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알기 아까운 우리 집 레시피를 자랑합니다.

쿠킹의 첫 번째 이벤트 '우리 집 레시피를 자랑하세요'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당첨자에겐 메시지로 개별 연락드립니다. 


테팔 플래티늄 인덕션 프라이팬 세트 당첨자 유*호님 

겁내지 말고 4분! '가지나물무침'

엔지니어로서 34년의 직장 생활을 은퇴하고, 제 2의 인생을 위해 요리 학원에서 요리를 배워 한식조리사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시험은 언제나 자신 있었으니까, 한식조리사 시험도 요령을 잘 익혀 2번 만에 합격했죠.(^^) 하지만, 음식 만드는 것은 제가 평생 해보지 않은 일이었어요. 자격증이 있는 지금도 주방은 집사람 것이죠. 저는 잠깐씩 빌려씁니다.

자랑하고 싶은 우리 집 레시피는 가지나물무침입니다. 어머니가 종종 해 주시던, 입에 배인 음식인데, 집사람은 가지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거의 해주지 않았죠. 그래서 음식 만들기를 시작했을 때, 수퍼에서 예쁜 가지를 사와 유튜브를 보며 가지나물무침을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려웠습니다. 어머니는 참 쉽게(?) 만들어 주셨던 것 같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고민도 했죠. 하지만 도전 끝에 양념이 문제가 아니라 익히는 것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가지나물무침 레시피의 핵심은 '겁내지 않기'입니다. 요리 초보자(요린이)는 항상 너무 과한 것이 문제가 됩니다. 자신감이 없다 보니 너무 익히고, 양념도 많이 넣게 되죠. 요리의 핵심이 조절하고 절제하는 것인데 그걸 못하는 것이죠.

이제 가지나물무침은 다른 음식을 만들어도 늘 내게 지표가 되는 음식입니다. 가지는 좋은 것을 골라 예쁘게 잘라서 딱 4분만 찌는 것. 4분이 되면 겁내지 말고 무조건 불을 끄는 용기와 절제가, 가지나물무침의 핵심이며, 모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입니다.

재료 준비
재료: 가지 2개, 다진 대파 1큰술, 간 마늘 1큰술, 고추 1개
양념 재료: 국간장 1큰술, 액젓 1/2큰술, 매실액 1/2큰술, 참기름, 참깨

만드는 법
① 가지를 깨끗이 씻고, 대파와 마늘을 다지고, 고추는 채 썰어 놓는다.
② 가지는 손가락 길이로 자르고, 4등분한다.
③ 찜기에 물을 넣고 끓으면, 가지를 넣고 딱 4분간 찌고 상온에서 식힌다.
④ 4분을 찌면 껍질과 속은 쫄깃하게 씹히는 느낌이다. 가지는 손으로 쭉쭉 찢어 준다.
⑤ 준비한 대파, 마늘, 고추와 양념을 넣고 가볍게 무친다. 고추가루를 조금 넣어도 좋다. (우리집 어머니 팁) 마지막에 참기름과 참깨를 넣는다.


테팔 세라믹 포스 프라이팬 세트 당첨자 김*선 

엄마가 알려준 첫 레시피 '계란국'

날씨가 이렇게 조금씩 쌀쌀해지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어요. 그 음식 생각만으로도 맛있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줄 것만 같은 그런 음식이요. 고급스럽고, 값비싼 식자재로 만든 음식이 아니더라도, 추억이 남아 있는 그런 음식.

저에겐 바로 엄마가 처음 저에게 알려주셨던 소박한 음식 계란국이에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시작하는 저에게 엄마는 계란국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저에게 그게 엄마의 첫 레시피죠.

바쁜 아침 시간에도 5분이면 만들 수 있어서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엄마가 알려준 뜨끈한 계란국이 생각나고, 그 계란국을 나도 모르게 만들고 있어요. 정말 좋은 메뉴에요. 먹으면서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엄마의 마음을 담아 요리책처럼 친절한 순서와 사진을 담기 어렵지만, 최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적어볼게요.

재료 준비
양파 1/4, 계란 2개, 새우젓, 대파, 버섯

만드는 법
① 냄비에 멸치 20마리와 물 5cc를 넣고 끓여요. 끓이는 동안 거품은 중간중간 건져내고요. 멸치 육수가 완성되면 국간장을 한 숟갈 넣고요.
② 끓인 육수에 양파와 새우젓, 버섯을 넣어 끓여요.
이제 계란을 터뜨려 마구마구 섞어요. 계란을 잘 퍼지고 잘 섞을수록 부드러운 계란국을 맛볼 수 있어요.
엄마의 비법인데요! 우유를 1/3 컵 넣는 거예요. 우유를 넣으면 좀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숟갈, 대파를 썰어 올리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계란국 완성이에요.


테팔 인지니오 옻칠 나무 조리도구 세트 당첨자 이*니 

어린 엄마의 '오징어찌개'

어린 시절 우리집의 대장은 할머니셨어요. 자연스레 모든 메뉴의 선택권 또한 할머니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다 간혹 엄마가 메뉴 선택을 할 수 있는 날이 있었는데 이때 상에 올리시곤 했던 것이 바로 이 오징어찌개였어요.

오징어찌개가 특별해진 건 엄마가 이를 메뉴로 선택한 이유 때문입니다. 엄마는 대학 재학 중 결혼을 했습니다. 캠퍼스커플이었던 남자(지금의 아빠이시죠)와 어찌 어찌하다 외박을 하게 됐고, 그날로 외할머니에게 쫓겨나 결혼을 하게 되었답니다. 경제력이 없었던 어린 부부는 남자의 부모님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했죠.

