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열아홉 번째 이야기

양파


집집마다 떨어지지 않도록 꼭 쟁여두는 ‘상비 식재료’가 있습니다. 양파도 그중 하나죠.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리지만, 주연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양파의 무한 매력을 아시나요? 양파 속에는 해독, 항암, 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양파를 ‘식탁 위의 불로초’라고도 부르죠. 오늘은 양파의 재미있고, 맛있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 선수도 먹었던 양파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가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의 음식이 양파입니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 올림픽 선수들은 체력을 높이기 위해 양파를 생으로 먹거나 주스로 먹으며 힘을 냈다고 해요. 로마 검투사 역시 몸을 단련하기 위해 양파를 먹고 몸에 바르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양파가 자양 강장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양파가 당분을 빠르게 흡수하게 해주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양파는 위를 튼튼하게 해줘요. 또 양파에 들어있는 매운맛을 내는 ‘유화프로필알린’ 성분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혈당을 낮춰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양파는 뱃살 잡는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해요.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에너지 소모를 돕거든요. 그래서 고기를 먹을 때 꼭 함께 먹어주면 좋답니다. 한참 성장기에 있는 아이가 있다면 양파를 더욱 챙겨줘야 해요. 양파에는 뼈와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칼슘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거든요.


껍질부터 양파 한 알 제대로 먹기


이렇게 몸에 좋은 양파, 제대로 먹어볼까요. 양파를 손질하다 보면 바짝 마른 껍질은 벗겨서 버리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양파의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케르세틴은 겉껍질에 가장 풍부합니다. 영양 덩어리를 그냥 버리긴 아깝죠? 오늘부터 양파 껍질을 요리에 활용해 보세요.

먼저 차로 마시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양파 껍질을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2~3일 정도 말려서 차로 우려 먹는 거예요. 양파 속 항산화 성분은 물에 끓일수록 잘 우러나오기 때문에 양파 껍질을 가장 잘 먹는 방법이랍니다. 양파로 즙을 만들 때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갈아 먹는 것도 방법이에요. 국을 끓일 때는 양파 껍질을 갈아 양파와 같이 넣을 수도 있고요.

양파는 손질 후 15~30분 정도 실온에 놔둔 후 조리하는 게 좋아요. 양파의 매운 성분인 황화합물이 산소와 접촉하면 유익한 효소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조리할 땐 기름에 볶는 걸 추천해요. 볶는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해 당 농도가 높아지고 단맛도 강해지거든요.


양파 고르는 법 & 보관 팁

양파의 모양은 동그란 게 좋아요. 원추형보다는 원형이나 타원형이 낫고, 크기는 지름이 적어도 6cm 이상은 돼야 상품입니다. 크기가 엇비슷하다면 들어봐서 묵직하고 단단한 게 더 낫습니다. 무엇보다 껍질이 잘 건조돼 투명하고 반질반질 광이 나는 것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해요. 상처가 있거나 이물질이 많이 묻어있는 것은 피하세요.

남은 양파는 실온, 냉장에 따라 보관법이 달라요. 실온에서 보관하려면 박스와 신문지를 준비하세요. 박스에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양파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놓고, 다시 신문지로 덮어줍니다. 신문지가 수분을 흡수해 양파가 썩지 않게 도와주죠. 냉장 보관할 때는 절대 흙이 묻은 채로 채소칸에 넣지 마세요. 양파 곰팡이를 볼 수 있는 지름길이거든요. 양파 껍질을 까서 물로 씻은 다음,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닦아서 밀폐 보관하세요. 이때 랩으로 양파를 한 알씩 싸두면 수분 증발도 막고, 냄새가 배지 않아 일석이조랍니다.



[COOKING]에서 찾았습니다.

집에 양파는 있지만, 된장찌개나 카레만 떠오른다면 쿠킹이 도와드릴게요. 양파가 들어간 이색 레시피를 준비해봤습니다.


1. 양파를 가득 올린 프랑스식 안초비 바게트 피자


남프랑스의 전통 요리 ‘피살라디에르’를 아시나요? 이탈리아 피자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 피자’예요. 나카가와 히데코 요리 선생님은 이 프랑스 피자를 재해석해, 간편한 레시피로 소개했습니다. 바게트에 오래 볶아 단맛을 한껏 끌어올린 양파를 풍성하게 얹고 여기에 감칠맛 가득한 안초비까지 더해 , 이보다 이국적일 수 없어요. 특히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2. 양파 피클의 단짝, 베트남 쌀국수

베트남 쌀국수는 육수를 낼 때도 양파를 쓰지만 곁들여 먹는 피클로도 양파를 섭취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 찬바람이 매서운 요즘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면, 이유석 셰프님의 레시피대로 집에서 뚝딱 쌀국수 한 그릇 만들어보세요. 감칠맛이 풍부한 국물맛의 비결도 바로 양파라고 하는데 어떤 팁이 있는지 아래 레시피를 눌러 확인해 보세요.


3. 양파를 빵으로? 양파 올리브 퀵 브레드


양파는 빵과도 잘 어울리는데요. 푸드스타일리스트 김보선 실장님의 ‘양파 올리브 퀵브레드’ 는 양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메뉴예요. 이탈리아 빵인 포카치아를 떠올리게 하는데, 발효를 하지 않아도 돼 1시간 이면 만들 수 있어요. 고소하고 짭짤해 와인 안주로도, 브런치로도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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