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알토스벤처스란 회사, 들어보셨나요? 낯설다면, 쿠팡, 배민(배달의민족), 토스는요? 이미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들이죠. 이들 스타트업에 모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이 바로 알토스벤처스입니다. 스타트업 창업가들 사이에선 투자받고 싶은 VC로 꼽히는 곳이죠. 알토스벤처스 한 킴 대표를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요, 이 질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VC는 왜 명문대 출신 창업가를 좋아하나요?”

스타트업계에 명문대 출신 창업가가 많기도 했지만, 투자사들 역시 그런 창업가를 유독 더 좋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명문대 출신이 많기는 창업계나 VC업계나 다 마찬가지여서 서로 형, 동생 하면서 끌어주고 밀어주는 것 같기도 했고요. 한 킴 대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명문대 출신이라고 더 똑똑하거나, 창업가로서 역량이 더 뛰어나진 않습니다. 그건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학력보다 경력이 더 중요하고요. 그럼에도 명문대 출신이라는 게 주는 정보가 하나 있어요. 자기통제력이 있다는 거죠.”

놀고 싶다는 욕망을 누르고, 공부라는 하기 싫은 걸 끝까지 밀어붙여 봤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통해 성취(명문대)를 이뤄봤다는 거죠. 그 말을 들으면서 학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지식이나 능력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자기통제력을 배우는 곳이 학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학교 함부로 그만두지 말라”고 말하는 송혜교 홈스쿨링생활백서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한 킴 대표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송 대표는 방학 때 흐트러지지 않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학교에 다니는 편이 훨씬 낫다고 했죠. 송 대표 역시 자기통제력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없으면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말은, 학교는 그걸 배우는 곳이라는 말이죠.

책가방 메고 현관을 나서는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와”라는 말 대신 “학교생활 잘하고 와”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학교 밖 공부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1편에선 비인가 혁신 학교 거꾸로캠퍼스를 운영하며 교육 실험을 하는 최명길 대표를 만났고, 2편에선 제주에서 다섯 아이를 홈스쿨링으로 키우고 있는 김정아 씨를 만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난 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떠나 홈스쿨러로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서비스를 만든 홈스쿨링생활백서 송혜교 대표입니다.

저희가 이 시리즈를 준비한 건 학교가 존재 이유를 의심받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은 화이트칼라를 위협했습니다. 기계의 등장으로 블루칼라가 일자리를 잃었듯 화이트칼라도 같은 위기에 처했죠. 화이트칼라를 기르는 데 최적화된 교육 시스템, 학교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던 차에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학교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죠.

기업이, 산업이, 그리고 마침내 사회가 학교의 의미를 묻고 있습니다. 학교는 어때야 하는지,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말입니다. 이 질문을 일찍이 던진 이들은 학교를 떠나기도 했죠. 이번 인터뷰 시리즈는 먼저 학교를 떠난 이들을 통해 ‘학교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보자는 거창하고도 소박한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여정에서 어렴풋하게나마 그 답을 찾은 것 같아요. 그게 뭐냐고요? 송혜교 대표의 말에 귀 기울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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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양육자에겐 두 가지 의미에서 힘든 일입니다. 아이가 아파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 힘이 들죠. 대신 아프고 싶을 정도로요. 이보다 더 힘든 건 죄책감일 겁니다. 혹시 아이가 아픈 게 나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양육자라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감정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이번에 상담을 의뢰한 분은 뇌가 아픈, 정확하게는 뇌에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입니다. 상담자분은 긴 고민 끝에 이혼을 선택했는데, 혹시 그것 때문에 아이가 자해하며 힘들어하는 게 아닌가 자책하고 있었어요. 신의진 교수는 이렇게 말했죠.

“자책하지 마세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까요.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아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버텨야 해요. 그러면 아이는 반드시 좋아집니다. 보통의 아이와 다른 속도와 모양으로 자랄 뿐이거든요.”

신의진 교수는 틱 장애를 가진 아들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했던 아들은 대학도 가고, 군대도 다녀왔다고요.

“큰 아이를 낳기 전까진 마음먹으면 안되는 게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아이를 기르면서 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어요. 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처음 깨달은 거예요.”

유아차를 밀고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던 날, 고작 3단짜리 계단 앞에서 느꼈던 무력감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양육자가 되는 순간 사회적 약자가 됩니다. 하물며 아픈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는 어떠할까요? 세상의 모든 양육자에게 위로를 건네는 이번 상담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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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 어떻게 고르시나요? 독서로 들어가는 가장 큰 난관이 바로 이 겁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말이요. 읽을 책을 선정하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입니다. 저희가 그림책 리뷰를 시작한 이유기도 하죠.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해주는 책이야말로 실패할 확률이 낮으니까요(부디 저희가 믿을 만한 사람이길 바라봅니다).

오늘 소개할 『샬롯의 거미줄』도 추천을 받은 셈입니다. 믿을 만한 사람한테서요. ‘추천을 받았다’고 하지 않고 ‘받은 셈’이라고 쓴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책을 믿을 만한 책에서 발견했거든요. 그것도 두 권의 책에서요. 미 애리조나주립대 신디 조지스 교수의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과 빅민근독서치료연구소 박민근 소장의 『시냅스 독서법』입니다.

읽어보니 추천할 만 했습니다. 판매 부수도 증명하죠. 1952년 출판된 『샬롯의 거미줄』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500만부 이상 팔렸습니다. 국내에서도 2016년 100쇄 돌파 기념으로 한정판 책이 나왔을 정도고요. 미국 국적이거나 미국 거주 작가에게 주어지는, 그래서 미국판 아동문학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뉴베리상을 받은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리면 그래도 책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책이 길지 않아 양육자가 먼저 읽어보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희가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책을 꾸준히 추천하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고학년용 책은 출판사에서도 열과 성을 다해 책을 내지 않는다고 해요.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책을 내도 안 팔린대요. 이점에서도 『샬롯의 거미줄』은 추천할만한 이유가 충분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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