외할머니에게 미움을 받으며 결혼한 탓에 엄마는 비상금이라고는 10원도 없이 시집살이를 시작했답니다. 다행히도 넉넉했던 시댁 경제 사정 덕에 사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자신도 남편도 돈벌이를 하지 않으니 모든 생활비와 용돈을 시어머니에게 받아 써야 했답니다. 간혹 시어머니가 용돈 주는 것을 깜빡하거나, 혹은 자신이 메뉴를 선택해야할 땐 난감했답니다. 시어머니에게 ‘돈 좀 주세요’라고 말할 숫기가 없었던 어린 며느리가 선택한 메뉴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때마다 두둥- 대안으로 떠오른 게 오징어였답니다.

당시엔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어떤 생선보다 가격이 저렴했고, 또 찌개로 끓여 놓으면 칼칼하니 맛있는 훌륭한 메인 메뉴가 되니까요. 다시마 육수를 내서 오징어와 무, 양념만 한 수저 넣으면 되는 쉬운 찌개라, 요리할 줄 몰랐던 어린 며느리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었던 거죠. 어린 아들 딸도 잘 먹었고요. 후일 엄마에게 그때 왜 오징어찌개를 왜 그리 자주 끓였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엄마가 “그땐 그게 제일 싸고 쉬웠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가슴이 짠 했어요. 어린 며느리의 가벼운 주머니가, 이것으로 상을 차려야 하는 난감한 마음이 그려져서요.

지금도 시장에서 오징어를 보면 어머니의 오징어 찌개가 생각합니다. 날이 쌀쌀해진 지금같은 시기엔 더 좋죠.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에, 매운 양념이 적당히 밴 부드럽고 쫄깃한 오징어를 건져 먹는 맛이란. 밥에 빨간 국물을 두 세 수저 덜어 비벼 넣어 먹으면, 어느새 밥그릇 바닥이 드러날 겁니다.

재료 준비
재료: 오징어, 무, 대파, 양파, 다시마
양념재료: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맛술 1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마늘 0.5큰술,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① 무는 껍질을 벗겨 나박썰기로 얇게 썰고, 대파와 양파는 큼직큼직하게 적당히 썰어 놓는다.
② 오징어는 내장을 빼내고 4~5cm길이로 잘라 놓는다. 1마리면 충분하다.
양념장은 고추장, 고춧가루, 맛술, 국간장, 다진마늘 낳어 섞고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는다.
물 600mL에 잘라놓은 무와 다시마 한 조각을 넣고 10분간 끓인 뒤, 다시마만 건져낸다.
⑤ 무가 어느 정도 익었으면, 양념장을 육수에 풀어 넣고 오징어를 함께 넣어 팔팔 끓인다.


테팔 인지니오 옻칠 나무 조리도구 세트 당첨자 김*지

때가 되면 생각나는 '꽃게된장찌개'

"꽃게-새우-꽃게 순으로 먹다보면 한해를 제대로 보내는 것 같아"

추석 당일, 엄마가 새우구이와 꽃게된장찌개를 내주시며 하신 말씀이에요. 실제로 엄마의 한해는 꽃게와 새우로 채워지는 것 같아요. 봄엔 암꽃게 사다 쪄먹고, 가을엔 살아있는 새우와 수게를 사세요똑같은 꽃겐데, 봄과 가을엔 엄마가 고르는 꽃게와 조리법이 달라지죠.

가을엔 살이 꽉 찬 수게를 사와서 된장을 푼 물에 게를 듬뿍 넣어 찌개를 끓이시죠. 봄과 가을을 나누는 엄마만의 방식이예요. 된장을 풀어 구수한 찌개국물에, 살이 꽉 찬 꽃게를 한입 베어물면 달큰한 살이 입 안 가득 퍼지면서 행복해져요.

아참 먹는 방법도 따로 있어요. 한솥 가득 끓인 꽃게찌개는 처음엔 꽃게 위주로 먹어요. 온가족이 꽃게를 들고 살을 파먹고, 손가락을 쪽쪽 빠는 모습을 보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웃음이 터지죠. 끓일수록 꽃게살이 빠지기 때문이래요. 그리고 사흘쨰 되면 진해진 국물에 밥을 말아먹어요.

아참! 꽃게 집게다리는 먹기 편하도록, 꼭 반으로 잘라서 넣는 건 울 엄마의 배려예요. 이로 물지 말고 젓가락으로 살만 쏙쏙 빼먹으라는 거죠. 내년 봄에도, 가을에도 엄마의 꽃게요리를 계속 맛볼 수 있도록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재료 준비
꽃게 4마리, 된장 3큰술, 간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애호박 1개, 감자 2개, 땡초 2개, 양파 1개, 대파 약간

만드는 법
꽃게의 등껍질을 떼내고, 4토막으로 자른다. 집게발은 반으로 자른다.
냄비에 쌀뜨물을 넣어 끓이다, 끓어오르면 게등껍질을 넣고 된장을 푼다.
10분 정도 끓인 후, 먹기 좋게 자른 감자를 넣고 5분 정도 더 끓인다.
애호박과 양파, 손질한 꽃게,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10분 정도 끓인다.
 대파와 땡초를 넣고 끓이다 간을 본다. 간이 부족하면 국간장을 조금 넣는다. 마지막으로 그릇에 게 위주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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