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규제개혁 선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규제 타파' 약속, 30년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한 이재명, 윤석열 후보. 임현동 기자

“규제개혁이 없으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습니다. 불합리한 제도와 절차에 묶여서 우리 사회의 발전이 늦추어진다면, 우리는 21세기의 중심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경제 분야의 ‘덩어리 정책 규제’에 대해서는 경제 부총리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여 하나하나 개혁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랍니다. 개혁 시범 부처가 되기로 선언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과감한 규제개혁의 좋은 모범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1996년 5월 14일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계화 추진 보고’라는 이름의 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25년이 지났습니다. ‘시범 부처가 되기로 선언’했다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과연 좋은 모범이 됐는지 의문입니다.

“금년 말까지 모든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여 경제행정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고, 아울러 사회적, 정책적 규제는 규제의 수단과 기준도 합리화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규제개혁을 통하여 정부의 시장 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민간의 경쟁을 촉진시켜 나감으로써 경제 활동의 자율성을 신장하고 국민의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1998년 시정연설에서.

“규제개혁을 획기적으로 추진하여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기존의 8,700여 개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주요 덩어리 규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규제개혁의 성과를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2004년 시정연설에서.

“새 정부는 이미 규제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철저한 현장 확인을 거쳐서,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풀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표준에 맞지 않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는 과감하게 폐지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2008년 국회 개원 연설에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규제개혁뿐입니다.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를 반드시 혁파하겠습니다. 한 건 한 건씩 하는 규제 개선을 넘어 앞으로는 규제의 시스템 자체를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만큼의 기존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토록 하는 규제총량제를 도입하여 규제가 늘어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고 남아 있는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2014년 2월 ‘경제 혁신 대국민 담화’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한 말입니다. 규제개혁 의지가 선명합니다. 제왕적 권한을 가졌다는 한국의 대통령들이 예외 없이 선언하고, 장담했으니 지금 이 나라는 불합리하고 낡은 규제를 찾기 어려운 곳이 됐어야 합니다. 그런데 2021년의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규제 타파’를 외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 등 과거 대통령이 썼던 표현들이 고스란히 다시 등장합니다.

국민은 정치인의 규제개혁 약속을 쉽게 믿지 않습니다. 결과는 언제나 신통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지가 아니라 방법을 제시해야 믿음을 얻습니다. 대통령 직속으로 ‘규제 레드팀’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새 정책과 법률의 부작용을 과감하게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조직을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를 향해 쓴소리 잘하는 산업계 인사나 경제 전문가를 넣어서 말입니다. 그런 기구가 있었다면 개정 임대차보호법처럼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기는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었을 듯합니다.

‘규제 공화국’ 건설에 언론의 책임도 큽니다. 종종 후배 기자들에게 “기사 끝에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 당국의 개입이 시급하다는 식의 막연한 전문가 코멘트를 넣지 말자”고 말합니다. 저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큰 사건이 하나 터지면 법이 하나 새로 생기거나 고쳐집니다. 물론 필요한 때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근본적 문제 해결보다는 감시, 규제, 처벌의 강화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한국시리즈 승리 뒤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한 말(11월 22일 자 조선일보 인터뷰)이 떠오릅니다. “제가 운동 방식과 사생활 간섭, 잦은 선수단 미팅, 휴식 눈치 주기 등을 싫어 했어요. 그래서 KT 선수단에 딱 반대로 했죠. 팀 내 파벌을 조장하거나 지도자에게 항명하는 ‘썩은 사과’ 선수는 걸러냈고요. 올해 선수들이 너무 믿어줘서 ‘감독님 무섭다, 겁난다’ 소리를 종종 하더라고요.” 최소한의 규제와 최대한의 자율성 부여가 우승의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어제 ‘중앙포럼’에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규제개혁을 선언했습니다.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그 뜻을 실현할 구체적 수단을 꼭 갖추기를 기대합니다. 두 후보의 약속을 기록해 둔 기사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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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rning's pick

1. 신임 순경 재교육 실시

지난해와 올해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한 신임 순경 1만명을 대상으로 재교육이 실시됩니다. 전에 없던 일입니다. 대상은 중앙경찰학교 입교 시기를 기준으로 300기부터 307기까지입니다. 300기는 2019년 9월 입교해 4개월간 기초교육을 받았습니다. 307기 지난 5월에 입교해 9월부터 현장에 배치됐습니다. 재교육은 테이저건과 권총 사격, 체포술 등 물리력 행사 훈련 등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소속 경찰청에서 3일 정도 교육을 받는다는데, 그 정도로 현장 대응 능력이 갖춰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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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윤석열 선대위 '개문발차'

어제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서울 도심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윤 후보가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아 달라고 다시 부탁을 했으나 김 전 위원장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단 김 전 위원장 없이 선대위는 개문발차한다.” 윤 후보 측 인사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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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측근을 보라"

‘첫 번째 조건은 관대함이다. 인간의 역사를 뒤돌아보건대 왕중왕으로 칭송받는 사람들은 관대한 왕들이었다.’ ‘두 번째 조건은 좋은 측근들이다. 측근들은 지혜로운 사람들이어야 한다. 즉 자기가 모시는 사람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현실을 인식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조언해야 한다. 역대 패망한 왕들은 아부꾼들을 측근으로 두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대중심리와 거리가 먼 행동을 함으로써 스스로 몰락의 길을 갔다.’ 홍성남 신부가 ‘속풀이처방’ 칼럼에서 제시한 좋은 지도자의 필수 요소입니다.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왕이 될 만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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