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백화점’

값싼 생활용품의 대명사 다이소에 붙은 별명이래요. 10대의 취향을 저격한 제품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반응이 뜨겁거든요. 폴라로이드나 다이어리를 꾸미는 소품부터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까지 입소문이 퍼지며 품절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SNS에선 다이소 추천템을 소개하거나 구매 인증하는 10대들의 게시물이 넘쳐나요. 

다이소는 모든 제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으로만 책정합니다. 10대도 부담 없이 쇼핑할 수 있는 가격이에요. 하지만 10대는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세대이기도 하잖아요. 다이소는 10대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은 걸까요. 오늘 비크닉에선 그 비결을 알아 볼게요.

서울 한 다이소 매장에서 화장품을 고르고 있는 시민. 박이담 기자


#아이돌 덕질을 응원합니다

출시 3개월만에 200만개 판매. 다이소가 처음 내놓은 ‘폴꾸’ 제품의 성적표예요. 아이돌 포토카드 등 폴라로이드 카드를 꾸미는 건데요. 카드를 넣는 앨범부터 구석구석 꾸밀 수 있는 마스킹테이프와 스티커 등을 활용해요. 이런 제품 10여 종을 모아 지난해 1월 선보인 게 다이소의 ‘폴꾸 시즌1’이었죠. 이때 10대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은 슬로건이 ‘다이소가 아이돌 덕질을 응원합니다’였어요. 

다이소의 폴꾸(폴라로이드 꾸미기) 제품들. 박이담 기자

다이소 덕분에 누구나 손쉽게 폴꾸를 할 수 있게 되자 아이돌 외 일상 사진까지 폴꾸 문화가 확산됩니다. 올해 6월 진행한 ‘폴꾸 시즌3’에서는 네컷사진이나 증명사진도 보관할 수 있는 앨범과 엽서, 키링, 홀더, 띠부씰 등 40여종으로 제품군을 확장해요. 성과는 수치로 증명됩니다. 폴꾸 제품 판매금액은 올해 1월~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7% 가량 성장했다고 해요. 

올해 6월 다이소가 선보인 '폴꾸 시즌3' 제품들. 다이소

다이소가 10대의 꾸미기 열풍을 이끈 건 폴꾸가 처음은 아니에요. 2016년부터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 등을 단품으로 내놨고요. 2019년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열풍에 맞춰 다양한 마스킹테이프와 형광펜, 메모지와 스케줄러를 함께 구성해 판매했어요. 매해 연말이면 새로운 다꾸용품을 출시합니다. 최근엔 'Y2K(2000년대 세기말 감성)'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내놨죠. 당시 유행한 폴더폰, MP3플레이어 등을 꾸미던 감성을 담아 인기를 끌고 있어요. 


#몇천원으로 즐기는 뷰티와 패션

서울 한 다이소 매장의 뷰티 제품들. 박이담 기자

10대들에게 다이소는 화장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최근엔 화장품 브랜드 VT의 리들샷이 큰 인기를 끌었어요. 올리브영에서는 3만~5만원 대 제품인데 다이소에선 3000원에 판매했거든요. 물론 용량이 적고 성분 함량도 달랐지만 저렴한 가격 덕에 부담없이 써보고 싶은 사람들이 몰린 거죠.

본래 다이소는 화장품 중소기업의 가성비 좋은 제품만 들여왔어요. 하지만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난해 4월부터는 인지도 있는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했어요. 네이처리퍼블릭의 식물원, 애경산업의 포인트를 비롯해 어퓨, 더샘, 마데카21 등의 제품을 가져왔죠. 현재 다이소에는 기초화장품 15개 브랜드, 색조화장품 6개 브랜드, 남성화장품 1개 브랜드가 입점했습니다. 판매되는 제품이 총 250종에 달한다고 해요. 

최근 겨울 시즌을 맞이해 내놓은 의류도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패딩조끼, 플리스가 단 돈 5000원이에요. 유니클로나 탑텐처럼 무난한 디자인이라 데일리룩으로 인기랍니다. 겨울 보온 이너웨어인 이지웜부터 수면잠옷 등 홈웨어까지 포함하면 총 80여 종에 달합니다. 앞으로도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해요. 

서울 한 다이소 매장의 겨울의류 제품들. 박이담 기자


#외국인까지 사로잡은 다이소표 뷰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다이소에서 해외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어요. 외국인 관광객이 다이소에서 더 많은 돈을 쓰는 거죠. 질 좋은 뷰티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해외까지 입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12층짜리 다이소의 명동역점에선 화장품을 가득 들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이 계산대 앞에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일상이 됐습니다.


#신상품 매달 600종, MD 열에 아홉이 2030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관련 제품을 진열한 다이소 매장의 모습. 박이담 기자

1997년 서울 천호동에서 시작된 다이소. 초창기엔 주방용품이나 목욕제품 등 생활용품으로 주부들의 지갑을 열었고, 그 이후엔 홈 가드닝, 캠핑 등 취미 제품으로 2030세대를 불러모았죠. 그러다 최근엔 10대까지 다이소의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다이소가 끊임없이 성장하는 비결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더욱 빠르게, 더욱 많이 들여오는 겁니다.

다이소에선 약 3만종의 상품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매달 신상품이 600종씩 나옵니다. 다이소에서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는 인력 45명 중 40명이 2030세대라고 해요. 매일매일 시장조사를 하다 특정 세대의 트렌드를 발견하면 가격, 기능, 디자인 모두 적합한 상품을 찾아내 최대한 빠르게 들여오는 거죠. 상품성을 더 강화하기 위해 다이소 내부 전담 디자인팀도 두고 있어요. 기존 폴꾸 관련 제품을 10대가 더 좋아하는 디자인으로 작업한 후 다이소에 내놓는 방식이죠. 


#뱀발. 1450개 매장마다 상품 구성이 다른 이유

다이소의 국내 매장 수는 1450여개로 전국 어디에서나 접근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같은 다이소라도 전국 매장이 모두 같은 건 아니에요. 상권의 특성에 맞춰 상품 배치를 바꾼다고 해요.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인 서울 강남지점에선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IT 주변 기기나 사무용품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많이 찾는 주거지역에선 10대들이 좋아할 폴꾸, 다꾸 용품을 더욱 많이 배치하는 거죠. 다이소 본사 매출데이터분석팀이 각 지점 매출 데이터에 기반해 상권에 맞는 상품을 구성하도록 돕는다고 해요. 

단돈 천원짜리를 팔아 덩치를 키운 다이소의 올해 매출은 3조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우세해요. 앞으로 다이소는 또 어떤 상품으로 트렌드를 이끌고 또 성장해나갈까요. 다이소의 변화를 함께 지켜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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