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2021.7.9 #126 언박싱
안녕하세요,

오늘은 금요 팩플 설문언박싱입니다! 지난 화요일에 드린 ‘메타버스 승차권, 어느 게임사가 샀다고?’ 레터를 작성한 박민제 기자의 취재후기를 먼저 전해드립니다. 

2년 전 8월 독일 쾰른서 열린 게임쇼 '게임스컴'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1100개 넘는 게임사가 차린 부스 규모만큼 놀라웠던 것은 어마어마한 참가 인파였습니다. 주최 측 집계 기준 37만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인구 100만의 도시 쾰른은 전시회 기간 동안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그야말로 흥이 넘쳤습니다. 

특이한 점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는 점이에요. 주요 게임사 신작 체험 부스 곳곳에는 아들, 딸과 함께 줄 서있는 부모님들이 많았습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나란히 조이스틱을 잡고 게임하는 가족들의 표정이 정말 행복해보였습니다. ‘게임=문화’라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아니었나 싶어요. 

서구권에선 게임이 번듯한 취미로 대접받지만 국내에선 게임에 대한 시선이 좀 차가운 편이죠. 게임 때문에 자녀에게 언성 한 번 높여보지 않은 부모님이 드물 겁니다. 도입후 10년 내내 논란 중인 게임 셧다운제는 국가가 청소년들의 ‘밤샘 게임’을 막겠다는 취지로 생겼고요. 어른용 게임에도 부정적 인식이 많습니다. 수억 원을 들여야 얻을 수 있는 게임 내 아이템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재미·취미로서의 게임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던집니다. 올해 초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게임업계 전체가 시끄러웠던 것도 선을 넘나드는 게임들에 대한 불만이 터진 측면이 있지요. 국내 게임사 대표 장르인 MMORPG의 경우 비즈니스 측면에서 새로운 혁신을 찾아야한다는 시대적 요구도 있는거 같구요.

이 모든 게, 이번 레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0% 이상이 ‘한국 게임사가 변해야 한다’고 답하신 배경입니다. 게임이 문화·취미로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주신 게 아닐까요? 

자 그럼 이제 설문 결과를 보러 가시죠. 

아 참, 이번 레터 리뷰에 메타버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내용을 남기신 분들이 계셨는데 호옥시 못보셨다면 지난 4월 1일 발행된 팩플레터 ‘메타버스의 미래는 ○○○○○이다’를 추천드려요. 글로벌 2억명이 쓰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네이버Z)의 김대욱 공동대표 인터뷰입니다. 피드백, 리뷰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26. "OO엔 죄가 없다"는 韓 게임사, 변해야할까요?
지난 팩플레터(2021.7.6)에선, 한국 게임사가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집중하는 전략을 어떻게 보시는지 여쭤봤어요.  ‘메타버스 승차권, 어느 게임사가 샀다고?’

73.8%가 '변해야 한다'고 답변하셨습니다.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보신 분은 26.2%에 그쳤습니다.  자세한 이유를 살펴보시죠.



한국 게임사들이 변해야 한다고 보신 분들은 게임산업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많이 꼽았습니다. 38.7%'PC나 모바일 이후 메타버스 등 플랫폼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를 택해주셨어요. 실제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메타버스가 인터넷, 모바일의 뒤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죠. 

두번째로 많은 응답은 30.6%가 택해주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커서'였습니다. 올 상반기엔 확률형 아이템 게임의 공정성, 지나치게 희박한 확률에 대한 문제제기가 크게 있었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지난 5월 모든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규제 개선안을 냈지만 부정적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세 번째로 많았던 답변은 'MMORPG 시장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서'(22.6%)였습니다. 성장을 위해선 보다 다양한 장르를 택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제페토나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경쟁해야 해서'를 택한 분은 6.5%였습니다. 

다음으로, 한국 게임사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보신 분들의 이유입니다. 

36.4%'인기 게임의 지식재산권(IP)사업이 가능해서'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IP를 보유한 게임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대표적이죠. 크래프톤은 다음달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존 게임사보다 꽤 높게 자신의 가치를 평가했는데요. 이견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IP를 가졌으니 그럴만 하다는 호의적인 평가도 많았습니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십년 가까이 키워온 IP의 힘 덕분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 게임사가 MMORPG 한우물을 파는 것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보신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 많은 답변은 31.8%가 택하신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게 효율적이라서'였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장르, 가장 검증된 장르를 택하는 것이 사업적으로는 맞다는 의미겠죠. '확률형 아이템같은 수익화 모델(BM)이 확실히 자리잡아서'(18.2%), 'MMORPG장르의 인기가 계속될 것 같아서'(13.6%)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엔 설문조사와는 별도로 실제 MMORPG를 개발해온 게임사들에도 같은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공통된 답변은 '장르엔 죄가 없다' 였습니다.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문제 있는 수익모델(확률형 아이템)은 바꿔야하겠지만 'MMORPG=확률형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에 MMORPG 자체를 한국 게임사가 너무 많이 만든다는 비판엔 동의할 수 없다. 한국 게임사들이 가장 잘하고 가장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분야이고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이 남은 장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게임 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모험이 가능했던 초기와 달리 많은 자본이 몰리다 보니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건 당연하고, 한국 게임사엔 그게 MMORPG다. 그럼에도 팩플팀이 취재한 것처럼 샌드박스 장르 등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게임사가 국내에서 나온다는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설문 결과와 이에 대한 게임사들의 입장까지 함께 전해드렸는데요. 어떠신
가요? 한국 게임의 미래, 밝아보이시나요? 팩플이 꾸준히 취재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