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열네 번째 이야기

스테이크를 구워볼까요

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집에서 보내는 분들 많으시죠.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과 시끌벅적하게 보낼 수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만끽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을 달래는 데는 맛있는 음식만 한 게 없죠. 특히 특별한 홈파티를 준비하고 싶을 땐, 스테이크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오늘은 소고기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1단계 : 고기 고르기 

Basic 안·등·채

스테이크 준비의 시작은 어떤 부위를 고르느냐인데요. 보편적으로 스테이크용 부위는 바로 안심, 등심, 채끝을 사용해요. 육즙이 풍부하고 육질이 연해, 굽는 용도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세 부위 중에서도, 가장 육질이 부드럽고 지방이 적은 부위는 안심이에요. 지방이 적당히 있고 마블링이 있는 부위를 찾는다면, 등심과 채끝살을 추천합니다. 부위만큼 중요한 건 두께입니다. 롯데호텔서울의 이현오 조리장님은 소고기의 두께는 3㎝ 이상으로 썰어야 굽기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고 귀띔했어요. 


Special 티본·토마호크

“안등채는 뻔하다. 더 특별한 게 필요한 스테이크를 준비하고 싶다!” 이런 분들을 위해 글래드호텔의 최재연 총괄셰프님은 비주얼만으로도 분위기를 압도하는 티본과 토마호크를 추천했어요. 실제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있는 12월에는 티본이나 토마호크 같은 특별한 부위가 잘 팔린대요.

먼저 티본은 안심과 등심 사이에 T자형의 뼈 부분에 있는 것으로, 안심과 등심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부위인데요. 위치에 따라 포터하우스, 티본, L본으로 나뉘고, 이중 안심과 등심의 비율이 가장 좋은 것은 포터하우스입니다. 

토마호크는 기다란 갈비뼈를 감싸는 갈빗살이 등심에 붙어있는 형태로 정형된 고기인데요. 미국 인디언이 들고 다니던 손잡이가 긴 손도끼(토마호크)와 모양이 비슷하다고 이름 붙여졌는데요. 새우살·꽃등심·갈빗살 삼총사로 구성된 최고급 부위인 만큼 얇으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는 만큼, 3㎝ 이상 두께로 준비하는 게 좋아요. 


2단계 : 맛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 

1. 온도 

고기를 준비했다고 바로 구워선 안 돼요. 작은 차이 같지만, 맛을 결정하는 큰 차이가 바로 온도거든요. 냉장고에서 꺼낸 고기는 고기의 바깥쪽과 안쪽의 온도 차가 커서 불이 균일하게 통과하지 않거든요. 따라서 스테이크용 고기는 두께가 두꺼운 만큼 굽기 전 30분 ~ 1시간 전에 꺼내 실온 상태로 두는 게 좋아요. 


2. 풍미 

다음은 핏물 제거. 겉면의 핏물을 페이퍼 타올을 이용해 닦아주세요. 이 조리장님은 "핏물에서 나올 수 있는 잡내 제거와 수분을 제거해 고기의 마이야르 반응(maillaed reaction, 음식의 조리 과정 중 색이 갈색으로 변하며 특별한 풍미가 나타나는 현상)을 촉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기의 풍미를 더 좋게 하려면 로즈마리나 타임 같은 허브를 준비해보세요.


3단계 : 굽기  

1. 팬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 고기를 구워볼까요. 이 조리장님은 집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프라이팬을 이용한 굽기를 추천했는데요.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강한 불로 팬을 달군 후, 연기가 나면 고기를 팬에 올려요. 이때 소금과 후추를 뿌려 간을 해 주세요. 강불에서 고기의 앞, 뒤, 옆면까지 노릇노릇한 색이 나도록 굽고 색이 나면 불을 줄여주세요. 팬의 한쪽에 로즈마리나 타임, 버터 1스푼을 넣어서 녹여주세요. 녹은 버터에 거품이 일어나면 허브와 함께 고기 위에 뿌리면 굽기 완성! 

