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은 오늘의 한 끼로부터 시작됩니다

요리레터 다섯 번째는 '비건(Vegan)'으로 시작합니다. 최근 건강이나 환경 등을 이유로 비건에 도전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요. 먼저 비건 라이프를 실천한 분들의 도전 팁부터, 비건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 그리고 레시피까지 소개할게요.


오늘의 이야기

고기, 달걀에 이어 해산물까지 대체 식재료의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네슬레의 식물성 새우. 사진 네슬레 홈페이지.


"저뿐만 아니라 현대인은 자리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잖아요. 그래서, 점심을 무겁게 먹으면 식곤증이 오고 속도 더부룩한데, 비건식을 먹으면 속이 편하더라고요."

책 <플렉시테리언, 때때로 비건>을 기획한 안혜진 에디터의 말은 난생처음, 저에게 '일주일에 하루 정도, 혹은 하루에 한 끼는 비건으로 살아볼까'라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고백하면, '우울할 땐 고기 앞으로' 달려가는 삶을 살아온 저는 한 번도, 비건의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기름기가 많은 고기를 먹거나 과하게 먹었다 싶은 날이면 어김없이 속이 불편하더라고요. '건강하게 먹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던 무렵, 듣게 된 안 에디터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이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비건식을 찾아 먹거나 해 먹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비건 도전은 거창하게 환경이나 윤리의 목적이 아닌 저 자신을 위하는 데서 시작됐죠.

솔직히 이전의 저는 '비건 라이프 = 불편하다'고 생각했어요. 비건을 실천하려면, 매일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샐러드만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이죠. 그런데 제 편견과 달리 세상은 바뀌어있더라고요. 카페에서는 라떼를 주문할 때 우유 대신 두유나 귀리 우유를 요구할 수 있고, 고기 대신 대체육이나 비건 햄을 넣은 파니니나 샌드위치도 팔죠. 버터나 달걀을 넣지 않은 비건빵부터, 채소로 육수를 낸 마라탕까지,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게 됐죠. 고기를 대신할, 대체육에 이어 최근엔 생선이나 새우 같은 해산물을 대체하는 대체 해산물까지, 속속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만큼, 앞으로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지겠죠.

대체육을 넣은 투썸플레이스 더블 머쉬룸 파니니. 일반 치즈를 사용하는 만큼 유제품 섭취를 허용하는 락토 베지테리언에게 추천하는 메뉴.


이같이 비건을 트렌드로 끌어낸 주역은 가치소비를 실천하는 MZ세대인데요. 환경과 지속가능성한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비건 라이프는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죠. 실제로,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 따르면 MZ세대 900명을 조사한 결과 "환경을 위해 음식식사와 관련한 습관을 바꾼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95.6%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조사 대상의 27.4%는 "채식과 육식을 병행하는 간헐적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고요.

그렇다면 정말 비건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6.5%에 달하는데요. 이중에서 육류 제품과 관련된 부분의 비중은 61%가 넘고요. 동물의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나 콩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물을 소모되기 때문이죠. 비건 여행 정보 공유 서비스 'Couldvegan'을 운영하는 윤혜지 대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앞으로 더 다가올 환경 문제를 해결할 쉽고 강력한 방법은 많은 사람이 직접 채식을 먹는 것"이라며 "매일, 매끼 채식을 먹기 어렵지만 이런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우리의 삶이 조금 더 건강하게 지속할 것이다"고 강조합니다.

여전히, 비건이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윤 대표의 조언이 도움이 되실 거예요.

"비건을 처음 시작한다면, 자신에게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세요. '나는 커피를 좋아해서 매일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데, 적어도 텀블러를 갖고 다니면서 플라스틱을 줄여야지' '나는 고기를 좋아하는데, 적어도 월요일 만큼은 고기를 먹지 않는 연습을 해봐야지!' '나는 라떼를 좋아하는데, 우유가 아닌 두유나 오트유로 넣어서 먹어야지!' '나는 맛집 가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주말엔 비건 맛집을 가볼까' 처럼요.


COOKING에서 찾은 비건 레시피

1. 단호박 수프와 감자와플로 차린 '비건 브런치'

가을의 단호박 수프는 비건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 아닐까요. 따뜻하고 고소한 수프 한모금이라면, 파인 다이닝 부럽지 않거든요. 여기에 감자와플을 더해보세요.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책 <플렉시테리언 :때때로 비건>의 저자 김가영 101레시피 실장님이 뉴질랜드의 비건 카페에서 배운 레시피를 본인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인데, 브런치 메뉴로 제격입니다.


2. 환절기 보양식 '우엉들깨탕'

요리연구가 이미경 네츄르먼트 대표님은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스님에게 요리를 배우며 "우엉은 음식이 아니라 약"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셨대요. 그때 배운 우엉들깨탕은,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해요. 우엉과 들깨가루, 버섯, 두부를 넣고 끓여 뽀얗고 고소한 국물맛이 궁금하다면, 도전해 보세요.


3. 메인 요리로 딱! '두부스테이크'

채식 메뉴로 식사를 구성하다보면 메인 요리가 고민인데요. 이때 건강에도 좋고 포만감도 큰 두부로 만든 두부스테이크를 준비해 보세요. 김현경 요리연구가님이 스위스 제네바 대표부에서 만찬요리사로 일할 때 만찬 코스의 메인 메뉴로 선보였는데, "그동안 맛본 베지테리언 메뉴 중 최고였다"는 극찬을 받은, 그 레시피입니다.


더 건강한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번 주 요리레터가 맘에 드셨다면, 친구에게 구독 추천!!!
>> 공유링크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coo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