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62 Apologies for being Korean

2020-03-05 00:00:00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

Last week, I met an American citizen named Jose on my Korean flight coming home from a business trip to Washington. He was a passenger seated next to me and said “Hi,” with a signature American outgoing smile. After he got seated, he took out an ethanol spray. With a level of aggression worthy of a gold medal in the disinfection Olympics, Jose started to clean everything around him. He even video-called his family for “inspection” and wore a mask. I express my deep respect to Jose for not moving at all for 13 hours of the flight. It was the first time in my life that I felt sorry I was a Korean.

미국 시민 호세를 만난 건 지난주, 미국 워싱턴DC 출장 후 귀국하는 한국 국적기 기내였다. 옆자리 승객이었던 그는 미국인 특유의 활달함으로 “하이” 하며 웃더니만, 착석 후 바로 에탄올 스프레이를 꺼냈다. 올림픽에 소독 종목이 있다면 금메달감인 전투력으로 호세는 주변의 모든 물체를 닦기 시작했다. 가족에게 영상 통화로 검사까지 받은 뒤 마스크 착용. 13시간의 비행 동안 미동도 하지 않은 호세에게 경의를 표한다. 한국인이어서 왠지 모르게 미안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Throughout the business trip, the novel coronavirus, or Covid-19, outbreak in Korea was the top news story on all American news programs. Hosts of “Good Morning America” reported on the coronavirus in Daegu as the first story at 7 a.m. every day. Imagine my feelings at seeing an ambulance with Korean characters on television so far away. One of my interviewees, with an infant, said she would prefer a phone interview to a face-to-face meeting. I read “Covid-19” between the lines. Fortunately, it was before the U.S. government considered banning Koreans from entering the country. I felt bitter.

출장 기간 내내 미국의 모든 뉴스에선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관련 뉴스가 톱이었다. 간판 아침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자들은 매일 7시 첫 소식으로 “데이구우(대구)의 우한(武漢) 바이러스” 소식을 전했다. 이역만리 텔레비전에서 한글이 박힌 앰뷸런스를 자료화면으로 보는 심정이란. 갓난아기가 있는 한 인터뷰이는 “만나진 말고 전화로 인터뷰하자”고 했다. 행간에 ‘코로나 19’가 어른거렸다. 그나마 미국 정부가 한국인 입국금지를 본격 검토하기 전이라 다행이었을까. 씁쓸했다.

Of course, aggressive testing and transparent information release in Korea is a fact. But is it something to be proud of? It’s like boasting that damages on my apartment are inspected faster than my neighbors when an apartment complex is on fire. If you have the time, you must focus on extinguishing the fire. That’s how I felt as President Moon Jae-in said that our testing capacity is world-class. A Blue House secretary joined the chorus by stressing that our patients are rapidly diagnosed with overwhelmingly fast testing. The opposition should not raise their voice either, as they haven’t done anything right.

물론 한국의 적극적 검사와 투명한 공개는 팩트다. 그런데 이게 지금 자랑이랍시고 내세울 만한 일일까. 아파트 단지에 불이 났는데 옆집보다 우리 집이 피해를 더 빨리 파악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셈 아닌가. 그럴 시간이 있으면 묵묵히 진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 “검사 역량만큼은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대통령과, “압도적 검사로 빨리 찾아내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청와대 비서관의 항변을 보고 든 생각이다. 반대 진영이라고 목소리 높일 것도 없다. 뭘 잘한 게 있다고.

Looking at our politicians — liberals or conservatives — I don’t see anyone who is 100 percent focused on driving out the deadly virus. What does it help to attack the president for not apologizing for the fiasco, and what does it mean to propose cooperation on disinfection with North Korea when South Korea is in chaos?

지금 정치권을 보면 진영을 막론하고 코로나 퇴치에 진심 순도 100%인 이들은 없어 보인다. 대통령 사과가 없다고 물고 늘어지는 게 무슨 도움이 되며, 나라 안이 엉망진창인데 북한에 방역 협력을 제안하는 건 애들 말로 말인가 막걸리인가.

Both sides are using Covid-19 as a political tool. Let’s forget about joining the ranks of the developed countries for now. The birth rate will go down further in the long run, but there’s no need to accus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Kang Kyung-wha of allowing some 80 countries to restrict entries of Koreans. She didn’t cause this crisis.

이쪽도 저쪽도 결국 정쟁의 도구로 코로나를 활용할 뿐이다. 선진국 진입 목표는 당분간 잊자. 출산율은 장기적으로 더 낮아질 판이다. 재택근무와 휴교로 인한 워킹맘의 비명은 ‘무자식 또는 무남편=상팔자’라는 믿음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재확인시키는 중이다. '대한민국' 브랜드도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고 모 시민단체가 그랬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80여 개국의 한국인 입국제한 사태를 이유로 고발할 일은 아니다. 강 장관만의 무능으로 빚어진 사태는 아니니까.

I am more afraid of the novel virus. I don’t want to be sorry because I am Korean. The country I know is not this one.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시하고, 판을 다시 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다시는 한국인이어서 미안하고 싶지 않다. 내 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다.