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vol 26

‘사랑해’는 설레고 ‘한잔해’는 위로가 되죠. 볼빨간 고구마 에디터가 전하는 술 이야기
 ‘취함존중’의 이번주 에피소드는 ‘꽃향 맥주’ 입니다.

안녕하세요. 쿠킹에서 술을 담당하고 있는 에디터 볼빨간 고구마입니다. 코로나 19 이후, 주류 소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2021 라임트렌드 홈술편에 따르면, 술집이나 식당이 아닌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도수가 낮은 가벼운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소주보다는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고, 와인과 전통주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 특히 와인 소비량은 0.8%에서 6.0%로 크게 증가했죠. 

이런 변화! ‘먹고 마시며 사랑하라’는 슬로건으로 똘똘 뭉친 저희가 놓칠 순 없습니다. 소주,맥주는 물론 위스키에 칵테일까지 술판에서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모아 드링크 코너를 신설했어요. 그냥 마셔도 맛있지만, 알고 마시며 흥겹게 취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죠. 


INTRO , 꽃 향 밀 맥주 

오늘은 벚꽃 피는 4월의 밤, 벚꽃 나무 아래서 흩날리는 꽃잎을 보면서 한잔하기 좋은 밀 맥주(Wheat Beer)를 소개합니다. 1평 남짓 편의점 냉장고에서 오대양 육대륙의 맥주 세계로 안내를 맡은 분은 미국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한국인 최초로 맥주전문가 자격증인 씨서론(Cicerone) 취득한 레스토랑 심플릿의 손봉균 오너셰프입니다. 씨서론은 와인 소믈리에처럼 고객에게 최적의 맥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 자격증을 말하는데요, 맥주 평가와 추천은 물론 보관부터 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마스터해야 받을 수 있죠. 


밀 맥주는 너는 누구냐 

맥주는 보리 맥아를 발효한 술입니다. 맥주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해지는데요, 일반적으로 발효가 되는 온도에 따라 10~25도 사이 상온에서 발효하는 상면 발효 맥주 에일(Ale)과 1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하면 발효 맥주 라거(Lager) 나뉩니다. 냉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톡 쏘는 시원한 맛의 라거가 전 세계 맥주 소비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요. 밀 맥주는 배합에 따른 구분인데요. 보리와 밀의 맥아를 반반 섞어 만든 것을 밀 맥주라고 해요. 독일 남쪽 바이에른 지역에서 유래해 여전히 독일 바이에른 밀 맥주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죠. 밀이 들어가 빛깔이 밝고, 거품의 농도가 치밀해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독일 바이에른은 어떻게 밀 맥주의 메카가 되었나. 

배경에는 500년간 이어진 독일의 ‘맥주 순수령’이 있습니다. 14세기 밀 맥주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빵집과 양조장 사이에 밀을 둔 이권 다툼이 생겼고, 급기야 당시 바이에른 영주 빌헬름 4세는 맥주를 만들 때, 물, 보리맥아, 홉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말라는 맥주 순수령을 만들어 공표하게 되죠. 근데, 이 법에 영주가 사는 바이에른 지역은 제외했어요. 빵 대신 술을 선택할 정도로 밀 맥주 인기가 대단했거든요. 이후 독일을 통일한 프로이센의 빌헬름 1세가 1906년 독일 전역으로 법령을 확대했고, 독일에서 밀 맥주는 바이에른 지역에서만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이죠. 


맥주인가, 음료인가 벨기에 밀 맥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보리 밀 외에 다채로운 첨가물을 넣어 특색있는 맥주는 만들어내는 벨기에의 맥주 역사는 12세기 초로 교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톨릭교가 자금이 필요한 지방교회에 맥주 생산을 허용하면서 교회를 중심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요, 당시에는 식수가 많이 오염돼 물을 대처하는 음료로 소비되었다고 해요. 물처럼 자주 먹기 위해서 낮은 도수의 맥주가 필요했고, 2도부터 12도까지 다양한 맥주가 탄생하게 된 거죠. 또 특별한 규제가 없어 양조장별로 개성을 살린 맥주가 만들어지면서 지금까지 1500종의 맥주가 생산되고 있어요.


