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vol 31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를 외치는 도시농부 옥수수 에디터의

알아두면 요리가 더욱 쉽고 맛있어지는 요리팁




싱싱한 재철 식재료, 유명 셰프의 기막힌 레시피를 안다해도 '이것'을 못 하면 '맛있다'라는 소리 듣기 어렵죠. 요리고수도 맛의 비결로 늘 '이것'을 꼽고요. 이것이 뭐냐면, 침샘을 자극하는 알맞은 짠맛. 바로 '간'입니다.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서 저염식을 넘어, 무염식까지 도전하는 분이 많은데요, 소금이 또 무조건 건강에 나쁜 건 아닙니다. 영양소 흡수부터, 체액의 삼투압 유지까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잘 알고 먹으면 약이되는 소금을 이번주 요리조리 레터 주인공으로 모셨습니다.


Intro 소금의 정체



정확히 말하자면, 소금은 염화나트륨이라고 부르는 미네랄이에요. 양이온인 나트륨 원소 한 개와 음이온인 염소 원소 한 개가 결합해 만들어진 중성화된 물질이죠. 이런 소금의 맛을 대부분 ‘짜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짠맛이 전부는 아니에요.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맛의 비밀』이란 책에서 “소금에는 쓰고, 시고, 달고, 매운맛이 모두 다 들어 있으며, 짜다는 말은 그런 여러 가지의 맛이 잘 짜여 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는 또 “실제로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을 혼합해보면 짠맛이 나온다. 따라서 소금만 잘 사용해도 다른 어떤 종류의 양념이나 향신료를 넣을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소금은 진정한 맛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고도 적고 있어요.


소금을 넣으면 요리의 풍미가 살아난다는 것은 대부분의 요리 전문가가 동의하는 말이에요. 실제로 소금이 음식에 들어가는 순간, 재료가 가진 향이 살아나는 것을 경험해보셨을 거예요. 실험해볼까요? 간이 안 된 멸치 육수는 심심한 맛이 나요. 하지만 소금을 치는 순간, 멸치의 감칠맛이 확 느껴져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소금은 쓴맛을 없애주고, 나쁜 냄새를 줄여주기도 해요. 또 단맛은 더 강하게 하죠. 초콜릿이나 커피, 캐러멜에 소금을 넣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종류도 가지가지, 맛도 가지가지


천일염: 바닷물을 바람과 햇빛으로 증발시켜 만든 굵은 소금을 말해요. 칼슘, 마그네슘, 아연, 칼륨, 철 등 무기질이 많이 함유된 가공되지 않은 소금이죠. 주로 김장할 때 배추를 절이거나 장을 담글 때 사용해요. 이 속에는 중금속과 같은 나쁜 성분도 있는데 김치나 장이 발효되면서 이런 성분이 사라진다니 안심하세요.

꽃소금: 천일염을 깨끗한 물에 녹인 다음 불순물을 제거한 소금이에요. 결정의 모습이 마치 눈꽃 모양이어서 꽃소금이라고 불려요. 천일염에 있는 각종 미네랄이 없다는 게 단점이죠.

구운 소금: 천일염을 고온에서 구우면 구운 소금이 돼요. 같은 천일염으로 만들지만 꽃소금과 구운 소금의 다른 점은 미네랄이 있고 없고의 차이예요. 구운 소금에는 천일염의 미네랄 성분이 고스란히 남게 되거든요. 구운 소금의 한 종류가 대나무 통에 구운 죽염이랍니다. 보통 1400~1600℃의 온도로 8번 구운 뒤에야 비로소 죽염이 된답니다. 구운 소금은 무침이나 조림 요리에 잘 어울려요. 특히 고소한 맛때문에 기름장으로 만들기 좋아요.

정제염: 바닷물이 여러 과정을 거치며 불순물을 없앤 순수한 소금이에요. 불순물이 제거되면서 미네랄 성분도 함께 사라진 게 단점이죠. 이 정제염에 MSG(글루탐산나트륨)을 넣으면 맛소금이 돼요. 맛소금은 요리 마지막에 부족한 간을 더하거나 소금으로만 맛을 내는 요리에 사용해요.

암염: 바다가 아닌 돌에서 얻는 소금은 암염이라고 불러요. 잘 알려진 암염으로는 히말라야 핑크 소금이 있어요. 잘게 부순 암염은 먹기 전에 살짝 뿌리는 방식으로 여러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어요.

허브솔트: 요즘 많이 먹는 허브 솔트는 소금에 허브류를 섞어 만든 가공 소금이에요. 주로 육류 요리의 밑간으로 사용하거나 볶음요리와 궁합이 잘 맞아요. 드레싱의 간 맞춤용으로도 제격입니다.

함초 소금: 함초는 갯벌에 사는 염생식물로 ‘갯벌에서 나는 산삼’이란 별명을 갖고 있어요. 소금기를 머금은 함초를 말린 다음 가루로 내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함초 소금이 됩니다. 나트륨 함량이 적어서 저염식에 사용하면 좋아요.


‘제때’ 넣은 소금이 맛있다.



소금도 요리마다, 식재료마다 넣는 타이밍이 달라요. 육류에 소금을 뿌릴 때는 굽기 전이 좋아요. 단백질은 소금을 만나면, 소금이 녹으면서 물을 흡수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지켜주거든요. 이 때문에 소금을 친 고기가 훨씬 부드럽고 육즙이 많게 느껴지는 거죠. 스테이크처럼 두께가 있는 고기라면 30~40분 정도 전이 좋아요.


반면 생선 같은 해산물은 소금을 너무 일찍 넣으면 안 돼요. 단백질의 구조가 약해 수분이 금세 빠져나가 식감이 질겨지는 원인이 되거든요. 소금을 뿌리고 15분 정도면 맛이 가장 좋아지니 꼭 시간을 지켜서 넣어보세요.


채소를 구울 때나 데칠 때도 마찬가지예요. 소금을 뿌린 후 15분 안에 조리하면 식감이 훨씬 부드럽고 맛도 좋아지죠. 수분이 많은 버섯은 익히다가 갈색이 시작할 타이밍에 소금을 넣는 게 포인트예요. 달걀 요리에도 소금을 넣어주면 달걀 속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고, 더 촉촉하고 부드러워집니다.

빵을 만들 때도 소금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요. 반죽에 소금을 넣으면 글루텐 형성을 촉진해서 빵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또 빵이 구워지는 과정에서 더욱 잘 부풀어 오르게 해요.



쿠킹에서 찾았습니다.

맛을 더하는 '소금'


고소한 맛이 일품, 들기름 소금 국수


"잘 삶아낸 메밀면에 고소한 들기름과 소금을 한 꼬집 넣고 비비면, 특유의 풍미가 입맛을 돋우죠.이 국수를 만들 땐 소금이 필수예요. 메밀면을 삶을 때 바닷물과 같은 염도로 소금을 넣고 삶아내야, 간이 잘 배어 맛이 더 좋아지거든요"




부드럽고 촉촉한 보양식, 칠향계


"닭에 일곱 가지 향채를 넣어 중탕으로 만든 칠향계는 삼계탕보다 깊은 맛과 촉촉한 식감을 자랑해요. 일곱 가지 향채 중 하나가 도라지인데요, 특유의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선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