝' 뉴스레터를 놓치셨나요?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이상언의 '더 모닝' 목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지난 뉴스레터 바로가기



오늘 뉴스레터가 좋으셨다면 이상언의 '더 모닝' 구독 페이지를 공유해주세요.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오피니언 , 정치 , 경제 , 문화 , 라이프스타일까지!
관심 분야의 뉴스레터를 편하게 받아보세요.

더 많은 뉴스레터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