추천 밀 맥주 3종 마셔본 상추 에디터의 선택은 

손 셰프는 독일 밀 맥주의 대표주자 ‘파울라너 바이젠’ 오렌지 향과 은은한 고수 향이 느껴지는 ‘블루문’, 밀맥주의 상식을 깨는 미국식 밀맥주 ‘구스아일랜드 어반위트 312’을 추천했어요.. 추천이유와 페어링 하기 좋은 음식이 궁금하다면 손봉균의 <맥주 한잔>을 읽어보세요. 

오늘의 댓글러는 상추 에디터입니다. 한 달에 2~3번 정도 술을 먹고, 소주 2잔, 맥주 반 병 정도 마시는 초보입니다. 하지만 가끔 34도나 되는 연태 고량주를 냉큼냉큼 마셔 돼 미스터리 술꾼이란 평가를 받죠. 상추의 원픽 맥주는 무엇일까요. 

  파울라너 바이젠

‘밀 맥주는 목 넘김이 부드럽다’다라는 문장이 단번에 이해가 됐다. 
밀맥주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맛 

  블루문

묵직한 크림 위에 올린 오렌지를 맥주와 함께 마신 느낌. 
과일이나 샐러드 도시락에 어울릴 것 같은 맛

  구스아일랜드어반위트 312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움에 탄산 감이 더해져 신기한 맛이 났다. 
밀 맥주를 처음 먹어본 사람에게 추천한다는 송 셰프의 설명이 확 와닿는다.

상추 에디터의 최종 선택은 파울라너 바이젠입니다. 안주 없이도, 특별한 안주가 있어도 즐길 수 있는 술맛에 끌렸다는 설명을 했는데요, 맥주는 따르는 법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며, 파울라너 브루어리에서 만든 잘따르는 법 영상을 추천해줬어요. 여러분의 원픽도 궁금하네요. 

돌아오는 주말, 여의도 벚꽃길이 3년 만에 개방됩니다. 9일부터 17일까지 운영되고요.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고 해요. 오늘 추천해 드린 맥주를 밤벚꽃 나무 아래서 벗과 나눠보세요~ 라고 끝인사를 맺고 싶은데, 아직은 길거리 취식이 금지라고 하네요. 아쉽지만, 벚꽃은 눈에 담고 취함존중에서 고른 오늘의 BGM을 들으며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P.S 반드시 벚꽃을 보며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CCTV 하동 십리벚꽃길을 추천합니다. 동영상을 플레이하시면 지금, 하동의 벚꽃 풍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요. 


  쿠킹에서 찾았습니다.  '맥주와 찰떡 궁합 안주 레시피'

  단짠단짠 소스로 조린 닭고기와 버섯 ‘데리야키 치킨과 발사믹 버섯’ 

“달콤하면서 짭조름한 데리야키 소스에 조린 쫄깃한 닭다리살, 
여기에 발사믹 식초와 레드와인으로 만든 상큼한 소스와 매콤한 꽈리고추의 조합은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맛의 균형을 느낄 수 있어요.”


  어떤 술이든 술술, 마성의 안주 ‘연근치즈구이’

“연근 치즈구이는 만들기 쉽고, 맛있어서 술이 술술 넘어가는 ‘위험한’ 술안주예요. 
가성비도 으뜸이고, 무엇보다 만드는 법도 간단해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죠. 
단,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소금 간을 조절하는 게 좋아요.”


  채식을 선택한 당신을 위한 메뉴 비건 ‘불고기 반미’ 

“대체육 중에서도 불고기용 제품은 고기가 얇아 양념이 잘 배고, 식감이 고기와 비슷해요. 
바게트에 두유 마요네즈와 스리라차 소스를 섞은 스프레드를 바르고 
여러 가지 채소를 올린 뒤 불고기 양념으로 볶은 대체육을 올리면 
베트남 생각이 절로 나는 반미 샌드위치가 완성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