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어린 사람 디에고 리카르도의 사망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는 사인 요구를 거절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바에서 나오다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의 첫 장면은 이 앵커 멘트가 TV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때는 2027년. 뉴스가 사망 소식을 전한 ‘지구에서 가장 어린’ 디에고의 수명은 18세 4개월이었습니다. 그러니까 2009년의 디에고 탄생 이후부터 그때까지 지구에서 단 한 명의 사람도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인체 변화 때문에 인류가 더는 후손을 가질 수 없는 세계, 즉 미래가 없는 세상이 이 영화의 배경입니다. 스크린에는 이런 대사가 흐릅니다.

“나는 내가 마지막으로 희망이란 것을 품었던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리고 다른 사람이 희망을 가진 모습을 본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어.”
“불임이 치료된다 해도 늦었어요. 이미 세상이 다 썪었으니까. 불임 사태 이전부터 이미 다 늦었죠.”
“놀이터의 소음이 사라지면서 절망이 찾아왔죠. 참 이상했죠. 아이들의 목소리가 없는 세상이. 난 마지막을 봤어요.”

영화 ‘그래비티’와 ‘로마'로 두 차례 오스카 감독상을 받은 멕시코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칠드런 오브 맨’을 세상에 내놓은 것은 15년 전인 2006년이었습니다. 극단적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렸습니다. 다행히도 인류에게 그런 끔찍한 일이 닥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영화는 새 생명이 계속 태어나는 것이 기적 같은 축복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독자들께 배달된 중앙일보를 미리 보며 이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1면에 ‘한국 잠재성장률 0.8% 전망, OECD국 꼴찌’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30년에 0%대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추락의 핵심 원인은 저출산입니다. 이 기사는 2면 아래로 이어집니다. 3면에는 ‘IMF ‘한국 나랏빚 증가 속도 35개국 중 1위…선진국 지출 조이기와 정반대’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4면의 기사에는 ‘20대는 이 후보 16.2%, 윤 후보 16.7%, 지지 후보 없음 비율은 20대 29.8%’라는 여론조사가 담겨 있습니다.

뒤편 오피니언 면에는 ‘20대에게 인기 없는 두 후보의 대결’(고현곤 칼럼), ‘청년에 인기 없는 이재명 윤석열의 2030 전략 ‘스우파’에 답 있다’(안혜리 논설위원이 간다), ‘잠재성장률 0.8%, 한국 경제의 암담한 앞날’(사설) 등의 제목이 보입니다.

초저출산 현상은 악화 길로 계속 치닫고 있고, 나랏빚은 계속 불어나 후세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는데, 당사자인 청년들에게 이런 현실을 타개할 새로운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암울한 현실이 신문 지면에 펼쳐졌습니다. 여기에 20대의 68%가 반대하는(KSOI 여론조사)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관련한 정부와 여당 대선 후보의 갈등을 전하는 기사까지 있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인간관계를 포기한 ‘5포’에 꿈과 희망까지 얹은 ‘7포세대’가 등장했습니다. ‘헬조선’이라는 글귀가 쓰인 푯말을 들고 청년들이 거리에 나왔던 때로부터 5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주거와 일자리 문제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주거 문제는 정말 심각해졌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달라지겠지’라는 기대도 당연히 줄었습니다. 두 대선 후보가 나는 지금 어디에 서서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젊은이들이 새 생명을 잉태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합니다.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공포스러운 진실입니다.

초저출산이 우리 경제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1면 기사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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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rning's pick

1. 김종인의 윤 캠프 구상

<국민의힘 복수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캠프를 전면 해체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과거 굵직한 정치 국면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할 때마다 ‘전권’을 강조해왔다. (중략)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정치인 입장에선 가까운 사람을 임명하면 그만인 직책의 인선에도 신중을 기하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스타일”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제외해야 할 사람과 포함돼야 할 사람 등 대략적인 구상을 이미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석열 후보 선거 캠프 구성 전망을 짚은 기사의 한 대목입니다. 윤 후보가 어떤 사람들을 옆에 두느냐, 그 자체가 유권자에게는 중요한 ‘메시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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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쇠팔’ 최동원 다큐 개봉

10년전에 작고한 투수 최동원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1984 최동원’이 11일에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1984년 가을 한국 시리즈 7차전 중 5경기에 등판해 4승을 거두며 롯데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끈 ‘전설’이 기록 영상과 동료 인터뷰를 통해 조명됩니다. 그의 백 넘버 11에 맞춰 개봉일이 정해졌습니다. 내레이션은 자이언츠 팬인 배우 조진웅이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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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군용 요소수도 동원

<군 관계자는 “설령 현재 군이 가진 운영 물자를 푼다손 쳐도 그 분량이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2016년 이후 생산된 군용 트럭에서만 쓰는 요소수 일부를 내준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시장에 주는 효과는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소수 품귀 사태로 민심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쇼를 하는데 군을 동원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요소수 사태 해결에 군의 비축분까지 동원하려는 정부 움직임을 포착한 기사에 실린 군 관계자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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