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지리뷰, 네 번째 레터입니다.

민지리뷰는 매주 금요일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아 여러분을 찾아가고 있어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힙한 것들만 모아 모아, 민지들이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도록요.

아, '민지'는 민지리뷰를 읽고 계시는 MZ세대를 말해요. 바로 여러분이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고, 이를 위한 가치 소비를 하는 멋진 사람들이요. 민지리뷰팀은 이런 여러분들을 위해 MZ세대가 집중해야 할 트렌드와 민지크루가 직접 쓴 세상의 힙한 것들에 대한 생생한 리뷰를 보내드려요. 읽을수록 힙해지는 민지리뷰, 금요일 퇴근길 딱 5분만 집중해 주세요.



네 번째 이야기

이 시대의 힙플레이스=경험의 공간

이번 주 SNS가 들썩들썩합니다. 새로움과 혁신으로 무장한 멋진 힙플레이스가 몇 개나 오픈했기 때문이죠.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여러분은 어떤 공간이 힙플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무언 가를 보여주는 곳?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곳?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티브한 요소들이 있는 곳? 나를, 나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곳? 가장 단순하게는 힙한 브랜드가 있는 곳?

각자의 취향과 생각에 따라 힙플에 대한 정의는 달라져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철학’과 ‘경험’이에요. 공간을 만든 사람(혹은 브랜드)가 보여주려는 철학, 그리고 방문자가 이것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떤 생각이 남느냐가 중요하죠.

지금의 가장 힙한 브랜딩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콘텐츠화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거예요. 이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직접 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고요. 브랜드=철학=콘텐츠=경험. 이 네 가지 키워드를 연동시키는 게 가장 힙한 브랜드의 플레이(play)이고, 세계적인 마켓 트렌드랍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주 오픈한 브랜드 공간들은 이런 힙플레이스의 공식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브랜드를 익히게 한다’는 명제를 너무나 잘 구현해낸 것은 물론, 제품 하나 없이 브랜드의 철학을 전달하거나 디지털 게임을 현실로 가져와 제품과 연결시켜요. 힙한 공간 트렌드, 브랜딩에 관심 많은 민지라면 반드시 눈 여겨봐야 할 곳들,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제품은 1개도 안 보여주는 브랜드 팝업?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일까.’ 지금 세계 패션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 중 하나인 보테가 베네타가 만든 공간 'THE MAZE'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먼저 장소부터 특이해요.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의 주차장 한 켠. 이 호텔에서 가장 눈에 안 띄는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곳에 정글짐 같기도, 동물원 철장 같기도 한 초록색 대형 미로를 만들었어요. 미로의 중앙엔 부드러운 에코 퍼 장식이 가득 찬 작은 방이 하나 있는데, 이곳에 바로 2021 가을 컬렉션의 피스들을 상징하는 코드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무엇보다 가장 특이한 건 그 어디에도 제품을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제품 없는 브랜드 공간이라니. 아무리 아트 인스톨레이션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본적 없는 혁신적인 공간 컨셉임은 분명해요. 제품을 통해서가 아닌,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 이게 바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의 기획 의도였기 때문이죠. 보테가 그린이라 부르는 ‘파라킷’ 컬러로 칠한 거대한 삼각형 구조 미로에선 아무도 “어디로, 어떻게 가야한다”고 알려주지 않아요. 스태프는 입구와 출구가 어디인지만 알려줄 뿐, 들어가서 어느 길을 선택하고 걸어갈 것인지는 자신이 직접 찾아가야 해요.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알아서 해석하게 하고 싶다는 다니엘 리의 의도가 놀랍습니다. ~10월 17일까지.

이곳의 힘 : 공간을 경험하고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5~10분. 하지만 여운은 그 어느 팝업보다 길게 남음.


코로나 19로 잃어버린 여행을 찾아서방구석에, 베란다에, 혹은 창고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캐리어를 볼 때마다 여행이 그리워지는데요. 이런 민지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공간이 생겼어요.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여행의 기억과 흥분을 경험하게 하는 캐리어 브랜드 리모와 전시 <여행은 한 권의 책이다>가 열리는 공간입니다.

1940~80년대 생산된 리모와의 레트로한 캐리어부터 팝가수 리한나, 싱어송라이터 패티 스미스와 스포츠 스타 르브론 제임스, 로저 페더러가 함께한 브랜드 캠페인을 보여주는 공간인데, 이런 전시 공간이 생긴 건 한국이 처음이라고 해요. 캐리어와 함께 몸을 실었던 기차와 기차역을 지나, 패티 스미스의 시가 조명으로 새겨지는 어두운 터널을 걷는 동안 새로운 여행의 경험을 즐기게 됩니다. ~10월 12일까지.

이곳의 힘 :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진 공통된 결핍의 경험을 정조준. '한국' 캐리어 스티커는 '한국 사람'의 애정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굿즈 전략.


디지털 슈팅 게임 파크라이6의 현실 공간

이번엔 디지털 게임을 현실 세계로 가져온 공간입니다. 스위스 워치 브랜드 해밀턴은 영화를 모티프로 광고와 마케팅 플레이를 하기로 유명해요. 그런데 이번엔 1인칭 슈팅 게임 파크라이6와의 콜라보를 진행했고, 이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서울 압구정동에 열었습니다. 파크라이6의 배경인 카리브해 야라섬을 옮겨 온 듯한 야생 식물이 가득한 공간에서 게임 주인공 다니 로하스가 되어, 군용 시계의 DNA를 가진 해밀턴의 카키 필드 티타늄 오토매틱을 구경하고 착용해보는 미션을 수행해요. 이 과정에서 이 공간은 시계 브랜드의 팝업이 아닌, 게임을 즐기는 오락실이 되어 버려요. ~10월 13일까지.

이곳의 힘 : 게임을 즐기듯 공간과 제품을 즐기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용한 공간 컨셉.



경험의 공간에 대한 생생한 리뷰기

옷? 아니, 우린 경험을 판다 : 아르켓 신사

H&M 그룹의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콕 집어 신사동 가로수길에 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이곳은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3층에 이르기까지 기존 패션 브랜드의 매장과는 사뭇 다른 경험을 제공해요. 매장 안은 여유롭고 모든 제품은 군더더기 없죠. 매장 내 비건 카페에서의 커피타임은 북유럽의 어느 카페의 한적함까지 담아내니… 패스트패션 매장의 분주한 브랜드 경험에 지친 민지라면 이곳의 슬로우 브랜드 경험을 만끽하길!


브랜드를 오감으로 경험하게 만든 공간 : 하우스 도산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화제였죠. 여기는 매장인가, 미술관인가. 거대한 설치 작품과 키네틱 로봇에 미술관인가 싶다가도 선글라스와 안경이 가득한 진열대가 나타나요. 맨 윗층 뷰티 공간은 너무 모던해요. 지하 카페에서 만나는 실험적인 비주얼의 디저트는 이곳의 화룡점정. 국내 굴지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의 모습입니다. 브랜드를 오감으로 느끼게 하는 독특한 곳. 낯설지만 매력적인 경험은 늘 엄지 척. 리뷰가 궁금하면 아래 버튼 클릭!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금요일, 지금 힙한 아이템들만 콕콕 짚어 다시 찾아갈게요. 그럼 그때까지 모두들 건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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