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vol 34.

‘사랑해’는 설레고 ‘한잔해’는 위로가 되죠. 볼빨간 고구마 에디터가 전하는 술 이야기 ‘취함존중’, 이번 주는 알코올이 아닌 카페인에 취해보려고요. 커피, 그중에서도 에스프레소입니다.


안녕하세요. 쿠킹 에디터 볼빨간 고구마입니다. 쿠킹의 드링크 카테고리에선 와인, 맥주, 전통주, 위스키, 칵테일 같은 술뿐만 아니라 커피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커피는 술보다 더 자주, 가까이에 두고 매일 '취하는' 음료죠. 한국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세계 평균인 132잔의 2.7배에 달해요. 한국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음료죠, 오늘은 커피 중에서도 최근 인기몰이 중인 에스프레소를 소개할게요.



Intro 에스프레소


원두를 곱게 갈아 높은 압력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사진 투썸플레이스


에스프레소는 원두를 아주 곱게 갈아, 높은 압력으로 추출한 커피를 말해요. 커피를 추출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길어야 30초. 에스프레소라는 이름도,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뜻이에요. 들어가는 물의 양이 적기 때문에, 맛은 농후하고 질감은 진득합니다.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정통 레시피는 7g의 원두에 88도~93도의 뜨거운 물로 30초 이내에 뽑은 약 25mL 이내의 커피입니다.


국민 커피 '아메리카노' 인기 부럽지 않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사진 베르크로스터스


특유의 진한 맛 때문에, '커피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에스프레소는 요즘 가장 핫한 커피로 떠올랐어요. 실제로 에스프레소를 찾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어요. 커피 브랜드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에스프레소 매출이 전년 대비 36% 정도 신장했다고 해요.


특히 한국의 국민 커피로 불리는 아메리카노나 라떼가 아닌 '에스프레소'를 입에 털어놓고 떠나는, 에스프레소 바의 유행은 에스프레소의 인기를 확실히 보여주죠. 인스타그램에 #에스프레소 바를 검색하면 7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검색됩니다. 서울 명동의 몰또나 경기도 고양의 올댓커피 등 유명한 에스프레소 바는 평일에도 30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커피를 맛볼 수 있을 정도죠.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 국내 1호점인 리사르 커피를 시작으로 최근 3년간 서울에서만 70여 개가 넘는 에스프레소 바가 문을 열었어요.


에스프레소 바에서 컵 쌓기 놀이는 필수



에스프레소 바를 찾는 이들에겐, 커피를 음미하는 목적 외에도 즐겨야 할 놀이가 있어요. 바로 컵 쌓기인데요. 에스프레소 바의 유행을 주도하는 MZ세대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난 뒤, 컵을 쌓아 사진을 찍고, SNS에 #에스프레소바’, ‘#컵쌓기’ 등 해시태그를 달아 인증해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놀이 문화로도 소비하는 거죠. 한 잔에 1500원~3500원 정도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데다, 몇 모금에 잔을 비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겠죠.


무엇보다 샷의 수나 가미한 재료에 따라 다른 맛을 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요.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순수한 에스프레소는 카페 에스프레소입니다. 솔로는 에스프레소 1잔, 도피오는 2잔 분량을 말하죠. 룽고는 에스프레소를 길게 뽑아, 두 배 정도로 추출량을 늘려 씁쓸한 맛이 나요. 리스트레토는 에스프레소보다는 적은 양을 짧은 시간에 추출해,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에요. 콘파냐는 에스프레소에 달콤한 크림을 얹어내, 특유의 쓴맛이 두려운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에스프레소에 레몬 조각을 끼얹거나 곁들인 로마노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예요.



에스프레소, 더 맛있게 즐기기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즐기는 법이 궁금하다면, 커피플레이스 정동욱 대표의 팁대로 도전해 보세요. 먼저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머금어 보세요. 커피의 향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끼실 수 있어요. 그리고 잔향이 옅어질 때쯤 다시금 한 모금 머금어 보세요. 이번에는 단 향이 짙게 느껴질 거예요. 잔을 모두 비운 후에는 데미타쎄(demitasse)잔에 남아 있는 단 향을 마지막으로 느껴보세요. 신맛이 좋은 라이트 로스팅 에스프레소의 경우 설탕과 만나면 과일주스처럼 변신합니다. 다크 로스팅 커피는 살짝 녹은 설탕에서 캐러멜과 달고나가 연상되는 단맛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아직도 에스프레소 하면 쓴맛이 떠오르세요? 그렇다면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이 말하는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아름다운 향미들이, 그 내밀한 밀도로 만들어진 액체라니요. 아니 이걸 액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건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이보다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습니다. 잘 만들어진 젤라토라면 또 모를까."

-커피플레이스 정동욱 대표


"에스프레소의 매력은 원두가 가진 본연의 맛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드시는 분은 좀 자극적일 수 있지만 드시다 보면 초반부터 중반 그리고 후미까지 느껴지는 다양한 원두의 향미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반은 에스프레소 그대로 먹고 나머지 반 잔은 설탕 타서 먹습니다. 그러면 원두가 가진 개성을 담은 캐러멜을 먹는 느낌이어서요."

- 베르크로스터스 김석봉 대표


아름다운 향미들이 내밀한 밀도로 만들어진 액체에, 원두가 가진 개성을 담은 캐러멜. 다음에 에스프레소를 먹을 때, 이 표현을 떠올려보시면 어떨까요. 에스프레소 본연의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쿠킹 에디터가 도전한 레시피


고소함의 끝판왕, 두부볶음밥



두부 덕후를 위한 레시피 시리즈는 쿠킹의 다양한 레시피 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인데요. 두부너겟, 두부오믈렛도 좋아하지만, 소개된 레시피 중 가장 자주 해 먹는 건 두부볶음밥이에요. 물기를 적당히 제거한 두부를 칼등으로 으깨 달걀과 찬밥을 넣고 볶아내는데요. 만들기도 간단한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일주일에 한 번씩 해 먹고 있어요.

직접 해보니, 두부의 물기를 되도록 많이 제거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두부 볶는 시간을 줄일 수 있거든요.


10분 완성, 라이스페이퍼 치킨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치킨을 10분 만에 집에서 만들 수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라이스페이퍼와 닭가슴살 제품만 있다면 가능해요.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신 후, 먹기 좋게 자른 닭가슴살을 감싼 후 튀기거나,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조리하면 돼요. 겉바속촉한 치킨의 매력을 그대로 즐길 수 있으니 꼭 한번 만들어 보세요.

직접 해보니, 라이스페이퍼가 커서 닭가슴살을 여러 번 감싸면 바삭함은 줄고, 라이스페이퍼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많이 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