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 백신을 접종하셨는지요? 오늘은 자그마한 특종 하나 전합니다. 교차 접종 얘기입니다. 50세 이상이라면 교차접종 할 수도 있고, AZ으로 2차 접종할 수도 있습니다. 교차접종 선택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시지요? 압도적입니다. 주변에도 많으니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 듯합니다. 50세 미만은 의무적으로 교차 접종하셔야 합니다.  
 
지난 4,5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의 대부분이 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1~3일 AZ을 접종한 50세 이상 41만 7604명에게 교차 접종 의사를 문자로 타진한 결과, AZ을 2차에 맞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1만8959명(4.5%)에 불과했다. 
 
50세 미만 교차 접종 대상자는 34만2396명이다. 정부의 AZ 접종 금지 연령 변경(30세 미만→50세 미만)에 따라 2차에는 반드시 화이자를 맞아야 한다. AZ 선택권이 없다. 화이자를 거부하면 백신 접종 거부로 처리돼 순번이 맨 뒤로 밀린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교차 접종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AZ-AZ 접종보다 우수하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잇따르면서 교차 접종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AZ에 대한 막연한 불신, 화이자 선호 현상도 압도적 교차 접종 선택의 밑거름이 됐다. 
 
교차 접종이 순탄하게 풀리면서 정부의 백신 정책이 또 한고비를 넘게 됐다. 교차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으면 정부의 백신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교차 접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백신 도입이 늦어지면서 손에 쥐고 있는 백신의 대부분이 AZ이었다. 그래서 2차 물량을 끌어다 1차 접종자를 늘렸다. 2차분이 부족하자 교차 접종을 선택했다. 정식 백신 정책으로 교차 접종을 시행한 거의 유일한 나라이다. 절박한 선택이었지만 다행히 국민이 잘 따라주면서 순항하게 됐다. 질병관리청은 이런 점을 걱정해 교차 접종 선택을 주저했지만, 거부자가 4.5%에 불과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유럽의 교차 접종은 우리와 동기가 다르다. 1차에 AZ을 맞히던 중 희귀혈전증이 확인되면서 접종을 중단했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는 AZ을 포기했다. 상당수 서유럽 국가들은 50세 미만은 맞지 못하게 제한했다. 그래서 화이자 교차 접종이 나왔다.  
 
한국이 지난달 20일 교차 접종 카드를 선택할 꺼낼 무렵 영국·독일·이탈리아 등에서 교차 접종의 효과가 AZ-AZ 접종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난달 25일 세계적인 의학 전문지 '란셋'에서 교차 접종의 효과가 훨씬 좋다는 연구 논문이 실리면서 긴가민가하던 분위기를 상당히 돌려놨다. 물론 완벽하게 검증된 건 아니다. 그런데도 교차 접종을 압도적으로 선택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교차 접종은 잘 선택한 정책이다. 백신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건데, 효과가 좋다는 외국 논문이 잇따르면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교차 접종이 델타 변이(인도에서 유래한 변이) 예방에도 좋다고 알려진 것도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어찌 보면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꼴로 볼 수 있다.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60~74세 아스트라제네카 대상자 중 예약을 하지 않은 고령자(166만명)에게 접종할 기회를 주는 게 맞다"며 "이들은 AZ의 혈전증 우려 때문에 망설이다 예약 시기를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들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다. 이들을 맨 뒤에 접종하는 것은 인도주의에 어긋나고 사망률 감소라는 방역 정책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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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기자생활 중 복지담당 21년의 지식을 나눌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