구운 고기는 레스팅이 필수인데요. 육즙이 풍부하고 완벽한 맛을 내는 비결이거든요. 고기를 접시 위에 올린 후, 알루미늄 포일로 잘 덮어 두세요. 그동안 흘러나온 육즙이 다시 고기로 흡수돼 고기가 더욱 부드러워지고 썰기도 쉽거든요. 


2. 팬&오븐 

티본이나 토마호크처럼 두께가 두꺼운 부위는 오븐을 활용하는 게 좋아요. 먼저 가열한 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 겉면을 강한 불로 익히는 시어링(searing)을 하고 오븐에 넣어 속까지 익히는 거죠. 최 셰프님은 “두께가 두꺼울수록 시어링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이제 오븐에 넣을 차례, 먹기 좋게 썬 당근·셀러리·양파·방울토마토·컬리플라워 같은 채소를 밑에 깔고 겉면을 구운 고기를 올려주세요. 이때 허브와 버터 등과 함께 넣고 예열한 오븐에서 구우면 완성됩니다. 3㎝ 정도 두께의 토마호크는 180℃ 오븐에서 10분 정도 구우면 미디엄 정도의 굽기가 되는데요. 중간중간 확인하면 취향에 따라 굽기를 조절해주세요. 마찬가지로 오븐에서 꺼낸 고기는 포일을 씌워 5분 정도 레스팅 시켜주세요. 여기서 최 셰프님의 팁을 소개하면, 레스팅 후 고기에 트러플 오일을 살짝 뿌려주는 거예요. 맛과 향이 훨씬 좋아지거든요. 




[COOKING]에서 찾았습니다 

홈파티의 주인공 스테이크를 준비했다면, 이에 어울리는 사이드 디쉬가 필요하죠.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처럼 코스대로 내놔도 좋고, 혹은 테이블에 모두 올려 함께 먹어도 좋을 메뉴들을 소개할게요. 


1. 가니쉬로도 잘 어울리는 버섯 볶음 

스테이크의 먹음직스러운 비주얼과 맛을 완성하려면 가니쉬가 필수죠. 채소를 구워내는 대신, 버섯 볶음은 어떠세요. 바로 수퍼판의 오너셰프인 우정욱 선생님의 표고, 양송이, 만가닥 버섯볶음인데요. 안초비와 토마토의 감칠맛과 버섯의 풍미가 어우러져, 그대로 먹어도 훌륭한 안주가 되고 스테이크와 함께 내면, 고기맛을 돋우는 가니쉬 역할을 톡톡히 해주거든요. 재료만 준비하면 5분 이면 완성되는 초간단 레시피입니다. 




2. 입맛 돋우는 미네스트로네 수프

파티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음식으로는 미네스트로네 수프를 추천해요. 이름은 낯설지만 이탈리아에선 파스타만큼 보편적인 메뉴인데요. 토마토와 당근, 셀러리, 양배추, 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에서 우러난 감칠맛과 상큼한 풍미가 느껴져요. 처음 미네스트로네 수프에 도전한다면 피코크비밀연구소 홍유석 셰프님의 레시피가 도움이 될 거예요. 간편한 조리 과정은 기본이고, 제대로 맛 내는 팁을 담고 있거든요. 



3. 홈파티의 흥과 멋을 더하는 뱅쇼 

홈파티에 빠질 수 있는 게 술이죠. 특히 크리스마스 파티엔 뱅쇼만큼 어울리는 술이 없어요. 프랑스어로 뱅(vin, 와인)과 쇼(chaud, 따뜻한) 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레드 와인에 새콤한 과일과 향신료를 넣어 따뜻하게 끓여낸 음료인데요. 만들기는 쉽고, 카페에서 파는 음료같은 맛이 아닌 찐한 뱅쇼를 만들고 싶다면, 아래 신혜원님의 레시피를 따라해보세요. 뱅쇼 레시피는 물론이고, 뱅쇼 만들때 주의할 점과 와인 고르는 팁을 모두 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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