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vol 33.


식재료 공부에 진심인 감자 에디터가 전하는 제철 식재료 정보! 

오늘은 여름 간식계의 스테디셀러, 옥수수 이야기입니다. 


요즘 마트에 나가보셨어요? 부쩍 날이 더워졌다 싶더니, 옥수수가 눈에 띄더군요. 찰옥수수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겠지만 달큰하고 아삭한 초당옥수수는 지금부터 맛볼 수 있어요. 옥수수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옥수수를 공부해 볼까요. 이번 뉴스레터 과목은 '옥수수 탐구 생활' 입니다.


 

Intro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옥수수 탐구 생활



“초당옥수수가 좋아? 찰옥수수가 더 좋아?” 이 질문에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나요? 물론 취향의 문제이니 뭐라고 대답해도 상관은 없죠. 그런데 이 양자택일의 질문에는 은근히 허점이 있습니다. 이 둘은 옥수수라는 이름만 같을 뿐, 맛도 성분도 너무 다른 품종이라는 점이에요. 


얼마나 다른지 궁금하시죠? 그래서 1교시는 두 옥수수를 심층 탐구해 볼 예정이에요. 이어지는 2교시는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의 근원을 찾아보려고 해요. 3교시에는 옥수수가 출하 시기를 꼼꼼히 알아보고, 마지막 점심시간에는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팁을 알아볼게요. 

 


[1교시] 초당옥수수 파 vs 찰옥수수 파, 승자는?



초당옥수수와 찰옥수수는 일단 맛이 달라요. 초당옥수수는 달죠. 당도가 무려 16~18브릭스 정도인데, 제철 딸기가 11~12브릭스인 것과 비교해도 더 단 걸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수분 함량이 많아서 깨물면 옥수수 속 수분이 밖으로 튈 정도죠. 반면 찰옥수수는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충북대 식물자원학과 소윤섭 교수는 찰옥수수를 찹쌀에 비유해서 설명해요. 소 교수는 “우리가 보통 먹는 멥쌀에 비해 찹쌀은 불투명하고 더 찰기가 많아요. 찰옥수수도 똑같아요”라고 설명합니다. 이유는 옥수수 속 전분이 모두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에요. 아밀로펙틴은 식물에 있는데 녹말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랍니다.


품종 개발의 포인트도 달라요. 초당옥수수는 역시 단맛이 매력이죠. 가끔 20브릭스가 넘을 때도 있다고 하는데, 이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당 함량이 높을수록 전분 함량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씨앗에서 싹이 잘 트지 않아요. 그럼 찰옥수수는 어떨까요? 찰옥수수는 식감에 집중해서 품종을 개발해요. 껍질이 두꺼우면 질기고 이물감이 느껴지니 되도록 껍질을 얇게 개량하는 데 집중하죠.


[2교시] 태초에 알곡옥수수가 있었다고?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는 돌연변이로 만들어진 옥수수예요. 그전에는 ‘알곡 옥수수’가 일반적인 옥수수의 지휘를 누렸었죠. 알곡 옥수수는 완전히 익어서 딱딱한 노란 옥수수의 낟알을 하나하나 딴 것을 말해요. 딱딱한 옥수수라니! 상상할 수도 없지만 원래 옥수수는 익으면 딱딱해져요. 우리는 익기 전의 풋옥수수를 먹는 거랍니다.


다시 알곡 옥수수로 돌아가 볼게요. 알곡 옥수수는 옛날부터 강원도나 충청북도 산간에서 식량으로 주로 재배했어요. 옥수수가 세계 3대 식량 작물이란 게 실감 나는 부분이죠. 그런데 1970년대 쌀을 자급하면서 옥수수는 자연스레 식용보다는 사료나 가공용으로 물러나게 됐어요. 



이마저도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해요. 미국처럼 대량 재배하는 곳에 비해서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옥수수 수입량은 전 세계 2위라고 해요. 수입한 옥수수의 80%는 가축의 사료로 쓰고, 나머지가 식용이에요. 식용은 주로 가공해서 전분을 뽑아서 식품원료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3교시] 초당옥수수는 5월부터, 찰옥수수는 7월부터!


원래 옥수수의 파종 적기는 4월 중순부터고 이때 심은 초당옥수수는 대개는 6월 말, 찰옥수수는 7월 초부터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미 5월 중순부터 초당옥수수가 출하된 곳이 있죠. 하우스나 터널 재배로 키운 초당옥수수의 출하가 빠르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제주는 1월부터 초당옥수수를 기르는 곳도 있다고 해요. 



옥수수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묻는다면, 소윤섭 교수는 ‘밭에서 바로 딴 옥수수’라고 말해요. 찰옥수수조차 밭에서 바로 따서 찌면 감미료를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달다고 해요. 왜냐하면, 옥수수는 수확하는 순간부터 당이 급속도로 전분으로 변하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따는 그 순간이 가장 단맛을 낸다는 뜻이죠. 옥수수밭에 직접 갈 수 없다면 옥수수는 당일 배송받아서 바로 먹는 게 최선이랍니다. 이번 기회에 직거래로 사 먹을 수 있는 옥수수 농장 하나쯤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점심시간] 옥수수 찔까? 요리할까?


옥수수는 신선할 때 바로 쪄서 하루 이틀 안에 먹으라고, 옥수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조언해요. 당장 찌기 어렵다면 냉장 보관하는데, 하루 이틀 사이라도 먹는 게 최선이랍니다. 특히 초당옥수수는 수분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니 빛의 속도로 먹어야 해요. 


초당옥수수하면 생으로 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알고 보면 초당옥수수도 찌거나 조리해 먹는 게 맞다고 해요.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옥수수’지 ‘날것으로만 먹는 옥수수’는 아니란 말씀! 아무렴 어때요. 내 취향껏 맛있게 먹는 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죠. 


레스토랑 브랜딩 디렉터 김혜준 대표는 초당옥수수를 이용한 요리로 솥밥을 제안해요. 밥으로 지어도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외에도 샐러드, 피자에 올려 먹으면 청량한 단맛을 더할 수 있답니다. 찰옥수수는 쪄서 로스팅해보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요. 로스팅하면 풍미가 훨씬 좋아지는데, 포인트는 직화로 구워야 해요. 초당옥수수도 마찬가지고요. 


옥수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쿠킹의 제철 식재료 이야기 '쫄깃한 식감vs딸기보다 달다…찰옥수수·초당옥수수, 뭘 먹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옥수수, 요리가 되다 


  밥 위에 달콤함과 아삭함 ‘초당옥수수 솥밥’



초당옥수수의 자연스럽고 청량한 단맛과 찰진 쌀밥이 꽤나 잘 어울려요. 옥수수대까지 아낌없이 넣어 잘 지은 밥에 버터를 넣어 슥슥 비벼 먹으면 한그릇으로는 아쉬워요. 



  매운맛을 즐긴다면, ‘케이준 꽃게’



얼얼하고 매콤한 라조장과 케이준 소스와 특유의 단맛을 자랑하는 초당옥수수, 부드러운 꽃게살이 계속 술을 불러요. 여름 밤, 시원한 맥주와 함께 즐겨보세요. 



  안주로 제격 ‘옥수수 간장 버터볶음’


옥수수 씹는 재미에, 청양고추의 매콤함이 더해진, 훌륭한 술 안주예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초간단 레시피니까, 한번 따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