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열일곱번 째 이야기

두부 


하얀 덩어리의 두부를 조금 떼 입 안에 넣고 씹어보세요. 입안을 사로잡는 강렬한 맛은 아니지만, 특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느껴지죠. 이 때문에 어떤 재료와도 찰떡궁합인 데다 단백질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아, 나와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기에 이만한 식재료가 없어요. 오늘은 이 두부 이야기로 시작할게요. 


두부는 언제부터 먹었을까요

두부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중국에선 백 번 맛봐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백흘불염(百吃不厭)이라 부르죠. 우리나라에 전해진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문헌에는 고려 시대 말기에 등장해요.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 고려 말 성리학자 이색의 목은집 중 <대사구두부래향(大舍求豆腐來餉)>라는 시에서 두부를 이렇게 표현했어요.

실제로 두부는 고려 시대 당시 교류가 활발했던 송나라와 원나라를 통해 전해진 후, 사찰 음식으로 자리했고 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에게 두부는 더 없이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됐어요. 조선 시대에는 왕릉이나 왕가의 원에 제사에 쓰는 두부를 만드는 사찰인 조포사를 두었어요. 그만큼 두부를 귀하게 여겼어요. 


두부는 얼마나 몸에 좋을까요 


두부가 몸에 좋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오늘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게요. 두부는 콩을 불린 후 갈아서 짜낸 콩물을 끓이고 간수를 넣어 엉기게 해서 만드는데요. 두부의 영양을 말할 때 콩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죠. 

예부터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렀는데요. 하지만 조직이 단단해 소화 흡수가 덜 되는 단점이 있죠. 하지만 두부는 단단한 콩을 가공하면서 조직이 부드러워져 소화 흡수율이 높아져요. 따라서 두부는 콩에 들어있는 양질의 단백질을 가장 건강하며 효과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죠. 특히 수분 함량이 높고 칼로리가 두부 반모(100g 기준)당 79kcal 정도로 낮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콩과 두부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은 그 양이 적을 뿐 아니라 혈액 속으로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요. 또한 칼슘의 흡수를 촉진해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식물성 여성 호르몬 이소플라본이 풍부합니다. 이 밖에도 성장, 발육, 신진대사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산, 칼슘이 풍부해요. 


좋은 두부 고르는 법과 오래 보관하는 팁 

몸에 좋은 두부를 자주 먹으려면 좋은 두부 고르는 법을 알아야죠. 마트에서 파는 두부는 공장에서 만들어 팩에 담겨 나오는데요. 이때는 포장지에 적힌 제조 일자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사야 해요. 두부 가게나 시장에서 직접 만든 판두부를 살 때는 표면이 매끄럽고 모서리 부분이 부서지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또한 냄새를 맡았을 때 쉰내가 나는 것은 만든 지 오래된 것이므로 피해야 해요. 

두부는 수분이 많아 쉽게 상하기 때문에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좋은데요. 만약 바로 먹지 못한다면 물에 담가 냉장 보관하세요. 이때 물을 매일 갈아주면 1주일 정도 보관할 수 있어요. 바로 먹지 못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두부는 얼려보세요. 얼린 두부는 일반 두부보다 단백질 함량이 7배 정도 높고 칼로리는 낮아요.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두부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후 냉동 보관하고, 사용할 땐 물기를 짜낸 후 사용하는데요. 두부 속 구멍으로 양념이 더 잘 배어요.


두부로 맛있게 요리하려면 물기 빼기부터 

참! 두부로 요리할 때는 경우에 따라 물기를 제거하는 게 중요해요.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두부 구이를 떠올리며 기름을 두른 팬에 두부를 올렸다가 기름이 튀어서 놀라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두부는 수분 함량이 높은데 요리를 하다 보면 두부 속 수분이 빠져나와 기름을 만나 튀기도 하고, 국이나 찌개, 조림할 때도 물이 나와 간을 약하게 만들죠. 

키친타월이나 면 보자기에 올려놓거나 두부를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서 물기를 뺄 수 있는데요. 조금 더 쉽게 빼고 싶다면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보세요. 오목한 볼에 두부를 넣고 담아 3~5분 정도 돌리면 물기도 빠지고 데워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요. 두부를 뜨거운 물에 데쳐도 되는데요.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의 여경옥 총괄셰프는 “두부를 데치면 안에 있던 수분이 빠져나와 양념 간이 잘 요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원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COOKING]에서 찾았습니다.


담백한 두부는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데요. 레시피에 따라 두부를 고르는 게 중요해요. 일반적인 판두부부터, 부드러운 연두부, 최근 인기인 두부면을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할게요. 


1. 다이어트엔 두부! 두닭두닭 스테이크 

두부는 식물 단백질로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데요. 다이어트할 때 또는, 가볍게 한 끼 먹고 싶지만, 맛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다노언니 이지수 대표의 '두닭두닭 스테이크'를 추천합니다. 두부를 으깨고 채소와 닭가슴살을 다져, 돈저냐(동그랑땡)처럼 만들어 부쳐 만드는데, 요리 초보도 15분이면 만들 수 있어요. 




2. 두부면으로 간편하게!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는 먹고 싶지만, 밀가루가 부담스럽다면 두부면을 활용해 보세요. 두부면은 면을 삶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만들기 간단해서 파스타를 만들 때 면 대신 사용하면 좋아요. <때때로 비건 : 플렉시테리언>의 저자 김가영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두부면 알리오올리오 처럼요. 페퍼론치노 특유의 매콤한 향과 올리브의 짭조름함이 정말 매력적인 레시피입니다. 




3. 연두부로 만들어 더 부드럽게! 마파두부

두부는 중국요리에도 자주 쓰이는데요. 대표적인 메뉴가 마파두부죠. 쓰촨(四川) 요리 특유의 매콤한 양념에, 두부의 부드러운 식감,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맛도 영양도 가득해요. 중국 요리를 손쉽게 알려주는 여경옥 롯데호텔 도림 총괄셰프님의 마파두부 레시피는 고수의 내공이 그대로 담겨있는데요, 연두부로 만들어 더욱 부드러운 마파두부 레시피를 아래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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