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왼쪽)과 중국 업체의 모조품. 한국식품산업협회 제공

며칠전 우리나라 불닭볶음면을 그대로 베껴 만든 중국산 짝퉁이 알려지면서 분노를 자아냈죠. 제품명까지 한글로 써서 얼핏 보면 한국제품으로 착각할 정도예요. 아니 그런데 현지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길래 짝퉁까지 나오는 걸까요.

매운 거 잘 먹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줄 알았던 불닭볶음면. 실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훨씬 잘 나간다고 합니다. 해외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최근 이례적으로 대규모의 글로벌 마케팅 챌린지를 펼쳤는데, 이게 또 대박이 났다고 해요. 브랜드 소개팅 이번주엔 K푸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마케팅 비결을 알아봅니다.


브랜드가 되기 전부터 소비자들이 놀고 있었다

유튜버 영국남자의 불닭볶음면 챌린지 영상 캡처

불닭볶음면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기 전에 해외 인기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올해 상반기 삼양식품이 해외에서 달성한 매출은 67%인데요. 전사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이 65.5%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고 해요. 매출 규모도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한 3478억원 매출 기록했다고 합니다. 일등공신은 단연 불닭볶음면입니다.

2012년 탄생한 불닭볶음면은 처음엔 외국인들에게 한국 마성의 매운맛으로 알려졌어요. ‘영국 남자’로 알려진 유튜브 스타 조쉬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파이어 누들 챌린지’ (Fire Noodle Challenge)’가 인기를 끌었죠. 

그런데 요즘엔 불닭 이미지가 달라졌어요. 블랙핑크 로제, 방탄소년단 정국 등 유명 스타들이 SNS 등에 불닭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K푸드를 대표하는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통하게 된 거죠. 

브랜드에서 마케팅을 정말 잘한다고요? 놀랍게도 회사에서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지원하거나 레시피를 공유하는 광고를 제안한 적이 없었대요. 먹방을 시작하고, 외국인 불닭 반응을 콘텐트화 해서 바이럴한 것도 모두 소비자들이었다는 겁니다. 

불닭마케팅부문 이후성 부문장은 불닭의 인기비결은 누가 뭐래도 일차적으로 제품력에 있다고 했어요. 매운데 자꾸 먹게 되는 대체불가한 그 맛 덕분에 브랜드 마케팅도 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이미 브랜드와 놀고 있었다는 거예요.


이제 때가 되었다, 글로벌 통합 브랜딩 시동

이번에 회사가 직접 나서 ‘플레이 불닭’이라는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을 벌인 이유는 불닭을 회사를 먹여 살리는 단순한 제품군이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브랜드 마케팅 개입없이 운좋게(?) 자발적으로 컸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심는, 브랜딩 작업을 하겠다는 겁니다.

불닭이 먹방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진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을 겁니다. 실제 불닭볶음면은 야키소바맛(일본), 하바네로라임맛(북미) 등 현지 입맛에 맞게 출시돼 매운맛의 대명사만은 아니게 됐거든요. 

이후성 부문장은 “이미 팬덤이 잘 형성돼 있고, 그들이 문화적으로도 다양하게 즐기고 있어서 마케팅으로 풀어낼 거리가 많았다”면서 “ 해외에서 우리나라 아이돌, 드라마 등 K문화가 위상이 높아진 지금이 마케팅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양은 대대적인 캠페인을 위해 조직개편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불닭 헤드쿼터’를 만들고 이 안에 캠페인, 브랜드 제품 개발, 상품화 하는 팀을 모두 한데 모았대요. 불닭을 하나의 제품 단위가 아니라 브랜드로서 제대로 글로벌하게 키워보겠다는 의지인 거죠.


불닭=먹방? 잊어라…. 뉴진스 프로듀서, 라치카, 여자아이들 총동원

플레이 불닭 캠페인 포스터. 사진 삼양식품

플레이 불닭 캠페인은 말 그대로 ‘불닭으로 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불닭이 단순히 매운맛만 주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함께 먹는 사람 간의 소속감을 만들어주는 등 고유의 감성적 베네핏(이익)을 준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해요. 그리고 K팝과 K푸드 대표격인 불닭이 함께 어우러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 보자 기획했대요.

그래서 탄생한 게 첫번째 댄스 챌린지 ‘Me We Play’. 불닭을 주제로 노래와 춤을 만들어 SNS에서 챌린지를 펼친 건데요. 뉴진스 메인 프로듀서로 알려진 250(이오공)이 작곡을 했고, 유명 댄서 라치카가 안무를 짰고 춤은 걸그룹 (여자)아이들이 췄어요. 중독적이고 강한 비트, 직관적인 춤이 요즘 유행하는 K팝 노래같다는 평가가 많아요.

지난 7월부터 한달간 틱톡과 도우인(틱톡의 중국 서비스명) 중심으로 한국,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대만 등 아시아 9개국에서 진행했는데 총 영상 조회수가 약 7억, 참여자 5만명을 기록했대요.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불닭이 K팝처럼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거죠.

앞으로 파이어누들 챌린지 뒤를 잇는 먹방 이상의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준비중이라고 해요.

“코카콜라를 상상만 해도 짜릿한 것처럼 사람들이 불닭을 떠올리면 신이 나고 유쾌해졌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함께 같이 노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무언가로 통했음 해요. 플레이 불닭이 그 첫 시작이고요.


마무리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인기를 끌어 국내에도 출시된 야키소바 맛, 하바네로라임맛. 사진 삼양식품

해외 각지에서 불닭볶음면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고 하는데요. 헬스 매니아가 많은 미국에선 고기,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요. 

태국에서는 불닭이 프리미엄 K라면 이미지가 강하대요. 현지 입맛에 맞게 굴소스, 피쉬소스를 뿌려 먹는 등 굉장히 다양하게 변형을 해서 먹는다고 해요. 

매운 맛을 잘 못 먹는 일본에서는 소바 맛을 살려 만든 야키소바맛이 인기인데요, 한국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우리나라에 역수출 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보니 정말 불닭볶음면을 더이상 매운맛의 대명사로만 보면 안되겠네요. 그렇다면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본격적으로 브랜딩 활동을 시작한 불닭은 과연 어떤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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