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주말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줄 뉴스레터 서비스 ‘문화 비타민’입니다. 매주 금요일 음악ㆍ방송ㆍ영화ㆍ문학ㆍ미술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놓치면 아쉬울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는 클래식 음악을 담당하는 류태형 객원기자의 이야기입니다.


융합하는 콘서트... 미술과 음악의 행복한 마리아주

3월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갤러리 파운드리서울에서 연주하고 있는 KBS교향악단 단원들. 사진 KBS교향악단

비주얼 시대, 문자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세대들이 주류여서일까요. 코로나 기간 동안 암울한 무채색이었던 클래식 공연에 봄날의 화사함과 향기가 스며들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비주얼과 사운드, 미술과 음악의 결합이 두드러지는 경향입니다.

지난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선남선녀처럼 미술과 음악이 만났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갤러리인 파운드리 서울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후원자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였죠.

페르난도 갈바오(29)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Oyster Dream’이 열리는 갤러리에서 권민지(제2바이올린 수석), 이조해(제2바이올린 단원), 진덕(비올라 수석), 윤여훈(첼로 부수석) 등 단원들이 현악 4중주를 꾸며 연주했습니다. 브라질 출신의 갈바오는 생물학, 해부학에 대한 관심으로 미래 생태계를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린 회화, 설치, 조각, 영상 작업으로 유명합니다.

볼컴 ‘우아한 유령’, 패르트 ‘프라트레스’, 드뷔시 현악 4중주 3악장과 4악장을 연주했습니다. 앙코르로 갈바오가 직접 선곡한 에릭 사티 짐노페디 1번이 울려 퍼졌습니다. 관객들은 작품들을 눈으로 보며 멋진 음악을 들었습니다.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운 경험이었을 겁니다.

원색적인 색채가 도드라진 작품들 속에서 음악은 빈 자리를 채우며 생동감을 부여했습니다. KBS교향악단 손대승 단장은 “갤러리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사된 음악회다. 관객들의 만족도도 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퇴근길 토크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인상주의 : 빛과 바람의 순간, 색채의 마법을 담다’를 마련했습니다. 4월 27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서울시향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가 지휘봉을 잡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